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경기지사가 지난 6월 30일 경기도청 로비에서 마지막 직원 순회인사를 한 뒤 인사말을 하는 모습. 경기도 제공 김동연 전 경기지사가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두고 "재정위기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추 지사가 전임 도정의 확장재정을 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재정 비상'을 선언한 데 대해 김 전 지사가 침묵을 깨고 반박에 나선 것이다.
김동연 "재정위기 아니다"…전임 도정 책임론 반박
김 전 지사는 15일 페이스북에 '확장재정으로 책임을 다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재정이 어렵다는 것과 그 원인을 전임 도정의 확장재정에서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12.86%로 전국 시·도 평균 15.52%, 서울시 21.62%보다 낮고 행정안전부의 주의 기준인 25%에도 크게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채무 증가 속도와 자산 대비 부채비율 상승은 엄중하게 관리해야 한다"면서도 "증가 폭만으로 재정위기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선 7·8기의 확장재정에 대해서는 코로나19와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위기 상황에서 도민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방채와 기금 차입 역시 도로·철도·하천 사업과 정부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도민의 삶과 미래에 필요한 사업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최근 논란이 된 민생 필수사업의 9개월분 예산 편성에 대해서도 "9개월 뒤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뜻이 아닌 하반기 추경에서 세입 여건을 다시 점검하고 나머지 재원을 보완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다만 김 전 지사는 경기도의 취약한 세수구조 개선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특정 도정의 재정운영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취득세 감소와 국고보조사업에 따른 도비 부담 증가 등을 거론하며 중앙정부와 국회, 경기도와 시·군이 함께 재정 기반을 넓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전 지사는 "민선 8기의 개별 사업과 집행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평가받겠다. 채무가 늘어난 사실도 피하지 않겠다"면서도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흔들릴 때 도민을 지키기 위해 재정을 투입한 원칙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그동안 경기도 재정을 둘러싼 논란에 말을 아껴왔다"며 "새 도정이 정책 방향을 세울 시간을 존중하고, 도민과 당에 불필요한 논쟁을 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경기도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추미애 도지사 사퇴를 청원합니다' 청원 화면 캡처. 사퇴 청원 3만명 돌파…재정 대응 놓고 논란 확산
한편 지난 11일 경기도청원에 게시된 '추미애 도지사 사퇴를 청원합니다'에는 이날까지 3만 명이 넘게 동의했다. 경기도 청원에 올라온 도지사 사퇴 요구 청원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은 동의자 수다.
청원인은 추 지사가 '재정 비상'을 선언하고 5465억 원 규모의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긴축재정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특히 재정 비상 상황에서 보증금 12억 원이 넘는 47평형 아파트를 관사로 사용하는 점과 복지·민생 예산 삭감을 문제 삼았다.
이에 경기도는 전날 대변인 서면 브리핑을 통해 청원 내용이 "민선 9기 도정이 멀쩡히 편성된 민생예산을 고의로 삭감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편성된 민생 필수예산은 9개월분만 반영돼 있었고, 지방채와 기금·내부 재원까지 상당 부분 활용해 추가 재정 여력도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경기도의회에서도 추 지사의 재정 대응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안광률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도지사로서 재정위기라고 선언했으면 재정위기 타파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더 고민해야 한다"며 "도민은 불안에 떨고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고 있는데 재정위기답게 지사가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추경에서 민생 관련 예산을 최대한 복원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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