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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경계 허물다' 울산과학대학교, 통념 넘어 새 대학 모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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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설계센터에 협력업체 14곳 입주…F.A.B. Lab으로 '가르치는 대상' 넓혀
美애리조나주립대·헝가리 협력 통해 국가 표준 콘텐츠 도입 '가르치는 방식' 확장
교육부 2026년 8월 발표, 2025년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최고 등급 'S등급' 획득
2024년 취업률 75.1% 울·부·경·제 대형 전문대학 중 2위, 취업 경쟁력 재입증

울산과학대학교 동부캠퍼스 전경. 울산과학대 제공울산과학대학교 동부캠퍼스 전경. 울산과학대 제공
울산과학대학교가 전문대학의 통념을 넘어선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재학생 중심의 전문대학을 벗어나 은퇴자·경력단절 여성·재직자까지 교육 대상을 넓히고 있다.

게다가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ASU)와 헝가리 현지 대학·기업까지 교육 현장도 확장하고 있다.

조선업 도시 울산에서 출발한 이 실험은 국가 표준 교육 플랫폼 도입과 글로벌 산학협력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내고 있다.

교육 대상과 방법을 동시에 넓힌 울산과학대의 확장 전략과 성과는 취업 지표로 이어지고 있다.


캠퍼스 안으로 들어온 기업…재학생 너머 지역 주민까지 품다


개방형 설계센터…HD현대이엔티 함께 조선설계 지산학 새 모델

울산과학대학교의 '개방형 캠퍼스'는 지난 2월 4일 동부캠퍼스 행정본관에서 열린 개방형 설계센터 개소식으로 첫발을 뗐다.

울산시·HD현대이엔티·울산과학대가 협력한 이 센터는 총 1746㎡(약 529평) 규모다.

4층은 대형 강의실 1실과 AI·DX 강의실 2실을 갖춘 교육 전용 공간, 5층은 오픈형 사무실과 회의실 4실 등 업무 공간으로 조성됐다.

제이티기술·태용설계·지에스텍·대양기술 등 조선 설계 협력업체 14곳에서 100명이 입주했다.

조선 설계 업무를 수행하면서 대학의 식사·주차·휴게공간 등 복지시설도 함께 이용한다.
 
이 센터는 단순 임대 공간이 아니라 재학생, 은퇴자, 경력단절 여성 등을 대상으로 한 AI·DX 기반 미래 엔지니어링 인재 양성 교육 공간이기도 하다.

지난해 11월 7일부터 12월 20일까지 'AI가 이끄는 업무혁신+파이썬 기초 교육' 강좌가 시범 운영됐다.

여기에 재학생 12명, HD현대이엔티 임직원 26명, 동인화인텍 직원 2명 등 총 40명이 수료했다.

개소 이후에는 파이썬 기반 데이터분석 등 재직자 교육과정이 6회 운영돼 136명이 참여했다.

AI 활용 선박 사양 검증 어시스턴트 개발 등 재학생·재직자 공동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다.

설계기술 데이터랩 형태로 산업체의 설계 문제 해결·품질개선·기술 실증을 지원하고, 소기업·1인기업의 입주도 돕는다.
 
울산과학대 조홍래 총장은 개소식에서 "개방형 설계센터는 울산시, HD현대이엔티, 울산과학대가 협력해 지역 설계 인력을 양성하고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지산학협력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학생은 물론 경력단절자와 퇴직자에게도 실무형 교육 기회를 제공해 지역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F.A.B. Lab… 랑콩뜨레·60헤르츠 비공학 분야 개방형 캠퍼스

개방형 설계센터는 조선 등 공학 중심이라면 7월 중 개소한 'Future Artisan Bakery Lab(F.A.B. Lab)'은 개방형 캠퍼스 정책을 조리·식품·유통 등 비공학 분야로 넓힌 사례다.

이 사업은 울산시의 지역 정주 여건 향상과 식품 기업의 자동화 수요가 맞물려 시작됐다. 울산시와 지역 기업 랑콩뜨레·60헤르츠와 함께 동부캠퍼스 아산체육관 1층에 조성됐다.
 
2025년 2월 협의를 시작해 스마트팩토리 기본 설계, HACCP 기준 구획 공사 등을 거쳐 6월 4일 지역 산업체와 함께 스마트팩토리 시험 가동을 마쳤다.
 
지역 재료를 제과제빵·조리와 결합해 상품화하는 '6차 산업화'를 지향한다. 원재료 구매부터 유통까지 전 공정을 AI-DX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7~8월에는 주민 대상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 과정이, 9월 이후에는 융합형 교양 과정 개설과 함께 호텔조리제빵과 학생들의 자동화 공정 실습 공간으로 상시 운영된다.

