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인천 연수구 인천세관 보세창고에서 관세청 직원들이 할당관세 품목인 수입 설탕 반출점검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관세청이 수출입 실적을 조작해 부정상장하거나 정부 보조금·정책금융을 타내는 신종 무역범죄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
자본시장과 공공조달, 정부 보조금, 정책금융 등 기관별로 흩어진 정보를 수출입·외환 데이터와 연계해 혐의업체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정부는 10일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구조혁신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무역기반 재정·금융범죄(TBFC·Trade-Based Financial Crime) 단속 방안'을 발표했다.
수출실적 부풀려 상장·보조금까지…무역범죄 범위 넓어진다
정부는 최근 무역범죄가 단순한 관세포탈이나 탈세를 넘어 국가보조금과 정책금융 편취, 공공조달 부정납품, 자본시장 교란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대표적인 수법은 수출입 실적을 조작하거나 허위·가장무역으로 매출을 부풀린 뒤 이를 기업공시나 보조금·금융지원 신청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저가 외국산 물품을 수입한 뒤 국산으로 둔갑시켜 공공기관에 납품하거나 수입계약 금액을 부풀려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행위도 단속 대상이다.
정부는 무역거래 조작을 수단으로 한 이 같은 범죄를 '무역기반 재정·금융범죄(TBFC)'로 묶어 관리하기로 했다.
핵심은 기관 간 정보 연계다. 관세청은 자본시장 상장업체와 조달계약업체, 보조금 지급업체, 정책금융 지원업체 등의 정보를 관계기관으로부터 받아 수출입·외환 데이터와 결합해 분석한다.
보조금이나 금융지원 신청 전후 수출실적이 비정상적으로 변했는지, 상장 심사 등 주요 시점에 무역실적이 급증했는지 등을 분석해 혐의업체를 선별한다.
점검·수사 결과는 관계기관과 공유해 제재와 후속조치, 제도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자본시장·공공조달·보조금·정책금융 4대 분야 집중단속
연합뉴스집중단속 대상은 △자본시장 교란 △공공조달 부정납품 △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정책·무역금융 편취 등 4대 분야다.
자본시장에서는 부실 상장기업이 시장 퇴출을 피하거나 신규 상장을 위해 수출실적을 조작하는 행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폐지 등 주요 시장조치 전후의 수출실적을 분석하고 신규 상장 심사 기업의 실적 조작 여부도 점검한다.
공공조달에서는 저가 수입품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납품하는 원산지 조작과 수출실적을 부풀려 조달청 우수기업 제도를 악용하는 행위를 단속한다.
정부 보조금 분야에서는 수출실적에 따라 지원 대상이나 규모가 결정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조작 여부를 살핀다. 우선 중소벤처기업부 3개 지원사업의 수혜업체 가운데 16개사를 점검한다.
정책·무역금융 분야에서는 대출한도 상향이나 금리 혜택을 노린 수출실적 조작과 허위 무역거래를 통한 금융 편취를 들여다본다. 무역보험공사와 민간은행 등의 지원 내역을 분석해 신용장 등 무역서류 위조 여부도 확인한다.
관세청은 이를 위해 지난 3일 '무역기반 재정·금융범죄 특별수사단'을 발족했다. 관세청 조사총괄과장이 단장을 맡으며 서울세관 조사1·2국과 TBFC 정보분석센터, 조사·외환 관련 조직 등이 참여한다.
관세청은 중기부와 조달청, 무역보험공사 등 관계기관과 정보공유부터 단속, 후속조치까지 이어지는 협업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관 간 공동 업무협약(MOU) 체결을 검토하고, 필요하면 관세법 등 관련 법령에 TBFC 정보공유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