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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원서접수 '꼼수'…타인 명의로 마감 직전 경쟁률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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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깜깜이' 시간에 타인 명의로 허수 지원
"상당수 대학, 수험번호 뒷자리로 접수 인원 가늠"
꼼수 지원 몰리며 서버 부담 커졌나…지적도
입시 공정성 논란…"공정한 경쟁" 규정 어긋나
전문가 "입시 구조상 중대한 문제…경찰 수사 필요"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2027학년도 대학 수시 원서 접수가 마감 직전 시스템 장애를 일으켜 논란이 된 가운데, '제3자 원서 접수'를 통해 경쟁률이 비공개되는 마감 직전 지원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원자만 이같은 방식으로 경쟁률을 파악할 수 있어 입시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방식이 입시 과정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규정하고 있는 '고등교육법'과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교육당국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제3자 원서 접수'로 마감 전 목표 대학 경쟁률 확인 가능

18일 대입 원서 접수 플랫폼 등에 따르면 원서 접수 과정에서 가족이나 지인 등 제3자의 명의를 이용해 원서를 접수하면, 경쟁률이 비공개되는 마감 직전에도 희망 모집단위의 지원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상당수 대학은 원서 접수 시 발급하는 수험번호를 통해 해당 모집단위의 접수 순서를 짐작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험번호가 'XXX00100'과 같은 형태라면 마지막 숫자를 통해 해당 시점까지 100명이 접수했다는 식으로 지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다만 대학마다 수험번호 부여 방식이 달라 일부 대학은 지원 인원을 가늠하기 어렵게 번호를 부여하고 있다.

문제는 공식 경쟁률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마감 직전에 제3자의 명의로 원서를 접수하면, 일부 지원자만 수험번호를 통해 사실상 비공개 상태인 지원 규모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학들은 원서 접수 기간에 경쟁률을 공개하지만, 마감 직전 2~3시간에는 지원 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비공개로 전환한다. 지원자들이 경쟁률을 보고 특정 모집단위로 한꺼번에 과하게 몰리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지원자는 경쟁률이 비공개되기 전 마지막으로 공개된 경쟁률을 확인한 뒤 원서를 접수한다.

그런데 경쟁률 비공개 시간에 가족이나 지인 등 제3자의 명의로 희망하는 모집단위에 원서를 접수한 뒤 수험번호를 통해 지원 규모를 추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지원할 모집단위를 정하는 방식이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입시 컨설팅 업체나 학부모 사이에서도 이같은 방식이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원자가 적은 모집단위일수록 수험번호를 통해 확인한 지원 규모가 실제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원서 접수 플랫폼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상당수 대학에서 수험번호 중 마지막 숫자를 접수한 인원으로 표기하고 있다"며 "구조적으로 경쟁률이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시간에도 다른 아이디를 활용하면 지원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과 원서 접수 대행업체 측은 이같은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제재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수험번호는 대학별로 부여하는 방식이어서 일률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며 "접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허수나 단순 실수 등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막판에 꼼수 몰리면서 서버 터졌나…'불공정 경쟁' 논란도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번 원서 접수 시스템 장애를 두고 마감 직전 경쟁률을 확인하려는 접속과 실제 지원을 위한 접속이 동시에 몰리면서 서버에 부담이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교육당국은 보안 업데이트 과정에서 발생한 버그와 함께 지난해보다 증가한 트래픽을 시스템 장애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유웨이어플라이 관계자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트래픽도 전년 대비 3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입시 공정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잇따르고 있다. 현행 고등교육법과 대교협의 대학입학전형기본사항은 대입 전형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식 경쟁률이 비공개된 시간에 일부 지원자만 수험번호를 이용해 지원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면 지원자 간 정보 접근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위 원서 접수를 위해 가족이나 지인의 개인정보를 동원할 수 있는 수험생과 그렇지 못한 수험생 사이에 정보 격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이같은 편법이 정시 원서 접수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시는 해당 연도 수능 성적표를 받은 사람만 원서를 접수할 수 있어 수시에 비해 제약이 있지만, 경쟁률 확인을 위한 제3자 명의 접수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쟁률을 부풀리기 위한 허위 원서 접수에 악용된 사례도 있다. 실제로 2019년에는 친구와 선·후배 등 지인들의 명의를 이용해 허위 원서를 접수해 경쟁률을 높이는 방식을 사용한 지원자가 경찰에 적발됐다. 해당 지원자는 중앙대와 홍익대, 한양대의 소수 인원 선발 전형에 여러 명의 명의로 허위 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통화에서 "실제로 해당 편법을 활용한 사례가 발견될 경우 대학 입시의 중대한 구조적인 문제점이 발견된 것"이라며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에 착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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