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5대 시중은행 은행장을 포함한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 CEO 임기가 올해 말 끝나는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CEO 승계절차가 미흡했다고 직격하면서 금융사들의 연말 인선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다음주 이 원장과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조찬 회동에서 자회사 CEO 승계 등 지배구조에 대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에서는 "알아서 잘 하고 있는" 금융사들의 CEO 인선에 당국이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불편한 속내도 나오고 있다.
이찬진 공개 '직격' 후 첫 금융지주 조찬 간담회…지배구조 언급 나올까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23일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과 조찬 간담회를 열고 금융권 주요 현안에 대한 당부사항을 전달한다.
이번 간담회는 이 원장이 금융지주 자회사 CEO 승계절차를 공개 '저격'한 직후 열리는 회동인 만큼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등 연말 인사에 대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주된 분석이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15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대부분의 지주회사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수립한 자회사 CEO 승계절차가 미흡하고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역할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CEO 자격요건과 후보군 관리, 검증 절차 개선을 주문했다.
후보 압축 단계별로 검증기간이 짧거나 없고, 형식적으로 상시후보군을 관리한다는 게 금감원의 지적이다. 또 후보군 압축과 검증 절차 역시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CEO 선임이 특정 계파나 친소 관계에 기반해 폐쇄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의 메시지가 연말 은행장 인사와 맞물려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일단 금감원은 특정 금융사를 겨냥한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CEO 선임과 관련한 이찬진 원장의 메시지는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기가 시기인 만큼, 주위를 환기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금융사 CEO 후보, 장관보다 훌륭한 분들인데…" 당국 '관치' 우려도
은행장은 통상 임기 2년을 마친 뒤 1년씩 연장하는 '2+1' 방식이 일반적인 공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임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끈 양종희 회장 대신 이재근 부문장을 선택했다.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교체 이유로 꼽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장을 포함한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 CEO 54명의 임기도 올해 말 끝나 교체를 앞두고 있다. 지주사별로는 △KB금융 10명 △신한금융 12명 △하나금융 13명 △우리금융 12명 △농협금융 7명 등이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 만료된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자회사 CEO 승계절차를 문제 삼으면서 금융지주는 은행 등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CEO 후보 추천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자회사 CEO 선임사 자회사 사외이사로 구성된 임추위에서 직접 CEO 후보를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적에 따라 해당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이 승계절차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은행권 일부에서는 "당국의 과도한 개입"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연말에 인사를 앞두고 있으니까 각별히 신경쓰라고 주의를 주는 것 같다"면서도 "KB금융지주 사례를 보아도 그렇고 이사회 독립성이 잘 보존되고 있는데 어떤 점이 미흡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을 포함해 카드, 증권 등 실적이 분기마다 체크되면서 이제는 자격을 갖추지 못하면 CEO 자리에 앉을 수 없다"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외부에서 훌륭한 분들을 모셔오는 경우가 많다. 장관보다 훨씬 훌륭한 분들도 많다"며 '관치금융' 우려를 우회적으로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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