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주 기자서울교통공사가 국가유공자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권태관 부장판사)는 9일 서울교통공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보조금 지급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공사는 국가유공자 무임승차로 2024년 한 해 37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를 보전해달라고 지난해 7월 국가보훈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국가유공자에게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또 무임승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국가가 예산 범위에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사는 국가유공자에게 무임승차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 만큼, 이에 따른 손실도 국가가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을 국가가 반드시 보전해야 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무임승차로 공사가 요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공익을 위해 감수해야 할 '사회적 제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무임승차를 통해 비용을 아낀 주체 역시 국가가 아닌 국가유공자라고 봤다. 그러면서 "국가가 무임수송 비용을 부담할 의무가 있다고 볼 만한 근거도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가 예산 범위에서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한 규정도 손실 보전을 의무화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오히려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철도의 무임수송 비용은 국가가 보전하면서 도시철도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 차별이라는 공사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가철도와 도시철도는 출자 및 운영 주체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다르다"며 "노선의 지역적 범위와 운임, 이용 인원 등에도 차이가 있어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가 별도의 보조금 지급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것이 위법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별도의 행정입법이 없었다고 해서 곧바로 정부의 부작위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사가 국가의 보조금 지원을 예산 범위로 제한한 관련 법령이 위헌이라며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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