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생곡소각장 대체부지로 거론한 장항·율리마을 주민들의 이주 청원서를 공개하고 있다. 김 의원은 장항·율리마을 주민들이 소각장 유치를 전제로 마을 이주를 요청했다며 생곡 외 대체부지 검토를 촉구했다. 강민정 기자국민의힘 4선 김도읍 의원이 전재수 부산시장의 생곡광역폐기물시설 추진 방침을 정면 비판하며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상준 강서구청장과 변성완 강서지역위원장이 이미 "강서에 폐기물 처리시설을 더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지역구 야당 중진까지 가세하면서, 생곡소각장을 둘러싼 반발이 여야를 넘어 확산하고 있다.
김 의원은 생곡 대신 검토할 수 있는 장항·율리마을 주민 35가구가 이주 청원에 참여했다며 "대체부지가 있는데 왜 생곡이어야 하느냐"고 부산시를 압박했다. 박 구청장도 소각장 건립 과정에서 부산시가 강서구와 거쳐야 하는 건축협의 절차를 통해 구청 차원에서 사업에 제동을 걸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으며, 최근 국민의힘 소속 강서구의원과도 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김도읍 "전재수, 강서 주민 목소리 들리지 않나"
김 의원은 1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피·혐오시설은 주민이 반대하면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이라며 생곡소각장 추진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지난해 박형준 전 부산시장이 생곡 주민 반발을 고려해 "주민이 반대하면 추진하기 어렵고 제3의 부지를 찾아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점을 거론하며 전 시장의 정책 전환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강서 주민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느냐. 반대하는 현장을 직접 확인하거나 대체부지를 한 번이라도 찾아가 봤느냐"며 "전재수 시장이 선택한 것은 협의가 아니라 독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 현장에서는 전재수 시장을 향해 "공부 좀 하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하면서 "부산의 쓰레기는 부산 16개 구·군이 각각 책임지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생곡마을 전경. 부산시 제공김 의원은 "더 이상 강서가 부산 전체의 쓰레기 처리장이 될 수 없다"며 "부산 전체 쓰레기를 강서에 일방적으로 떠넘기지 말고 16개 구·군이 각각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곡 말고 장항·율리"…35가구 이주 청원 공개
김 의원은 부산시가 생곡 외에는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을 펴는 데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생곡소각장 대체부지로 강서구 내 가덕도신공항 지원시설용지와 장항·율리마을 등을 제시해 왔다.
부산시는 장항·율리의 경우 이주와 행정절차에 15년가량 걸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이지만, 김 의원은 이날 "지난 12~13일 장항·율리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주 청원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장항·율리마을 전체 38가구 가운데 35가구가 이주 청원에 참여했고, 나머지 3가구는 당시 집에 사람이 없어 서명을 받지 못했다.
앞서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서도 그는 부산시의 '장항·율리 대체부지는 사업 기간이 15년 걸린다'는 주장에 대해 "산출 근거가 무엇이냐"고 반박했다.
김도읍 의원이 강서구 생곡 소각장 대체부지인 장항, 율리마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민정 기자또 장항·율리마을 인근 천성항 원주민들이 거센 반대를 하고 있다는 부산시 설명에 대해서도 실제 장항·율리 주민들의 의견을 확인했는지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이날 "주민들이 스스로 이주를 청원하고 있다면 부산시가 '주민 반대 때문에 대체부지가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근거가 약해진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대체부지 검토를 요구했다.민주당 박상준 구청장도 "막을 수 있다면 막아야"…구청 차원 대응 검토
생곡소각장에 대한 반대는 국민의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상준 강서구청장도 생곡 소각장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김혜민 기자같은 민주당 소속 박상준 강서구청장은 앞서 시청 앞 1인 시위와 부산시의회 기자회견을 통해 "생곡에 또다시 대규모 폐기물 처리시설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박 구청장은 부산 16개 구·군이 폐기물 처리 부담을 나눠야 한다는 입장도 밝혀 김 의원과 '강서 집중 반대'라는 큰 틀에서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강서구가 행정 절차를 통해 사업에 제동을 걸 수 있는지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도읍 의원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박상준 구청장과 국민의힘 소속 강서구 기초의원은 지난 14~15일 면담에서 생곡 폐기물시설 건립 과정에서 부산시와 강서구가 진행해야 하는 건축협의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구청 차원에서 건축협의에 반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박 구청장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는 게 김 의원 측 설명이다.
박 구청장 역시 16일 CBS와의 통화에서 "구청 차원에서 막을 수 있다면 막아야 한다"며 "건축협의회 단계에서 반대 등 어떤 방법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건축협의 단계에서 강서구가 어느 범위까지 사업을 제어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는 별도의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부산시는 "공식 백지화 없었다"…이미 이주비 910억원 집행
부산시는 정치권의 잇따른 반대에도 생곡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생곡소각장을 공식적으로 백지화하거나 계획 변경을 결정한 적이 없고, 주민 이주 등 사업 자체는 계속 진행돼 왔다는 입장이다.
실제 부산시 자료에는 생곡마을 자원순환 복합타운 조성사업이 생곡마을 주민 이주 뒤 광역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사업으로 명시돼 있다. 2023년 3월 사업 추진계획을 세운 뒤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등을 추진해 왔다.
부산시는 전체 주민 이주 사업비 1401억원 가운데 910억원가량이 이미 집행된 만큼 사업을 중단할 경우 막대한 매몰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생곡 주민 이주 결정은 2017년에 이뤄진 반면 소각장 최종 입지 결정은 2020년이었다"며 "주민 이주비 전액을 생곡소각장 때문에 발생한 매몰비용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맞섰다. 김 의원 측 자료에는 당시 이주 결정이 생곡 일대 각종 폐기물 처리시설로 인한 주민 피해를 고려해 추진됐다는 주장도 담겼다.주민공청회 놓고도 충돌…"전재수 직접 나와라"
주민 소통 방식도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 시장은 지난 14일 타운홀 미팅에서 생곡소각장과 관련해 주민 소통 자리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의원은 부산시가 오는 21일 주민설명회에 전 시장 대신 환경물정책실장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통보한 점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왜 전재수 시장의 말이 다르냐"며 "강서 주민 앞에서 직접 사업의 필요성과 대안을 설명하고 찬반 토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기자회견문에서 "주민 동의 없는 기피·혐오시설 강행은 독주"라며 "생곡소각장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공개 주민공청회에 전재수 시장이 직접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생곡소각장은 부산시와 주민 간 갈등을 넘어 전재수 시정과 강서 지역정치권이 정면 충돌하는 현안으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강서구청장이 행정적 저지 가능성까지 검토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중진 의원이 대체부지 주민들의 이주 청원까지 공개하면서, 부산시로서는 기존 사업 추진 논리뿐 아니라 주민 동의와 대체부지 가능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받게 됐다.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