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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하세요" 대신 색깔·선으로…산업현장에 '안전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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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부산공장, 보행자·지게차 동선 색깔로 구분
비상구·대피로도 한눈에…외국인·고령 노동자 안전에 효과
김영훈 "개인 주의 넘어 '시스템과 환경이 돕는 안전'으로"

연합뉴스연합뉴스
노동자에게 '조심하라'고 당부하는 것만으로는 산업재해를 막기 어렵다. 위험한 곳은 자연스럽게 피하고 안전한 길은 쉽게 찾도록 작업환경 자체를 바꾸는 것. 이른바 '작업장 안전 디자인'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찾은 CJ제일제당 부산공장은 작업장 곳곳에 안전 디자인을 자체적으로 적용한 우수사례다.

개선 전 공장 내부는 여느 작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내 교차로에는 회색 아스팔트 위에 흰색 횡단보도만 그어져 있었고, 지게차가 오가는 하역장도 적재 공간과 보행자 통로를 한눈에 구분하기 어려웠다.
 
안전 디자인을 적용한 뒤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구내도로에는 색깔별 차선과 이동 동선이 표시됐고 교차 지점에는 굵은 흰색·파란색 줄무늬 횡단보도가 설치됐다. 보행자와 지게차의 이동 동선을 시각적으로 분리한 것이다.

    
실내 작업장도 바닥을 파란색과 빨간색 구획으로 나누고 흰색 테두리와 노란색 선, 방향 화살표를 표시했다. 비상구에는 대형 표지를 붙이고 소화전 주변은 빨간색으로 칠해 위급 상황에서도 대피로와 소방시설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작업장 안전 디자인은 색채와 표지, 동선 등을 활용해 위험정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지게차 등 하역운반기계의 작업구역과 보행자 통로를 구분하거나 화재 등 비상상황에서 대피 방향을 안내하는 데 활용된다.

특히 언어와 인지 능력의 차이에도 쉽게 알아볼 수 있어 외국인·고령 노동자 등의 안전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상시근로자 900여명 규모의 식품제조업체인 CJ제일제당 부산공장은 안전 디자인을 자체적으로 도입했다. 노동자 개인의 주의나 통제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누구나 위험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작업환경 자체를 바꿨다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이날 생산 현장과 보행자 통로, 지게차 이동경로 등을 둘러보고 현장 노동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김 장관은 "노동자에게 '조심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안전이 확보되기 어렵다"며 "위험한 곳은 본능적으로 피하고 안전한 길은 직관적으로 찾을 수 있도록 작업환경 자체를 바꾸는 '시스템과 환경이 돕는 안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장 바닥의 색깔과 선처럼 직관적인 안전 디자인은 외국인이나 일용노동자, 고령노동자 등이 겪는 소통의 장벽을 허무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우수사례가 산업현장에 확산될 수 있도록 기술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클린사업장 조성지원사업'을 통해 안전 디자인 개선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50인 미만 제조·서비스업 등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일터 조성지원'은 비용의 70%를 최대 3천만원까지 지원한다. 50인 미만 고위험 제조업 등이 대상인 '안전동행 지원사업'은 비용의 50%를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한다.

안전동행 지원사업의 경우 원청이 사외 하청업체의 안전 디자인 비용 일부를 부담하면 정부의 매칭 지원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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