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미국 11월 중간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공지능(AI) 이슈가 정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간선거 예비선거(경선)가 진행되던 올해 초와 7월까지만 해도 전력과 물의 '블랙홀'로 여겨지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찬반이 미국 조야에서 첨예한 이슈였다.
하지만 최근 인간 통제를 벗어난 AI에 대한 잠재적 위협과 이를 막기 위한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대두되면서 논란의 중심이 이동했다.
AI의 발달로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초기 불안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붐으로 인한 전기 및 수도요금 폭등에 따른 생활물가 우려를 거쳐, 이제는 인류의 생존 자체에 대한 위협으로 정치적 논쟁의 주제가 이동한 셈이다.
특히 지난 12일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AI 모델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 속도 조절은 모델 학습이나 기술 발전을 중단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워싱턴DC 조야에서 더욱 치열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미 CNN 방송은 14일(현지시간) "특히 이런 우려가 AI 업계 거물들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분수령의 순간처럼 느껴진다"며 "이처럼 급속히 변화하는 정치적 환경은 AI를 중간선거와 2028년 대선에서 더욱 강력한 이슈로 만들 수 있다"고 짚었다.
AI를 둘러싼 미국 양당의 셈법이 극명하게 다르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CNN은 또 AI 업계의 '인류 종말' 경고음에 대해 미 정치권이 극명하게 다른 반응을 내놓은 것은 정치의 양극화 그 이상을 반영할 뿐 아니라, AI가 과연 인류의 위협이 되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열돼 있음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AI를 둘러싼 우려를 일축해왔다.
그는 전날 아일랜드 방문 중에는 "부정적 세력이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부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AI와 데이터 센터를 겨냥한 역겨운 음모가 있다"(
There is a SICK conspiracy going on against AI and Data Centers)라는 글을 올리며 AI 속도조절론을 비난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반응을 트럼프 행정부의 이념적 시각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전통적인 산업과 이보다 훨씬 더 강력한 AI 분야를 구분하지 않고 최소한의 규제만 추구하는 성향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더 신속하게 AI에 대응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뉴욕) 하원 원내대표는 전날 ABC 방송에 출연해 의회가 AI 개발 속도를 늦추기 위해 "단호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주 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AI 속도 조절 계획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AI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며 AI 대응을 주요 정치 의제로 삼을 것을 당에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뉴욕증시에서는 AI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되며 관련주는 급락했다.
이날 미국 주요 반도체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692.72포인트(5.86%) 떨어진 11,131.28에 장을 마감했다.
AI·반도체 대표주인 엔비디아가 3.36% 하락한 가운데 브로드컴(-4.77%), 인텔(-5.59%), AMD(-4.40%), 마이크론(-5.25%), SK하이닉스 ADR(-7.60%) 등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도체 설계업체 마벨테크놀로지(-7.32%),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8.29%)와 ASML(-7.25%) 등도 낙폭이 컸다.
AI 업계 주요 수장들이 AI 개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