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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배호에서 보이는 '4년 전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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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강성 드라이브·언론 소통 경계·정무라인 강화…공직사회 위축 우려
통합특별시 안정적 항해 위해 '포용과 탕평' 필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
출범 두 달을 넘긴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의 시정 운영을 바라보는 공직사회에서 요즘 '4년 전과 닮았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시장이 취임하자마자 강한 변화의 드라이브를 걸고, 공직사회의 언론 접촉과 내부 정보의 외부 전달을 경계하며, 시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정무·보좌라인의 역할이 커지는 모습까지. 4년 전 강기정 광주시장 취임 초기와 겹쳐 보이는 장면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강기정호 역시 출범 초기 확정되지 않은 내부 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정무·보좌라인의 역할도 빠르게 강화됐다. 여기에 전임 시장 체제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주요 보직에 중용됐던 공무원들이 밀려난다는 뒷말까지 나오면서 공직사회가 적잖이 긴장했던 기억이 있다.

민형배호에서도 비슷한 장면들이 나타나고 있다. 민 시장은 최근 확대간부회의에서 '특별시 관계자'라는 이름으로 정확하지 않은 내부 이야기가 언론에 전달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공식적인 입장과 개인적인 의견이 뒤섞여 전달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는 이해할 만하다.

문제는 공직사회가 받아들이는 메시지다. 최근 도시철도 현안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진 상황에서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이 전격 교체됐다. 특별시는 전문성과 현장 경험 등을 고려한 '현안 맞춤형 인사'라는 입장이지만, 조직개편과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이뤄진 원포인트 인사를 두고 시청 안팎에서는 사실상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다.

앞서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민 시장이 웃는 직원을 공개적으로 지목한 일을 놓고 공무원노조가 "위축과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취지로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하나하나만 놓고 보면 조직의 기강을 세우고 시정 방향을 분명히 하기 위한 행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장면이 반복되면 공직사회가 받아들이는 신호는 달라질 수 있다.

'괜히 말했다가 찍히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순간 조직에서는 소신 있는 의견보다 무난한 보고가 앞서기 마련이다. 시장이 듣고 싶은 이야기만 남고 불편하지만 필요한 목소리가 사라진다면 강한 추진력은 오히려 시정의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더욱이 민형배호는 수석체제를 비롯해 시장을 보좌하는 정무·보좌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전남과 광주라는 거대한 두 행정조직을 하나로 묶어야 하는 초대 통합특별시장에게 강력한 정책조정 기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무·보좌라인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수십 년 동안 행정 경험을 쌓은 실·국장들의 전문성과 판단이 시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사는 더욱 그렇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전임 시장 체제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중용됐던 공무원까지 이른바 '전임 시장 사람'으로 분류돼 밀려난다는 인식이 반복된다면 공직사회에는 잘못된 학습효과가 남는다.

일을 잘해서 중용된 공무원이라면 어느 시장 때 발탁됐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능력이 기준이 돼야 한다. 공무원은 특정 시장의 사람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일하는 행정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조직으로 합쳐진 초유의 상황이다. 서로 다른 조직문화와 이해관계를 하나로 녹여내야 하는 통합 초기일수록 강한 추진력 못지않게 사람을 품고 조직을 끌어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민형배호에 필요한 것은 가속페달만이 아니다. 전임 시장 체제에서 중용됐다는 이유로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 탕평 인사, 실·국장들이 소신 있게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 공무원과 언론의 정상적인 소통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라는 거대한 배의 선장은 민형배 시장이지만 실제 배를 움직이는 것은 수천 명의 공무원들이다. 선장 주변의 참모들만으로 이 거대한 배를 움직일 수는 없다.

시청 안팎에서는 "4년 전의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통합특별시의 안정적인 항해를 위해서는 강한 추진력뿐 아니라 공직사회를 품는 포용과 탕평, 그리고 실·국 중심의 시정 운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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