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친구 살해 사건' 피의자 정재환. 경북경찰청 제공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재환이 살인 등의 혐의에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1일 대구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정한근)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정씨 측 변호인은 "폭행 혐의는 인정하지만 살인과 상해, 절도 등의 혐의는 기억이 나지 않아 고의성을 부인한다"고 말했다.
범행 사실은 인정하되 위법성 조각 사유의 구성 요건인 고의, 즉 각 범행 사실에 대한 인식은 부인한다는 취지다.
이 주장에 대해 재판장은 "원론적으로 기억이 없다는 것만으로 범행 인식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흉기로 공격하고 사진을 촬영한 행위를 사후 기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고의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범행 경위와 당시 말과 행동, 범행 방법 등 여러 정상을 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법원은 피고인이 신청한 정신감정 여부에 대해선 심신미약을 실제로 인정할지 여부와 무관하게 피고인의 심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재판장은 "대부분 사건에서 정신감정을 신청하면 무용하다고 보지 않는 이상 받아들이고 별도 영장을 발부해 감정을 진행한다"며 "전문의 의견에 따라 감정 필요 여부를 보고 채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다음달 2일 준비기일을 열어 정신감정 신청을 채택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피해자 변호인은 피고인은 감형을 받기 위해 정신감정을 신청한 것이라며 조속한 선고를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술을 마셨다고 해서 감형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안과 양형 규정에 따라 심리하고 결정하겠다. 이번 사안의 양형이 어떤 영역과 범위 내인지 합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유족 측에 "단기간 끝날 사건은 아니지만 재판이 지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성급하게 기다리지 말고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 아버지는 "25년간 품에서 키운 아들이 로드킬보다도 못하게 처참하게 죽어갔다"며 "죄를 지었으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한다. 집안에 쓰레기가 있으면 매립을 해야 하고 잡초가 있으면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정씨에 대한 엄벌을 요청했다.
앞서 정씨는 지난 7월 4일 오전 4시쯤 경북 경산시 하양읍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친구인 20대 남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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