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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화·핵 무장 넘어…"생명 중심 평화 질서로 나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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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2026 세계 에큐메니칼 평화대회' 2일차 패널토의서
세계 교회 지도자·평화 활동가, '정의로운 평화' 연대
'핵 억제론' 도박 비판…군사화·비핵화 논의 이어져
"AI가 전쟁 참혹함 은폐…대량살상은 신앙과 위배"
"기만적 '균형' 벗어나 짓눌린 당사자가 주체 돼야"
암울한 정세 속 종교계 영적 각성과 실천 연대 촉구
'정당한 전쟁' 교리 반성…생명 중심 평화 질서 모색



[앵커]

전쟁과 분열의 상흔이 짙어지는 가운데, 세계 교회 지도자들과 평화 활동가들이 서울에 모여 지구촌 평화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단순한 국제정세 분석을 넘어, 신앙의 눈으로 작금의 위기를 직면하고 '정의로운 평화'를 이루기 위한 교회의 소명을 논의했습니다.

송주열 기자입니다.


[기자]

팔레스타인과 우크라이나 등 군사적 위협을 받고 있는 분쟁지역 활동가들이 군비 경쟁을 넘어선 '생명 중심의 평화 질서'를 논의했습니다.

'세계 분쟁지역과 정의로운 평화'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미트리 라헵 박사는 매일 폭격의 위협 속에 살아가는 가자지구의 참혹한 현실을 증언하며, 국제사회가 분쟁지역을 이야기할 때 흔히 사용하는 이른바 '균형 잡힌 언어'의 부당함과 위험성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객관성을 가장한 균형 잡힌 언어는 압도적 무력을 쥔 점령국과 억압받는 피점령국의 비대칭적인 현실을 지워버리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동일 선상에 두는 기만적인 태도란 겁니다.

이는 결국 폭력의 근본 원인을 은폐해 억압적인 현 상태를 유지시키며, 사실상 강자의 편에 서게 만드는 도구로 전락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아가 진실 규명과 짓눌린 이들의 치유가 배제된 채 강대국들에 의해 강요되는 평화도 비판하며, 당사자들이 주체가 되는 '탈식민화된 평화'를 역설했습니다.

[녹취] 미트리 라헵 박사 / 다르 알칼리마 대학교 총장
"탈식민화된 평화란 상처 입은 이들이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땅에서 직접 써 내려가고 자신들의 치유를 기준으로 가늠하는 평화입니다. 탈식민화된 평화는 상처에서 출발하며 그 상처를 지닌 이들의 손에 펜을 쥐여 줍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친히 바로 그렇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식민지 한복판에서 평화를 쓰셨습니다. 점령당한 작은 마을에서, 빌린 마구간에서, 식민 지배를 받는 이의 몸으로 평화를 써 내려가셨습니다."

이러한 상처와 치유의 신학적 성찰은 오늘날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인 '군사화된 국제질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로 이어졌습니다.

지난 201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핵무기폐기국제운동의 멜리사 파크 사무총장은 '군축과 세계 비핵화'를 주제로 단상에 올랐습니다.

파크 사무총장은 최근 인공지능이 무기체계에 깊숙이 도입되면서 무력 사용의 문턱이 낮아지고 전쟁의 책임마저 흐려지는 현실을 꼬집으며, 핵무기가 평화와 안정을 지켜준다는 강대국의 '핵 억제론'은 공포에 기반한 도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녀는 암울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양심 있는 이들이 연대하는 '영적 각성'과 '집단적 실천'이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종교 지도자들이 나서 무력이 진정한 힘이 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시민들의 행동을 독려해 인류를 핵무기의 광기에서 벗어나게 이끄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녹취] 멜리사 파크 사무총장 /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
"우리의 가장 뛰어난 지성과 막대한 자원을 계속해서 대량살상의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쏟는 것은 인류가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을 저버리는 일입니다. 핵무기는 기독교의 근본 가르침과 양립할 수 없으며 모든 주요 종교의 핵심 가르침과도 양립할 수 없습니다."

참가자들은 핵 위협과 군사적 억제가 지배하는 시대 속에 강대국 중심의 죽음의 정치를 멈추고 생명 중심의 평화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정의로운 평화'를 향한 실천적 연대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CBS 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취재: 이정우]
[영상편집: 이지]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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