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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명 사상' 대전 안전공업 화재 수사 마무리…대표 등 13명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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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안전공업 화재로 숨진 희생자들의 합동 추모식에서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박우경 기자대전 안전공업 화재로 숨진 희생자들의 합동 추모식에서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박우경 기자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안전공업 화재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를 마무리하고 손주환 대표 등 관련자 13명을 검찰에 송치한다.

대전경찰청은 손 대표와 생산관리팀장·생산팀장, 소방업무 담당 임직원, 건설업자 등 모두 1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소방시설법 위반, 증거위·변조,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손 대표와 회사 임직원 등 12명은 소방시설과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5층 휴게실을 불법 증축하는 과정에서 방화구획을 훼손하고, 방화문을 상시 개방한 채 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수신기의 경보 기능을 임의로 차단하고 실질적인 피난·소방훈련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방업무 담당 임직원들은 2017년부터 소방수신기가 작동할 경우 화재 현장을 확인하기 전에 경보 기능부터 차단하도록 매뉴얼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교육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압수물을 분석한 결과 안전공업에서는 최근 5년 동안 최소 48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경보기 오작동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는데, 회사 관계자들은 경보기 작동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는 대표의 지적에 따라 경보 차단을 지속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 당일에도 경보 기능이 임의로 차단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수의 관련자 진술 등에 따르면 화재 당시 경보기가 울렸지만 3~15초 만에 꺼진 것으로 파악됐다.

안전공업 화재 현장을 감식하는 소방대원. 박우경 기자안전공업 화재 현장을 감식하는 소방대원. 박우경 기자
이 가운데 생산관리팀장과 생산팀장 등 4명은 증거위·변조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대표이사와 법인의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화재 현장에서 하드디스크를 무단 반출하고, 안전 관련 서류를 위·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험성 평가표 등 15개 서류를 사고 이후 작성한 사실도 경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를 받는 건설업자 1명은 손 대표의 지시를 받아 증축 허가 없이 동관 2층에 남녀 휴게실을 만들고, 동관에서 휴게실로 이어지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방화구획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 같은 불법 증축으로 화재 발생 약 2분 만에 화염과 연기가 2~3층 사이에 불법 증축된 휴게실까지 유입되면서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경찰은 안전공업에 인력을 파견한 하청업체 대표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수사했지만, 불법파견 노동자에 대한 안전관리 의무는 안전공업 대표이사에게 있다고 판단해 해당 혐의로는 송치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하청업체 대표의 불법파견 혐의에 대해서는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 별도로 수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번 화재와 별도로 대덕구 등 관계기관의 안전점검과 관리·감독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별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특정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공장 설비의 작동 과정에서 발생한 고온이나 금속 간 마찰·불꽃 등에 의해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구체적인 공정이나 발화원을 특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수사 과정에서는 동관 1층 내부 ATH 5(가공설비)라인 끝부분 주변에서 처음 불을 목격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경찰은 이후 화재 확산 양상과 주변 연소 흔적 등을 토대로 이 일대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대전경찰청 류근실 광역범죄수사대장이 송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우경 기자대전경찰청 류근실 광역범죄수사대장이 송치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우경 기자
불길이 급속도로 번진 원인으로는 장기간 쌓인 가연성 물질과 부실한 방화시설 관리가 지목됐다.

경찰은 덕트와 후드 내부 설비·구조물 표면에 가연성 물질이 장기간 축적된 상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점화원이 가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2층 불법 증축 과정에서 방화구획이 훼손되고 방화문이 상시 개방돼 있어 화염과 연기가 2.5층 남녀 휴게실 내부로 빠르게 확산된 것으로 판단했다.

대전경찰청 류근실 광역범죄수사대장은 "시민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재난사고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통해 책임 있는 자에게 상응하는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이라며 "이번 사고와 같은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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