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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김승원·용혜인 사건 줄줄이…영등포서, 정치권 수사 '각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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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임상 승인 청탁 의혹, 고발인 조사 속도
한동훈 수사자료 유출 의혹도 고발인 조사 착수
용혜인 배우자 당비 급여 의혹도 영등포서 수사
인사청문회 앞두고 민감한 사건 집중…일선서 부담
김병기 수사 장기화·영장 반려…권력형 수사 도마

황진환 기자·연합뉴스황진환 기자·연합뉴스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각종 의혹에 대한 사건이 줄줄이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배당되면서, 해당 서가 졸지에 정치권 유력 인사 수사의 각축장으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사건 배당 기준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관 후보자와 현직 국회의원 등 유력 인사에 대한 민감한 사건을 상대적으로 인력이 풍부한 서울경찰청이 아닌 일선 서에 몰아 부담을 가중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직 의원·장관 후보자들 사건 줄줄이 영등포서 배당

13일 경찰에 따르면, 영등포서는 전날 김 후자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사건과 관련해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 김순환 사무총장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11일 이종배 전 서울시의원을 대상으로 고발인 조사를 진행한 데 이은 이틀째 조사다.

김 후보자는 2021년 바이오기업 제넨셀 측의 청탁을 받고 김강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달라는 취지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청탁을 대가로 정치후원금을 약속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앞서 이 사건은 과거 검찰 수사에서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지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다시 수사선상에 올랐다. 서울청은 지난 8일 사건을 자체 광역수사단 등이 아닌 영등포서에 배당했다.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건은 재수사가 가능한 만큼, 영등포서는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김 후보자에 대한 수사자료 유출 등 혐의로 고발된 한 의원에 대한 수사도 영등포서에 배당됐다. 영등포서는 오는 13일 한 의원을 고발한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 의원은 과거 김 후보자의 청탁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외압을 받고 기소유예 처분했다며 당시 검찰 수사팀이 작성한 기소 계획서를 공개해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및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됐다.

이밖에 영등포서는 용 후보자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용 후보는 배우자를 기본소득당 유급 당직자로 임명한 뒤 정치자금으로 납부된 특별당비를 배우자 급여로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와 함께 용 후보자가 2023년 3월 가족들과 김포공항 귀빈실을 이용해, 공무 수행 중에만 귀빈실을 사용하도록 한 한국공항공사 운영 예규를 어겼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할 전망이다.

김병기 수사 지지부진했는데…일선서 권력형 수사 떠안아

연합뉴스연합뉴스
짧은 기간 현직 의원과 장관 후보자 2명 관련 사건이 한 경찰서에 몰리면서 부담이 과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동안 국민적 관심이 높은 굵직한 수사는 서울청에서 맡아 온 것과도 비교된다.

국회가 관할지인 영등포서에 정치인 사건이 배당되는 것은 통상적일 수 있다. 그러나 뜨거운 감자인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 여러 개를 일선 서에서 도맡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각종 민생 범죄 수사와 민원 지원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일선 경찰서의 특성상 제한된 수사 인력과 예산도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현직 국회의원과 장관 후보자들을 겨눠야 하는 권력형 사건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압수수색 등의 강제 수사도 동원해야 하는데, 서울청 등이 아닌 일선 서에서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거센 외풍에 자유롭기 힘들 수 있다. 배당된 세 사건 모두 가연성이 높은 정치적 이슈인 만큼, 수사 방향에 따라 여론의 강한 질타를 받을 수 있다. 수사가 늦어지면 '봐주기 수사', 반대로 속도를 내면 '표적 수사' 논란이 일 가능성이 높다. 수사 결론에 따라서도 여야 정치인들의 공세도 예상된다.

게다가 경찰은 이미 권력형 비리 수사에 취약한 모습을 최근 보여주기도 했다. 김병기 무소속 의원의 자녀 대학 편입 비리, 취업 청탁, 공천헌금 수수 묵인 등 각종 의혹 사건을 담당한 서울청 광수단은 지지부진한 수사로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1년 넘게 사건을 마무리하지 못하다가 최근 김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4일 만에 반려되면서 수사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선 서에 근무하는 한 경찰은 "일선 경찰서에서 권력형 수사를 하는 게 부자연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짧은 기간에 민감한 사건 여러 개가 몰리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수사는 생물 같아서 단순해 보여도 수사 과정에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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