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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 안 돼 법원 갔는데…" 북항 환승센터 협의 권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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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A-피큐건설, 법원서 입장차 재확인
재판부 '쌍방 협의' 권고…BPA '의아'
시민단체·협력업체 '장외 여론전' 양상

부산 북항 재개발 지구 C-1블록 복합환승센터. 부산항만공사 제공부산 북항 재개발 지구 C-1블록 복합환승센터.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항 북항 복합환승센터 설계 오류 문제로 부산항만공사(BPA)와 사업자 간 법적 다툼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판부가 양측에 협의를 권고하자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BPA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와 협력업체가 가세한 장외 여론전도 펼쳐지고 있어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허심탄회하게 협의하라"는 재판부…"무엇을?"

10일 오후 부산지법 민사14부에서 열린 공사 중지 가처분 사건 심리에서 BPA와 피큐건설은 설계변경을 둘러싼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BPA 측은 최초 시공계획에서는 보행로 단차가 없었으나, 피큐건설이 별도 절차 없이 변경된 설계안으로 공사를 진행해 3.3m 단차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BPA는 피큐건설에 시정을 요구했으나 이행 의지가 부족하다고 보고 토지 매매계약 해지를 통보한 뒤 공사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반면 피큐건설 측은 BPA와 설계변경을 협의했고, 단차를 없애기 위한 설계변경 절차를 밟는 등 개선 의지를 담은 확약서를 제출했는데도 지연배상금 부과 등을 강요받고 있다고 맞섰다.
 
이에 재판부는 사업의 공공성과 신속성을 강조하면서, BPA와 피큐건설 양측에 '자율 협의'를 권고했다.
 
재판부는 "북항이 가진 공공성, 왜 부산 시민 품으로 돌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모두가 알고 있다. 이런 점에서 공공성이 가장 우선시돼야 하며, 신속하고 제대로 개발돼 부산 시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피큐건설은 BPA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확인해 제안하고, BPA는 이를 검토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본다. 쌍방이 만나 원하는 게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그래도 협의가 되지 않는다면 법원에서 결정을 내리겠다"고 제안했다.
 
환승센터 3.3m 단차 발생에 따른 보행로 측면 시뮬레이션. 부산항만공사 제공환승센터 3.3m 단차 발생에 따른 보행로 측면 시뮬레이션. 부산항만공사 제공
이를 두고 BPA 내부에서는 재판부가 협의를 권고한 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BPA는 단차 문제를 처음 인지한 2024년 이후로 사업자에게 여러 차례 시정 기회를 줬으나 이에 응하지 않아 계약 해제와 법적 대응에 나선 입장인데 이 상황에서 어떤 협의가 가능하냐는 것이다.
 
한 BPA 내부 관계자는 "그동안 서로 협의가 안 돼서 법원까지 간 상황이다. 사적으로는 타협점을 못 찾겠으니 법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한 건데, 서로 원하는 걸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라고 하니 이게 맞나 싶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공공성 훼손 규탄"…협력업체 "다른 곳부터 공사 재개"

북항 복합환승센터를 둘러싼 논란은 BPA와 사업자를 넘어 시민단체와 협력업체 등의 여론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0일 부산지법 일대에서는 부산항 북항 복합환승센터의 공공성을 주장하는 목소리와 신속한 공사 재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이날 오전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 등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복합환승센터 공공성 훼손을 규탄하는 시민 1027명의 서명지를 진정서와 함께 부산지법에 제출했다.
 
이들은 "시민들은 부산역과 북항을 연결하는 관문에 계획과 다른 단차가 발생하고, 공공 보행과 조망 등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우려와 분노를 나타냈다"며 "북항 환승센터는 시민의 보행권과 조망권, 공공성이 그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자 측 협력업체와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있다면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 조속히 해결해야 하고, 북항의 공공성은 원칙대로 지켜져야 한다"며 "현 사업자에 대한 시민 신뢰가 크게 훼손된 만큼, 부산항만공사(BPA)가 직접 사업에 참여하거나 BPA 중심의 공공주도 개발 방식까지 포함해 새로운 정상화 대안을 공식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가 10일 부산지법에 북항 복합환승센터 공공성 훼손을 규탄하는 시민 서명지와 진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 제공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가 10일 부산지법에 북항 복합환승센터 공공성 훼손을 규탄하는 시민 서명지와 진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부산해양강국범시민추진협의회 제공
반면 이날 오후 북항 복합환승센터 공사에 참여한 협력업체 직원들은 부산지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조속한 공사 재개를 촉구했다. 환승센터 공사에는 협력업체 20여 곳 노동자 2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은 특혜가 아니고, 잘못을 덮어달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바로잡아야 할 부분 때문에 공사 전체를 멈추고 수많은 근로자 일터까지 사라져야 하는지는 다시 살펴봐 달라"는 입장을 냈다.
 
이어 "시공사 피큐건설이 단차 문제를 인정하고 시정 의사를 밝히고 있는 만큼, 설계변경을 신속히 진행하면서 단차 문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지하 공사부터 재개해 달라"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행정절차고 법적 분쟁일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가족 생계가 걸린 절박한 문제"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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