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 연합뉴스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장이 현 정세를 '대(對)조선 적대성의 신기록들이 창조'되는 상황으로 평가하고 이에 맞서 향후 공세적 대응을 대폭 강화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최근 북미 간 대화 재개 가능성이 거론되면서도 세부 조건을 놓고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북한의 이런 언동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을 카드 삼아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부장은 지난 17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담화에서 '퍼시픽 뱅가드 2026' 등 미국 주도의 다국적 연합군사훈련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철두철미 미국이 지역에서의 진영대결을 위해 고안해낸 또 하나의 위협적인 전쟁놀이"라며 "불순한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비례성 또는 그를 능가하는 공세성을 띤 반응행동에서도 신기록이 창조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자신을 겨냥한 한미·한미일 훈련 외에, 미국이 호주나 인도네시아 등 다른 역외국가와 벌이는 연합훈련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반응은 이례적이다.
같은 날 김여정 부장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의 북한 비핵화 촉구에 "귀에 익은 잡소리"라고 일축하는 등 하루 두 차례의 담화를 발표한 것 역시 흔치 않은 일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이 사거리나 비행고도, 발사 수량 등을 의미하는 '신기록'을 언급한 것은 괌 등 해외미군 거점, 미 본토까지 겨냥한 중장거리전략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2024년 10월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중단해왔고,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도 2025년 1월 이후 모라토리엄을 유지한 채 단거리 미사일 도발만 이어왔다.
양 교수는 북한이 연내 북미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수도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거명하지 않음으로써 정상회담의 문을 열어놓되,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훈련 중단 결단을 내리라는 간접 메세지를 내포한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한반도 차원에서의 한미연합훈련 비난에 국한하지 않고, 아태지역 전역의 다국적 훈련들을 총망라해 비난의 전면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라고 짚었다.
임 교수는 북한의 노림수와 시사점에 대해 "더욱 위력적인 신형 발사체 시험이나 전략자산 운용을 포함한 군사적 도발 수위를 이전보다 파격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그 어떤 대화 제의도 (이제는 미국 주도 다국적 연합훈련까지 포함한) 정세 악화 원인을 제거하지 않는 한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헌법에 기초한 핵보유국 지위를 바탕으로 한 강대강 대치 기조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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