호텔조리제빵과·푸드케어학과·식품영양과는 물론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공학·디자인·세무 계열까지 다학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는 개방형 캠퍼스 정책이 대학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울산과학대학교 개발형 설계센터인 F.A.B. Lab. 울산과학대 제공울산과학대학교 개발형 설계센터인 F.A.B. Lab. 울산과학대 제공

스마트 직업훈련 플랫폼…국가 표준 콘텐츠, 성인학습자도 참여

울산과학대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온라인평생교육원이 운영하는 '스마트 직업훈련 플랫폼(STEP)' 학습관리시스템(LMS) 정규 분양에 선정됐다.

2018년부터 자체 구축한 LMS(강좌 730개, 학기 이용자 5천명)만으로는 AI·반도체·DX 등 신산업 콘텐츠를 제때 개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TEP 도입으로 고용노동부와 한국기술교육대학교가 검증한 6천여 개 콘텐츠를 즉시 확보했다.

더 나아가 국가 직무능력개발 체계와 연동된 이수 이력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대표 사례인 '화공설비안전공학' 교과목에서는 STEP의 '화학공정 안전실무' 콘텐츠를 선행학습 자료로, 대면 수업에서는 반응기 폭주 등 고위험 상황을 실감형(VR) 콘텐츠로 훈련하도록 했다.

대학은 STEP 기반 교육 인원을 2026년 700명에서 2029년 1500명까지 늘린다. 지역 산업 연계형 평생직업교육 플랫폼으로 완성한다는 로드맵을 세워두고 있다.
 
이같은 교육 대상 확장은 대학 차원의 디지털전환(AI·DX)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울산과학대는 2026학년도 입학생부터 'AI 교과목 이수 졸업필수제'를 도입하고, 22개 학과에 걸쳐 24개의 'X+AI 소단위전공제' 교육과정을 개발했다.

전공별로 L1(기초)부터 L3(심화, 캡스톤)까지 단계를 설정해, 기계설비전공은 '스마트팩토리 마이크로디그리', 전기전공은 'AI 기반 종합설계 마이크로디그리'를 운영하는 식이다.

올해 3월에는 울산시, 울산대, AWS, 업스테이지와 공동으로 AI 인재 양성·전환 가속화를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헝가리 부다페스트까지…강의실을 세계로 넓히다


한미 글로벌 테크니션 파이프라인… 한국 2년, 미국 2년 통합 교육

8월 4일 울산과학대는 교육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ASU)와 함께 동부캠퍼스에서 협약식과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미국 제조업의 구조적 숙련 인력난에서 출발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는 미국 반도체 공정·설계 인력의 상당수가 2030년까지 공석으로 남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만큼 현장 기술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계기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4월 서울 간담회에서 '한국형 기술·직업교육기관-ASU 공학 및 기술 연합(K-TVET-ASU Alliance)' 구축을 제안하면서 이번 협약식으로 이어졌다.
 
행사에는 조홍래 총장을 비롯해 구미대·동의과학대·연암공과대·재능대 등 국내 5개 전문대학 총장 및 관계자, ASU의 비닐 스탈리 학장, 이주호 교수(전 교육부장관 및 사회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교육 과정은 한국에서 2년, ASU에서 1년, 미국 진출 한국기업 현장에서 1년을 이수하는 4년 통합형으로 설계 중이다.

학생은 국내에서 1년 반 동안 전공 기초 및 실습 중심 훈련을 받은 뒤 나머지 반년간 ASU 연계 온라인 과목과 마이크로크리덴셜을 이수한다.

이어 ASU 현지에서 1년간 심화학습을 수행한 뒤 마지막 1년은 미국 진출 한국기업과 연계한 인턴십·현장실무(OJT)로 채운다.

반도체 공정·패키징, 배터리 분야를 시작으로 자동화, 스마트 매뉴팩처링, 피지컬 AI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질 것으로 보인다.
 
조홍래 총장은 "한국 전문대학의 현장 중심 기술교육 역량과 애리조나주립대학교의 글로벌 교육 네트워크, 산업체의 실무 경험이 하나로 연결돼 국내 교육과 해외 심화학습, 글로벌 기업 인턴십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인재 양성 모델을 함께 만들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테크니션 파이프라인 구축은 대한민국 전문대학의 직업교육은 한 단계 더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혔다.

울산과학대학교 동부캠퍼스 전경. 울산과학대 제공울산과학대학교 동부캠퍼스 전경. 울산과학대 제공

헝가리 현지 대학·대기업과 손잡은 K-컬처·K-직업교육 확산

울산과학대는 헝가리를 거점으로 한 협력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13~14일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제7회 Korea Day KoreaON 한국 문화 페스티벌'에 2만여 명이 몰렸다.

울산과학대는 박철민 주헝가리 대한민국 대사의 지원 속에 K-컬처와 K-직업교육을 함께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차전지·미래모빌리티 분야의 헝가리 현지 진출 기업인 에코프로BM·삼성SDI·LG마그나와 연계한 글로벌 인턴십, 외국인 기술교육, K-뷰티 교육까지 국제 교류 사업을 다각도로 추진해 왔다.
 
