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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 사건' 강력팀장, 영상 삭제만 인정…증거인멸 등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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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수사보고 등에 케이블타이 내용 포함…"증거가치 중대성 인식 못해"
내달 SUV촬영 수사팀원 신문…형사과장·수사팀장 영상삭제 지시 의도 쟁점

연합뉴스연합뉴스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케이블타이 등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장이 수사팀원에게 영상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사실만 인정하고 나머지 혐의는 부인했다.

광주지법 형사12단독 이승연 부장판사는 14일 증거인멸 교사와 증거은닉 방조, 공무상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기소된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 소속 강력팀장 박모 경감과 팀원 A 경사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박 경감이 장윤기의 SUV 위치와 주거지 등을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에게 알려주고 차량에 있던 케이블타이와 자취방에서 발견된 훼손된 리얼돌이 은닉·폐기되는 것을 용이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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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 경감 측은 차량 위치와 주거지 정보를 알려준 사실 등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압수수색과 감식이 끝난 상태였고, 40cm 결박 도구인 케이블타이와 성인 인형인 리얼돌을 범행과 관련된 핵심 증거로 인식하지 못했다며 증거인멸을 도우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 경감측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사후 내용들을 가지고 경찰 수사가 작위적으로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며 "케이블타이 등 증거들이 기록돼 있고 수사를 모두 마치고 증거 인계 등을 한 것이다"며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또 당시 수사팀이 장윤기 사건을 단순 살인으로 보고 흉기 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하면서 케이블타이와 리얼돌의 증거 가치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경감은 지난해 7월 수사팀원에게 SUV 압수수색 영상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사실은 인정했다.

박 경감 측은 장윤기 사건이 강간 등 살인 혐의로 수사가 확대되자 증거 누락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삭제를 지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경감 측은 "영상 삭제 지시에 대해서는 인정하나, 검찰이 장윤기를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한 뒤 자신의 초기 수사에 대한 징계를 우려해 영상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며 "사건 초기부터 케이블타이를 핵심 증거로 인식하고 고의로 은폐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한 삭제된 영상은 해당 경찰관의 컴퓨터 휴지통에 남아 이후 검찰에 제출돼 실제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것이 박 경감 측 주장이다.

A 경사 측 역시 차량 위치와 열쇠 등을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에게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미 공개됐거나 반환 절차와 관련된 정보였고 증거인멸을 돕거나 공무상 비밀을 누설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광주 여고생 살인범인 '장윤기 사건'의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된 광주 광산서 박 모 팀장. 정유철 기자광주 여고생 살인범인 '장윤기 사건'의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된 광주 광산서 박 모 팀장. 정유철 기자
재판부는 다음 달 14일 오후 SUV 압수수색 현장에서 차량 내부와 케이블타이 등을 촬영한 수사팀원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향후 재판에서는 당시 수사팀이 케이블타이의 증거 가치를 어느 정도 인식했는지와 영상 삭제 지시의 의도를 두고 검찰과 피고인 측의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추가 증인신문을 거친 뒤 오는 11월까지 피고인신문을 진행하고 변론을 종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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