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시철도 2호선 중동역 인근에 위치한 해운대(수도권) 시외버스 정류소. 정혜린 기자부산의 대표 관광거점으로 꼽히는 해운대의 열악한 시외버스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되던 환승센터가 정부 기본계획에서 제외되며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비 확보와 환승센터 지정을 위한 법적 절차 등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지자체의 적극적인 공동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관광지' 해운대의 민낯…갓길 승강장에 덩그러니 놓인 관광객들
평일 오후 부산 도시철도 2호선 중동역 2번 출구 인근. 도로변에 덩그러니 위치한 버스 정류장에서 커다란 짐가방을 든 외국인 관광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일반 시내버스 정류장과 다를 바 없는 단출한 시설물이지만, 수도권으로 향하는 시외버스 등 여러 노선이 오가는 정류소다. 정류소에서 50m가량 떨어진 건물 상가에 마련된 시외버스 대기실에도 승차권 발급기와 의자 몇 개가 전부였다. 차도 갓길에 버스가 정차하자 외국인 관광객은 불안한 표정으로 버스 앞 전광판과 휴대전화를 번갈아 확인하며 행선지를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시외버스 기사는 "터미널다운 건물이 없으니 승무원들은 물론 승객들도 여유롭게 버스를 기다릴 공간이나 편의시설이 전혀 없어 불편이 크다"며 "정류소 표지판만 달랑 있다 보니 타는 곳을 몰라 우왕좌왕하거나 물어보는 분들이 태반이다. 우리나라 사람도 헷갈려하는데 외국인 관광객들은 오죽하겠냐"고 토로했다.
부산 해운대(수도권) 시외버스 정류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정혜린 기자영남권 노선까지 합류 예정, 무단점유 컨테이너 신세 벗어나나 했더니
현재 이곳은 인천공항과 서울 남부 등 수도권 노선 시외버스 정류소로만 운영되고 있지만, 당장 다음 달부터는 기존 해운대역 인근에서 운영되던 영남권 시외버스 정류소도 이곳으로 이전될 예정이다.
그동안 영남권 해운대 시외버스 정류소는 임차 부지 계약이 종료된 후 인근 부지를 무단 점유한 채 컨테이너 매표소 형태로 불안정하게 운영되어 왔다. 결국 이전을 결정했으나, 기존 수도권 정류소와 함께 도로변 갓길 승하차 방식을 이용하게 되면서 부산 대표 관광거점이라는 위상에 비해 광역교통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지적을 더욱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해운대에서는 늘어나는 국내외 관광객을 원활하게 수용하고 교통 편의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대로 된 광역 환승센터 조성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해운대 C-HUB' 정부 기본계획서 최종 제외…사업 추진 비상
이에 부산시는 도시철도 2호선 중동역 공영주차장 부지에 시외·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연결하는 종합환승센터인 '해운대 C-HUB 스테이션'을 2030년까지 구축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전체 사업비 290억 원 중 87억 원은 국비로 충당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국토교통부의 '제4차 환승센터 및 복합환승센터 기본계획'에서 최종 제외되면서 사업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 관계자는 "정부 기본계획 반영이 무산되면서 예산 확보와 법령상 환승센터 지정을 위한 절차 등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C-HUB 스테이션의 규모와 건축 비용 등을 산출하기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추진 방향에 대해 내부적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최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를 직접 방문해 해운대 C-HUB 스테이션 사업의 필요성을 다시 피력하고 국가계획 반영을 재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이전을 앞둔 부산 해운대 시외버스 정류소. 현재 부지를 무단 점거해 임시 컨테이너 정류소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정혜린 기자"연간 50만 명 오가는데…" 해운대구의회 "시·구 공동대응체계 구축해야"
지역사회에서는 '글로벌 관광도시'로서의 위상 정립과 관광객 편의, 주민 안전을 위해 지자체가 광역 교통 인프라 구축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길 촉구하고 있다. 해운대 시외버스 정류소는 연간 5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전국 20개 이상의 노선이 오가는 핵심 광역교통 거점인 만큼, 임시 승강장 수준을 벗어난 복합 환승센터 건립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18일 열린 부산 해운대구의회 본회의에서도 해운대 시외버스 복합환승센터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5분 발언에 나선 해운대구의회 이태희 의원은 부산시와 해운대구가 환승센터 조성을 위해 사업계획을 보완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해운대구의회 이태희 의원은 "관광객이 편리하게 이동하고 주민의 일상과 교통환경이 보호되어야만 진정한 관광 도시라 할 수 있다. 미래 지향적인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C-HUB 스테이션이 해운대의 새로운 교통 관문으로 완성될 수 있도록 부산시와 해운대구의 공동대응체계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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