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교내 성폭력 문제를 제기한 뒤 전보·해임 처분을 받았던 지혜복 교사 사태와 관련해 "공익신고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와 행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정 교육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사안을 돌아보며 서울시교육청은 많은 것을 되짚어 보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지 교사와 'A학교 성폭력 사안·공익제보교사 부당전보 철회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공익신고자 보호 제도 개선 등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 교사는 9일 2년 반 만에 원소속 학교로 복귀한다.
정 교육감은 이번 사태를 공익신고자 보호 원칙과 실제 행정 사이의 괴리가 드러난 사례로 평가했다.
그는 "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이후 피해 학생과 양육자를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후속 조치가 충분하지 못했고, 공익신고자인 지혜복 선생님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와 행정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이번 일은 공익신고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원칙과 실제 행정이 이를 구현하는 과정 사이에 여전히 적지 않은 간극이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했다.
지 교사는 서울의 한 중학교 상담부장으로 근무하던 2023년 5월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한다는 제보를 접한 뒤 학교 측에 사실관계 조사와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학교의 대응이 미흡하다고 판단한 지 교사는 중부교육지원청과 서울시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이듬해 3월 전보 대상이 됐다.
지 교사는 이를 공익신고에 따른 보복성 전보라고 주장하며 새 학교 출근을 거부했고, 서울시교육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출근하지 않았다며 지 교사를 해임했다.
이후 지 교사는 관련 소송과 함께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농성을 이어갔으며, 지난 7월 서울행정법원은 지 교사가 제기한 해임 무효 확인 소송 1심에서 해임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정 교육감은 "오랜 시간 학교로 돌아가기 위해 싸워오신 지혜복 선생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건의 발단이 된 학교 내 성폭력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던 피해 학생과 학부모님께도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교육청 앞에서 시위와 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연행된 지 교사 측 관계자들에게도 사과했다.
정 교육감은 "그 과정에서 발생한 경찰 연행 등으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겪으신 분들께도 교육기관의 책임자로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합의에 따라 지 교사의 학교 복귀를 지원하는 한편 학교 성폭력 및 공익신고자 보호 제도 전반을 손질할 방침이다.
학교 내 성폭력 대응체계와 피해 학생 지원을 강화하고 공익신고자의 신분과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행정 절차를 개선한다. 교원 전보제도 개선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정 교육감은 "이번 합의가 긴 갈등의 끝이자 더 나은 서울교육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욱 책임 있는 행정을 펼쳐가겠다"고 강조했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