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파주시 한 카페 냉동 창고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카페 운영자 A씨가 탑승한 호송 차량이 1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류영주 기자경기 파주시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 60대 여성을 가둬 숨지게 한 30대 카페 사장이 500억원 상당의 위조 상품권 거래를 준비하며 감금용 냉동 컨테이너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14일 피유인자 살해와 유가증권 위조·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한 카페 사장 A씨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500억원 상당의 위조 상품권을 정상 상품권인 것처럼 거래해 거액의 금전적 이득을 얻으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 과정에서 거래에 문제가 생기거나 범행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감금할 목적으로 냉동 컨테이너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와 냉동 컨테이너 주문·설치 시점, 상품권 거래 과정에서 역할이 변경된 정황 등을 종합해 범행 전반이 사전에 준비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냉동 컨테이너를 준비할 당시 A씨가 피해자를 특정해 살해할 의도까지 갖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거래 하루 전 확인자 바꿔 피해자 파주로 데려와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거래 하루 전인 지난 2일 B씨에게 상품권 거래 과정에서 확인 역할을 맡기로 한 사람 대신 다른 여성을 데려오도록 요구했다.
당초 B씨가 확인 역할을 맡기로 했지만 A씨의 요구로 거래 직전 역할이 변경된 것이다.
B씨는 A씨의 요구에 따라 피해자인 60대 여성을 서울 영등포에서 파주로 데려왔다. 이후 A씨가 피해자를 상품권이 있던 장소로 이동시킨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상품권 거래 과정에서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는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A씨가 진술한 '상품권을 가진 여성'의 존재 역시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아 경찰은 실제 거래 구조와 피해자가 사건에 관여하게 된 경위를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피해자와 B씨는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던 것으로 조사됐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관계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 중이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았다.
경기 파주시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 시신이 얼어붙은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사진은 7일 사건이 발생한 카페의 모습. 내부 사정으로 인해 휴무한다는 안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500억원 위조 상품권 거래 과정도 추적
A씨가 거래하려 한 상품권은 액면가 기준 500억원 상당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위조 상품권에 '촬영용'이라는 표시가 있었지만 띠를 묶어 해당 표시가 외부에서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등 정상적인 유가증권처럼 보이게 포장한 정황을 확인했다.
일반인이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보면 진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형태였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이에 경찰은 위조 상품권을 정상적인 유가증권처럼 제시한 행위까지 포함해 유가증권 위조 및 행사 혐의를 적용했다.
A씨는 지난 7월에도 제3자를 통해 상품권 거래를 시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중단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지난달 7일 제3자의 소개로 B씨를 알게 되면서 새로운 거래가 추진됐다.
B씨는 상품권 거래 과정에서 중간 역할을 한 인물로, 과거 유사증권 거래에 관여하거나 중개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다만 B씨를 위조 유가증권 전문 브로커로 단정할 수 없으며 조직적인 범행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실제 매수자로 거론된 사람들이 거래대금을 마련했는지, 상품권의 실제 판매가격과 거래를 통해 확보하려 한 금액이 얼마였는지도 살피고 있다.
상품권 거래가 성사됐을 경우에 대비해 A씨 측이 이후 상황에 대응하려 한 정황도 확보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 중인 관계로 공개하지 않았다.
냉동 컨테이너 미리 준비…살해 계획은 수사 중
A씨는 지난 7월 중순부터 냉동·냉장 시설을 준비한 정황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3일에는 냉동 컨테이너 업체에 대형 시설을 문의했고, 25일 한 달간 임대계약을 체결한 뒤 27일 실제 설치했다.
경찰은 이 같은 준비 과정과 상품권 거래 정황을 토대로 냉동 컨테이너가 단순한 보관시설이 아니라 거래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특정 인물을 감금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A씨가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최종 조사에서 피해자를 냉동 컨테이너 안에 넣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처음부터 살해할 목적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가 컨테이너에 갇힌 뒤 사망에 이른 과정과 정확한 사망 원인, A씨의 살해 의도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AI 검색·피해자 휴대전화 영상통화 정황
경찰은 A씨가 피해자를 냉동 컨테이너에 가둔 전후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관련 내용을 검색한 사실도 확인했다.
사람이 냉동 컨테이너에 갇힐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상황과 관련된 검색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검색어와 정확한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사건 직후에는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B씨와 짧은 영상통화를 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사건 이후 냉동 컨테이너를 여러 차례 찾은 정황과 시신 은폐와 관련된 추가 정황도 확보해 확인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일 파주시 문산읍의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실종된 피해자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파주경찰서 형사과 소속 3개 강력팀을 포함해 17명 규모의 수사팀을 꾸려 A씨의 범행 동기와 위조 상품권 거래 경위, 공범 여부 등을 추적해왔다.
경기 파주시 한 카페 냉동 창고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카페 운영자 A씨가 탑승한 호송 차량이 1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류영주 기자피의자 비공개 호송…신상정보도 별도로 공개 안 해
A씨는 이날 오후 1시쯤 통합수사당직실 차고지에서 호송버스에 올랐다.
차고지 셔터가 내려진 상태에서 호송이 이뤄져 A씨는 취재진과 접촉하거나 질문을 받지 않았다.
A씨는 호송버스 맨 뒤 좌석에 탄 뒤 몸을 숙여 얼굴과 신체 노출을 피했고, 버스는 곧 경찰서 정문을 빠져나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 향했다.
앞서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A씨는 구속 과정에서도 언론에 모습이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 역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A씨의 신상정보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번 피의자 호송과 관련해 지침에 따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B씨를 비롯해 상품권 거래에 관여한 인물들의 역할과 추가 가담 여부를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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