대표적으로 '울산과학대-데브레첸대-에코프로BM' 3자는 양 대학 재학생의 공동 학습과 에코프로BM 현장실습, 취업 연계를 골자로 하는 프로그램을 8월 한 달간 시행했다.

나아가 이 협력 모델을 확대하기 위해 'LG마그나-미슈콜츠대', '삼성SDI-오부다대'와도 협의를 거쳤다.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대학이라는 위상을 넘어 일반대학과도 견줄 수 있는 국제적 교육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박철민 주헝가리 대한민국 대사는 "K-팝과 K-드라마로 시작된 한류가 이제는 교육과 산업, 지역문화 교류로 확장되고 있다. 울산과학대는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지역에서 한국의 우수한 직업교육과 첨단산업 역량을 소개하는 민간 외교 플랫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울산과학대 이연주 국제교류원장은 "앞으로도 헝가리를 비롯한 유럽 주요 국가들과의 교육·문화·스포츠 교류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K-컬처와 K-직업교육 세계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울산과학대학교 김강연 기획처장과 이연주 국제교류원장이 지난 6월 헝가리를 방문했다. 울산과학대 제공울산과학대학교 김강연 기획처장과 이연주 국제교류원장이 지난 6월 헝가리를 방문했다. 울산과학대 제공

캠퍼스와 세계 넘나든 확장…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평가 'S등급'

울산과학대는 개방형 설계센터와 F.A.B. Lab을 잇달아 캠퍼스 안에 들였다.

이를 통해 가르치는 대상을 재학생을 넘어 은퇴자와 경력단절자, 지역 재직자까지 넓혔다.

또 국가 표준 콘텐츠 STEP 도입해 언제 어디서나 최신 직무 역량을 익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여기에 ASU와의 한미 글로벌 테크니션 파이프라인, 헝가리 현지 대학·대기업과의 산학협력까지 더해지면서 배움의 무대는 캠퍼스와 지역을 넘어 세계로 확장됐다.

이러한 노력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아 울산과학대는 2025년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 등급을 획득했다.
 
이 같은 교육 확장의 성과는 취업 지표로도 뚜렷이 나타난다.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의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에 따르면 최근 3개년 내내 전문대학 평균 취업률은 일반대학을 꾸준히 앞섰다.

그 격차는 2024년 9%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울산과학대는 3개년 모두 전문대학 평균을 웃돌았다. 2024년에는 75.1%의 취업률로 울산·부산·경남·제주 지역 대형 전문대학(졸업생 1천 명 이상) 중 2위에 올랐다.

졸업생 1870명의 대규모 대학임에도 전국 전문대학 평균을 3%포인트 웃돈 성과다.
 
취업의 질을 보여주는 유지취업률에서도 울산과학대는 2024년 4차 유지취업률 80.5%로 전문대학 평균(75.7%)을 크게 앞섰다.

반도체공학과 21학번으로 지난 2월 졸업한 최재혁 씨는 이런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는 재학 중 클린룸 실습과 포토리소그래피 등 실제 산업현장과 동일한 환경의 실습실에서 현장 감각을 키워 SK하이닉스에 입사했다.

개방형 설계센터·F.A.B. Lab으로 산업현장을 캠퍼스 안에 들이고 ASU·헝가리와의 협력으로 교실을 세계로 넓혀 온 울산과학대의 실험이 학생 개개인의 우수한 취업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울산과학대학교 조홍래 총장. 울산과학대 제공울산과학대학교 조홍래 총장. 울산과학대 제공
 

조홍래 총장 "대학의 다음 과제는 가르치는 대상과 방법 넓히는 것"


울산과학대 조홍래 총장은 전문대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조 총장은 "개방형 설계센터, F.A.B. Lab으로 대학 안에 산업현장을 들이고 ASU·헝가리와의 협력으로 학생들의 교실을 세계로 넓혀 왔다. 이 두 가지 방향은 결국 하나로 만난다"고 말했다.

또 "재학생뿐 아니라 은퇴자와 경력단절자, 지역 재직자까지 가르칠 대상을 넓히고, 국내 강의실을 넘어 미국과 유럽의 산업현장까지 배움의 공간을 넓히는 것이야말로 전문대학이 지역과 산업, 세계와 함께 성장하는 길이라"고 했다.

조 총장은 "여기에 국가 표준 콘텐츠를 갖춘 STEP까지 더해지면, 재학생은 물론 지역 재직자와 성인학습자도 언제 어디서나 최신 직무 역량을 익힐 수 있는 환경이 완성된다"고 했다.

끝으로 "2025년 전문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 최고 등급인 'S' 등급을 받은 것도 이러한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울산과학대는 가르치는 대상과 방법을 계속 넓혀가며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이 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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