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아르바이트 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겪고도 상당수 청소년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채 참고 일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전남 순천에서 청소년 노동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안전망이 첫 추진 이후 약 10년 만에 마련됐다.
순천시의회는 14일 본회의에서 김재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순천시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 조례안'을 의결했다.
조례안은 지난 10일 문화경제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의결된 데 이어 이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전남노동권익센터 제공 부당대우 겪어도 61%는 '참고 일했다'
청소년들이 실제 노동현장에서 마주하는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전남노동권익센터가 지난 2024년 전남지역 직업계고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사용자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서를 직접 교부받았다는 응답은 약 39%에 그쳤다.
부당한 대우나 노동인권 침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19.48%였다.
휴게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거나 주휴수당과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등 기본적인 노동권 침해 사례가 확인됐고, 손님으로부터 폭언이나 폭행을 당하거나 근무 과정에서 감시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나왔다.
특히 피해를 경험한 청소년의 61%는 별다른 문제 제기 없이 '참고 일했다'고 답했다.
상당수는 상담기관이나 관계기관의 도움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국진 전남노동권익센터 센터장은 "청소년기부터 아르바이트 등 노동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나 인권침해를 반복해서 겪게 되면 '이 지역은 일하며 살아가기 어려운 곳'이라는 인식이 쌓일 수 있다"며 "청소년과 청년들이 보다 안전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고 노동의 가치를 존중받을 수 있도록 노동권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남노동권익센터 제공 2016년 첫 추진…10년 만에 의회 문턱 넘어
순천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 제정이 처음 추진된 것은 지난 2016년이다.
당시 청소년노동인권조례안이 입법예고됐지만 일부 기독교단체와 소상공인단체 등이 반대 의견을 내면서 제정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이듬해인 2017년 2월에는 순천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에서 의원 공동발의로 다시 추진됐지만 일부 단체의 반발 속에 상임위원회 심사가 거듭 보류됐다.
같은 해 7월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뒤에도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면서 결국 조례 제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사실상 멈춰 있던 논의가 이번 의회에서 다시 추진되면서 약 10년 만에 본회의 문턱을 넘게 됐다.
이번 조례에는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과 실태조사, 노동인권 상담·교육·홍보와 권리구제 등의 내용이 담겼다.
청소년 고용 사업장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홍보와 청소년노동인권센터 설치, 관계 기관·단체와의 협력체계 구축, 청소년 노동인권 시민활동가 양성·운영을 위한 근거도 마련됐다.
순천시의회는 이번 조례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자체 가운데 13번째로 제정된 청소년 노동인권 관련 조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례 제정에 그치지 않고 실제 청소년들이 노동현장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로 꼽힌다.
김재진 순천시의원은 "조례가 실질적으로 살아 있는 조례가 되려면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청소년 노동 관련 상담과 권리구제를 지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청소년노동인권센터 설치·운영 등 청소년들에게 실제 필요한 사업이 현장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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