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와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 추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강민정 기자부산시의회와 지역 시민사회가 17일 전국 4대 항만공사 통합 철회를 촉구하며 공동행동에 나섰지만, 앞서 통합 반대 결의안에 이름을 올렸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시의원 11명은 전원 불참했다. 부산항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켜야 한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하면서도 이재명 정부의 정책에 맞서 국민의힘과 공동행동을 계속하는 데는 선을 그은 것이다.
부산시의회·시민사회 "통합 철회하고 자율·분권 강화"
부산시의회와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 추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부산시의회와 6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 주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항만공사 통합 방침을 두고 항만별 기능과 산업구조, 배후경제권의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부산항은 환적 중심, 울산항은 액체화물, 여수광양항은 제철·석유화학과 복합물류, 인천항은 수도권 관문이라는 각각의 기능을 갖고 있는 만큼 하나의 조직으로 묶을 경우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투자 우선순위를 둘러싼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부산항만공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약화할 경우 신항 개발과 북항 재개발, 글로벌 선사·물류기업 유치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통합 대신 항만공사의 조직·인사·예산·투자 자율성을 확대하고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업계·노동계·전문가·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상설 거버넌스를 구축할 것을 요구했다. 정부가 통합을 강행할 경우 울산·여수광양·인천 등 다른 항만도시와 연대해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통합 반대 부산시의회 결의안에는 민주당 11명 전원 동참했는데…
눈길을 끈 것은 민주당 시의원들의 불참이다.
부산시의회는 지난 11일 송상조 부의장이 대표 발의한 '전국 4대 항만공사 강제 통합 추진 철회 촉구 결의안'을 처리했다. 앞서 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결의안에는 4개 항만공사의 강제 통합 철회와 항만별 자율·책임경영 보장, 충분한 사회적 합의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민주당 소속 시의원 11명도 전원 결의안에 이름을 올렸다. 한갑용 원내대표를 비롯해 강승주(강서1), 김정원(비례), 김태희(북구4), 남명숙(비례), 라기오(기장2), 박상현(영도2), 박정순(사하4), 정영수(강서2), 조용우(비례), 최은영(해운대2) 의원이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의원 11명 모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 민주당 시의원은 익명을 전제로 "부산지역의 입장에서는 항만공사 통합에 반대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두고 국민의힘과 계속 공동행동을 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갑용 민주당 원내대표 "결의안 입장 유효…국힘과 계속 단체행동은 글쎄"
한갑용 민주당 부산시의회 원내대표도 결의안 동참과 이날 기자회견 불참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CBS와의 통화에서 "결의문 채택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의원총회 결과이고, 그 입장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다만 정부가 통합을 추진하려는 만큼 앞으로 어떤 구체적인 안을 내놓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과 단체행동을 계속 같이할 수는 없다"며 "그런 판단에서 오늘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시의원단은 부산항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에서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되, 정부의 구체적인 통합 방안이 나오기 전까지 국민의힘과 추가적인 공동행동에는 거리를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지역 사이…부산 민주당 '행동 수위' 고민
앞서 민주당 부산시당도 항만공사 통합 문제를 놓고 뚜렷한 당론을 정하지 못한 채 고심해왔다.
박홍배 부산시당위원장은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시당 차원의 공식 입장을 고민하고 있다며, 소속 시의원 11명이 통합 반대 결의안에 동참하는 과정에서 시당과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부산항만공사와 인천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를 하나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부산에서는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통합 철회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인천·울산 지역 국회의원들도 지난 14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결국 부산 민주당은 '통합 반대'라는 지역 차원의 입장은 유지하되, 정부를 상대로 한 국민의힘과의 공동 투쟁에는 거리를 두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결의안에는 함께 이름을 올리고도 이후 공동행동에는 빠지면서, 정부 정책과 지역 여론 사이에서 어디까지 보조를 맞출지를 둘러싼 부산 민주당의 고민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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