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왜 동네를 떠나갈까요? 낡은 골목, 문 닫은 가게, 불편한 생활 인프라. 청년들은 더 많은 일자리와 기회를 찾아 큰 도시로 향하고, 사람이 떠난 동네는 더 조용해집니다. 조용해진 동네에서는 새로운 도전도 점점 줄어들죠. 이 악순환을 끊을 방법은 없을까요?
지역의 이야기를 브랜드로 만드는 사람들
우리나라 전체 시·군·구 중 절반은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경기도도 예외가 아닌데요. 31개 시군 중 23곳이 인구소멸 '위험·주의' 단계입니다. 지역에 남아 창업을 택한 청년들의 폐업도 코로나19 때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 해답을 지역 안에서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역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들고, 지역의 가치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 사람들이 다시 동네를 찾아오는 이유를 만드는 사람들. 이들을 '로컬크리에이터'라고 부릅니다.
셔틀콕 영상 캡처"옛 원천유원지가 막걸리가 됐다"
수원 행궁동에서 활동하는 문화기획자 박승현 공존공간 대표는 행궁동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아파트가 삐죽삐죽 솟은 도심과 달리 하늘이 잘 보이고, 가까이 문화유산이 있다는 점이 그에게는 큰 매력이었다고 하는데요.
박 대표는 주변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조금 다른 사업을 해보자"며 수제맥주 양조장 '팔딱산'을 만들고, 수제막걸리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게 결국 '로컬'이니, 지역을 담은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계획이었죠.
그렇게 나온 게 광교의 옛 이름을 담은 '원천유원지 막걸리'입니다. 수원 사람이라면, 경기 남부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공간을 브랜드로 만든 겁니다. 박 대표는 "돈을 버는 행위가 될 수도 있지만 지역을 알리는 것이 될 수도 있다"며 "우리 동네가 콘텐츠화됐구나, 우리가 만드는 프로덕트나 서비스가 콘텐츠화됐다는 걸 느꼈다"고 말합니다.
로컬크리에이터 박승현 공존공간 대표. 셔틀콕 영상 캡처로컬만으로는 왜 멈추게 될까?
그런데 좋은 아이디어만으로 오래 성장할 수 있을까요? 도시재생, 마을만들기, 상권활성화 등 여러 현장을 거친 박 대표는 "이런 게 하나의 사업이 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놓습니다.
요즘은 AI로 콘텐츠를 만들고 온라인으로 브랜드를 알리는 일이 곧 경쟁력입니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바쁜데, 새로운 기술까지 계속 배우고 사업에 맞게 활용해야 하죠. 박 대표는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가면 데이터가 되는데, 과거에는 이걸 관리했다면 이제는 경영의 시대"라며 "우리가 토양은 만들었다. 이제 씨앗을 뿌리고 물을 줘야 하는데, 이런 윤곽을 만들어내야 할 필요를 현장에서 엄청나게 느끼고 있다"고 말합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할 게 아니라, 필요한 기술과 지원을 바탕으로 더 큰 가능성을 만들 수 있는 환경. 그렇다면 이 한계를 제도가 메울 수는 없을까요?
셔틀콕 영상 캡처전국 최초, 로컬에 '기술'을 입히다
경기도의회 김선희 의원(국민의힘, 용인7)이 주목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지역의 이야기로 브랜드를 만드는 로컬크리에이터들이 곳곳에서 늘고 있지만, 성장이 어느 순간 멈춘다는 겁니다.
김 의원은 "지역의 혁신가들이 도전하는 건 다 좋은데, 지역 안에서만 활동하다 보니 확장성도 어렵고 시기가 끝나면 없어지는 형태가 된다"고 진단합니다. "행궁동도 지역 특성을 살려 활성화된 건 맞지만, 글로벌화까지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건데요.
이 한계를 넘기 위해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것이 '경기도 기술기반 로컬크리에이터 지원 조례'입니다. 이 조례는 로컬크리에이터를 독립된 정책 대상이자 지역 혁신 주체로 인정한 전국 최초의 조례입니다.
경기도의회 김선희 의원(국민의힘, 용인7). 셔틀콕 영상 캡처조례의 핵심은 이름 그대로 '기술기반'입니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의 핵심 화두가 디지털 전환과 K-컬처"라며 "경기도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지역의 역사·문화·유산을 단순 골목상권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첨단 딥테크와 융합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로컬크리에이터의 성장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술을 접목시켰다는 겁니다.
조례에는 △지원 대상과 범위 명확화 △도지사의 중장기 종합계획 수립 의무화 △교육·컨설팅·창업·네트워킹·협업 등 체계적 지원 근거 마련 등이 담겼습니다.
김 의원은 "정부의 '모두의 창업' 같은 사업은 한 번 참여하고 그걸로 끝"이라며 "이 조례는 경기도 전반의 산업·문화·복지·도시재생 정책 안에 로컬크리에이터를 횡단축으로 배치하는 제도적 출발점"이라고 말합니다.
이어 "기술기반 로컬크리에이터를 경기도의 기술과 문화를 세계적으로 끌어올리는 미래 투자"라고 표현하는데요.
새로운 첨단 기술로 지역의 가능성이 더 많은 기회로 이어지도록 노력하는 김선희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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