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왼쪽),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거기서 원한 것도 아니고 내 혼자 해가지고"(김한정)"그 사람 몰라예"(명태균)오세훈 서울시장의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재판에 등장한 후원자 김한정씨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사이 통화중 발언이다. 오 시장과 무관하게 김씨 본인의 판단으로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읽히는 대목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 측이 제출한 녹음파일을 뒤늦게 증거로 채택했다. 오 시장 측은 해당 파일이 1심 유죄를 뒤집을 핵심 증거로 보고 있다. 야당은 새로운 증거에 기대감을 키우면서도 재판 상황을 차분히 지켜보는 기류다.
17일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김씨와 명씨의 2021년 3월 통화 녹취록을 보면, 당시 여론조사가 어떻게 진행된 건지 오 시장은 알지 못한다고 언급하는 대목이 나온다. 김씨가 자신이 뒤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의 수고로움을 오 시장이 모르는 게 후회스럽다는 취지로 푸념하자 명씨가 이를 알릴 필요도 없다고 대답하는 식이다.
2021. 3. 6. 김한정-명태균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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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 왜 이기는지도 모르잖아요, 자기는. 김한정 : 야, 내가 일하는 게 다 후회스럽다 어유. 명태균 : 그런 거, 그럴 생각할 필요 없어예. 지가 뭐 하든 어쨌든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지는 왜 이기는지도 몰라요. 그거는 진짜 김종인 아니면 할 수, 이길 수가 없어요. 그런데도 뭐. 김한정 : 그거, 야 그게, 응. 그게 나중에 다 알겠지 뭐, 지금 뭐. 명태균 : 나중에 뭐, 그 사람 모릅니다, 형님. 아는 게 뭐 형님, 내가 그 사람 나중에 알겠다가 아니고예. 모른다니깐예. 김한정 : 응. 명태균 : 그 사람 몰라예. 김한정 : 그래? 그 어떻게 알려주노? 명태균 : 알릴 필요도 없어예, 형님. 그건 그 사람 밥그릇이니깐예. 김한정 : 뭔가 알려, 알려줄 필요도 없는. 명태균 : 알, 알릴 필요 없어예. 그냥 이기고 그 사람. 김한정 : 필요도 없는데, 내가 ○○놈이 된 거지. 명태균 : 하여튼 그, 그 오세훈이는. 김한정 : 응. 명태균 : 그 몰라예 모르고. 그, 그래도 그, 걱정하지 마라니깐예. 내가 알아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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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정 : 그러니까 나도 할 얘기도 없고, 뭐 생색낼 것도 없잖아. 그 괜히 내가 ○○놈 돼. 니가 내 입장 봐라. 내가 ○○놈이 됐잖아. 응? 그래서 내가 니하고. 명태균 : 아이, 그. 김한정 : 나중에 그래, 그걸 알아야 된다니까. 나중에는 알아야 되는데, 지금은 어제, 그저께 돼 놓으니까. 명태균 :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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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자신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해석되는 장면도 등장한다. 김씨의 말에 명씨는 오 시장과 김씨의 관계를 몰랐다고 대답한다.
2021. 3. 6. 김한정-명태균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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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정 : 그러니까 여기를 내가 진짜 이 사람, 이 양반 돕고 싶어서 내가 일을 했잖아. 근데 이제 결과가 그래 나오니까. 아이 그거 뭐 거기서 원해, 원한 것도 아니고 내 혼자 해가지고. 이거 니, 니, 니를, 그러니까 나는 결과, 뭐 얘기고, 뭐 할 얘기가 없잖아. 명태균 : 나는 형님하고 오 시장하고의 관계를 잘 몰랐으니까, 김한정 : 응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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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심은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 5건을 의뢰하고 그에 따른 비용 2100만원은 김씨가 대납했다고 봤는데, 이같은 판단과는 다소 배치되는 대목이다. '오 시장이 원한 게 아니라 김씨가 혼자 했다' '김씨와 오 시장의 관계를 몰랐다' 등 대화는 의뢰자와 대납자 그리고 실행자 사이 삼각관계가 형성됐다면 나오기 힘든 발언이어서다.
오 시장 측은 해당 통화 내용들이 김씨가 오 시장과는 무관하게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도 독자적으로 지급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고 보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16일 김씨 측에서 제출한 통화 녹음파일 3건을 탄핵증거로 채택했다. 탄핵증거는 특정 진술의 증명력을 다투기 위한 반대 증거를 뜻한다.
항소심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출됨에 따라 정치권도 향후 재판 추이에 다시금 주목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에서는 1심 유죄가 뒤집힐 수 있다는 반전의 기대감도 엿보인다. 다만 재판의 변수가 많고 외부로 목소리를 냈다가는 자칫 재판부 흔들기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차분히 관망하려는 움직임이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김씨가 비용을 낸 걸 오 시장이 알았는지 여부가 쟁점인데, 항소심에서 이를 탄핵할 증거를 채택하면서 추후 재판이 오 시장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겼다"며 "다만 당에서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거나 그러기는 어려운 문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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