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 형사사건의 '공소취소'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김 후보자가 공소취소를 지휘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모임(공취모)' 공동대표 이력을 가진 탓이다.
현재 이 대통령이 피고인인 5개 형사재판은 모두 중단된 상태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위해 재임 중 재판을 멈추는 것과 이미 제기된 공소 자체를 취소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만큼, 이를 어떻게 볼 것인지를 두고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5개 재판 이미 '올스톱'…공소까지 없애야 하나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해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보장한다.
다만 대통령 취임 전 이미 기소돼 진행 중이던 재판까지 '소추'에 포함되는지는 헌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 지난해 5월 대법원도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파기환송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재판 진행 여부는 각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이 피고인인 형사재판은 △대장동·백현동 등 개발비리 및 성남FC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공직선거법 사건 △위증교사 사건 등 모두 5건이다. 현재 이들 재판은 모두 중단된 상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국민이 이 대통령의 형사사건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대통령으로 선출한 만큼 재임 중에는 사법절차로 인한 제약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주권자가 (형사사건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선택한 것"이라며 "주권자가 5년 동안 일을 맡겼으면 일하는 동안에는 제약을 풀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정 수행을 위해 재판을 '멈추는 것'과 이미 제기된 공소 자체를 '없애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위해 재임 중 재판을 중단하는 것과 공소 자체를 없애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대통령도 일반 국민과 마찬가지로 사법절차를 따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임기를 마친 뒤 정상적으로 재판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소취소 모두 못 한다…김승원도 지휘엔 선 그어

공소취소가 모든 사건에서 가능한 것도 아니다. 형사소송법 255조는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시점을 '제1심 판결의 선고 전까지'로 제한한다. 이에 따라 이미 1심 판결을 거친 공직선거법 사건과 위증교사 사건은 현행법상 공소를 취소할 수 없다.
1심이 진행 중인 나머지 사건들도 공소취소는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심 선고 전이라고 하더라도 공소취소는 재판을 중단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이뤄져야 한다"며 "이미 판결이 내려져 상급심에서 심리 중인 사건의 공소를 취소하는 것은 검사의 공소취소 권한 범위를 넘어 재판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논의를 주도해온 김 후보자는 최근에 장관으로서 공소취소를 지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김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인 지난 3일 "개별 사건의 공소 유지는 공판검사가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권한을 존중하겠다"며 "장관의 지휘권을 검토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美는 트럼프 연방사건 종료…프랑스는 퇴임 뒤 재판 재개
해외에서도 현직 대통령의 형사절차를 다루는 방식은 나라마다 다르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을 전후해 진행 중이던 형사사건들이 중단되거나 종료됐다. 미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을 형사소추할 수 없다는 오랜 내부 원칙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 사건을 종료했다.
프랑스는 헌법에 대통령 재임 중 사법절차를 제한하고, 중단된 절차를 퇴임 이후 다시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두고 있다. 대통령에게 형사책임을 면제하는 것이 아니라 재임 기간 동안 뒤로 미뤄두는 구조다.
우리 헌법에는 취임 전 시작된 형사재판을 재임 중 어떻게 처리하고, 퇴임 뒤 언제 재개할지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다. 따라서 재판 중단과 별개로 공소를 취소하려면, 조작기소라는 점이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수사가 조작이든 왜곡이든 잘못된 수사 과정을 통해 기소가 됐다면 공소를 취소하는 게 맞다"면서도 "그런 게 없다면 공소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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