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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 얼굴 찍을 카메라가 없어서?"…전주시의회 생방송 못하는 '황당'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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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은 사무실마다 TV로 시청…인터넷 생중계 아직
"발언자 추적 카메라 등 시스템 구축 11억 필요" 예산 탓
전주시 간부회의 생중계는 2천만원으로 가능했는데?

전주시청 한 사무실에 설치된 TV에서 시의회 상임위원회 모습이 나오고 있다. 남승현 기자전주시청 한 사무실에 설치된 TV에서 시의회 상임위원회 모습이 나오고 있다. 남승현 기자
전북 전주시의회가 상임위원회 회의를 생중계하거나 다시보기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전주시가 2천만 원 미만의 예산으로 간부회의 인터넷 생중계를 시작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시민의 대표기관인 지방의회의 핵심 의사결정 과정이 사실상 외부에 공개되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무실마다 TV로 시청, 시민엔 '깜깜이'

8일 전주시의회에서는 각 상임위원회별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가 진행됐다. 의원들의 질의와 집행부의 답변이 이어졌지만 시민들은 이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현재 전주시의회가 생중계하는 것은 본회의뿐이다. 수 조 원대 전주시 예산과 주요 정책을 심사하는 상임위원회와 예결위, 행정사무감사는 생중계나 다시보기로 공개되지 않는다.

반면 같은 시간 전주시청 각 부서에서는 TV를 통해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대응하고 있었다. 공무원들은 보고 있는 회의를 정작 시민들은 볼 수 없는 셈이다.

전북 14개 시·군 의회 가운데 상임위원회 등의 회의를 생중계하지 않는 곳도 전주시의회를 포함해 4곳뿐이다.

'신뢰받는 의정! 행동하는 의회!' 전주시의회 청사. 남승현 기자'신뢰받는 의정! 행동하는 의회!' 전주시의회 청사. 남승현 기자

"라이브 시스템 구축에 11억 원 필요"

그렇다면 전주시의회가 상임위 생중계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주시의회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방의회 회의 실시간 중계를 권고한 이후 상임위원회별 생중계와 녹화·다시보기 시스템 구축을 요구해왔다.

전주시의회는 모든 상임위원회 회의실에 생중계와 녹화, 다시보기 등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약 11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정난 등을 이유로 관련 예산이 수 년째 반영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예산이 없어 못 한다'는 설명을 반복하고 있다.

전주시 간부회의 모습. 유튜브 채널 전주시 LIVE 캡처전주시 간부회의 모습. 유튜브 채널 전주시 LIVE 캡처

전주시 2천만 원에 간부회의 생중계 도입

이런 가운데 최근 전주시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회의 생중계를 시작하면서 전주시의회의 설명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주시는 최근 재난상황실에서 열리는 간부회의를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하고, 앞으로 매달 한 차례씩 정기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전주시 재난상황실. 남승현 기자전주시 재난상황실. 남승현 기자
현장에서 확인한 전주시의 생중계 방식은 별도의 방송실이나 대규모 송출 시스템을 새로 구축한 형태와는 거리가 있었다. 기존 재난상황실에서 사용하던 CCTV와 전광판 제어 모니터 등 장비를 그대로 활용하고 컴퓨터 본체를 추가해 영상 송출 기능을 구현했다.

기존 업무 공간에서 사용하는 화면과 장비를 함께 활용하면서 버튼을 눌러 필요한 화면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방송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기보다 기존 시설에 필요한 장비와 프로그램을 추가해 효율적으로 생중계 시스템을 적용한 셈이다.

발언자를 자동으로 인식해 카메라가 따라가는 고가의 시스템 대신 직원이 직접 발언자에 맞춰 카메라 화면을 조작하면서 비용을 줄였다. 이를 위한 예산도 2천만 원 미만이다.

제13대 전주시의회. 전주시의회 제공제13대 전주시의회. 전주시의회 제공

카메라가 의원 얼굴 자동 추적해야?

시의회는 단순한 풀샷 위주의 화면 송출이 아닌 발언자를 따라가는 등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주시의회 관계자는 "기존 카메라를 활용해 상임위원회 회의를 생중계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면서도 "현재 장비로는 질의하는 의원과 답변하는 집행부 관계자를 상황에 맞게 비추는 데 한계가 있어 시민들이 보기에는 단순히 화면만 송출하는 '눈 가리고 아웅'식 생중계로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회도 상임위원회 회의 공개와 생중계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말하는 사람을 자동으로 인식해 카메라가 해당 발언자를 따라가는 '발언자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의회는 우선 행정사무감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이 열리는 소회의실부터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약 3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으며 여건이 마련되면 빠르면 내년쯤 시스템 구축을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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