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청. 송호재 기자민선 9기 부산시의 첫 조직개편안과 추경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시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전재수 시장이 야심차게 마련한 핵심 민생 사업 예산이 큰폭으로 줄어 시정 초기 '행정 효능감' 추구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항로는 해양수도' 조직개편으로 시정 동력 확보
14일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는 오는 23일 민선 9기 첫 조직개편을 시행할 예정이다.
부산시가 제출한 조직개편안은 지난 11일 부산시의회 심의를 통과했다. 기후환경국으로 옮기려던 미래에너지산업과를 기존 AI산업혁신국 산하에 그대로 두기로 한 것을 제외하면 원안이 사실상 그대로 유지됐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해양수도전략실 신설이다. 기존의 해양농수산국 업무를 조정해 실 단위 조직으로 격상하고, 북극항로 개척을 비롯한 해양수도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전재수 시장이 해양수도 완성을 시정의 종착지로 제시한 만큼, 향후 정책을 이끌 핵심 조직이 될 전망이다.
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미래혁신부시장은 경제부시장으로 이름을 바꾼다. 2010년 처음 도입된 경제부시장 체제는 전임인 박형준 시장 시절 미래와 혁신 가치를 내세워 미래혁신부시장으로 개편됐다가 이번에 경제부시장으로 다시 환원된다. 행정부시장과 경제부시장의 소관 업무도 개편된다.
이 밖에 인구청년정책국, 시민생활국, 시민경제국 신설과 디자인본부 폐지 등도 큰 변화다. 특히 디자인본부는 전국 특광역시 중에 두 번째로 만들어진 신생 조직이지만, 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시장 직속 비서실 신설안은 결국 무산됐다. 대신 시장 비서실장과 1급 상당의 정무·정책특보가 시의회에 출석해 답변하도록 하는 견제 장치를 마련하는 선에서 절충됐다.
조직개편에 발맞춰 인사도 단행할 예정이다. 실·국 단위 변화가 큰 만큼 고위급 간부 인사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해양수도 완성을 이끌 해양수도전략실 초대 사령탑 인선에 관심이 집중된다.
시 내부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본격적인 시정 동력을 확보할 거라는 반응이 나온다. 민선 9기가 출범했지만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특히 폐지 대상 부서 직원들은 제대로 된 업무를 보기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부산시 조직 담당부서 관계자는 "신설되는 부서도 있고, 폐지되는 조직도 있기 때문에 개편을 앞두고 여러 말이나 우려가 나왔던 게 사실"이라며 "조직 개편이 시행되면 본격적으로 시정 철학을 담아 여러 가지 업무를 추진할 수 있게 돼 조직이 안정감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경은 핵심 사업 예산 대폭 삭감…'행정 효능감' 타격 불가피
부산시의회 본회의 발언 중인 전재수 시장. 부산시의회전재수 시장이 취임 이후 처음 마련한 추경예산안도 시의회를 통과했지만, 결과에 대한 반응은 조직개편안과 사뭇 다르다.
이번 추경에서는 시가 제출한 증액분 6374억 원 가운데 322억 원이 감액됐다. 삭감된 사업 대부분은 전재수 시장이 취임 직후 꺼내든 민생 회복 100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핵심 민생 공약 사업이다.
시는 동백전 캐시백 비율을 기존 10%에서 15%로 올려 100일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하겠다며 363억 원을 편성했지만, 시의회는 이 가운데 300억 원을 삭감하고 63억 원만 남겼다. 이 때문에 사업 운영 기간은 100일에서 이달 말까지 20여 일로 크게 줄었다.
공공배달서비스 활성화 사업도 60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깎였고, 에너지바우처 지급 사업도 60억 원 감액된 500억 원이 반영되는 등 소상공인 지원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31억 4천만 원 전액 삭감돼 추가 사업 자체가 무산됐다.
이 때문에 시정 초기에 추진하려던 민생 정책들이 큰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특히 전 시장이 취임 이후 줄곧 '신속하고 효능감 있는 행정'을 강조해 온 만큼, 시정 초기 성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 예산부서 관계자는 "이번 추경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여전히 경기가 나쁘기 때문에 소상공인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하며 "반면 시의회는 일회성 사업보다는 지속 가능한 정책에 예산을 쓰는 게 낫지 않냐는 의견이 있었던 것 같다. 시각이나 입장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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