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24일 예고된 정상회담은 지난 5월 회담보다 복잡한 변수가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무역 휴전을 연장하는 수준에서 큰 성과 없이 이번 회담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어떤 조합으로 거래가 성사되느냐에 따라 새로운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I 패권 경쟁 속 '종말론' 대두
미국이 중국 인공지능(AI)의 지적 재산권 침해 문제를 강하게 제기한 가운데, 최근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AI의 위협론이 부상하면서 협상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를 필두로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무스타파 술레이만 MS AI CEO 등 상당수 AI 업계 수장들이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도 AI를 인간 통제 아래에 둬야 한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AI 군대를 창설하겠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중국과 세계 나머지 국가들보다 앞서고 있으며, 나는 이 상황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AI 종말론이 대두됐을 때도 "역겨운 음모"로 일축한 것과 비슷한 반응이다.
그와 달리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백악관과 정부 내에서는 AI를 통한 금융기관 해킹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현지시간) 열리는 유엔총회에서도 샘 올트먼 CEO가 브리핑에 나서는 등 AI 안전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룬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논의가 더욱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는 선에서라도 두 정상이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다만 미국은 딥시크, 문샷 등 중국 AI 기업들이 증류 기법을 활용해 자국 기업의 학습 데이터를 베꼈다고 발표한 데 대해, 중국은 "미국 기업들도 증류 기법을 쓴다"고 반박하는 등 AI 패권 경쟁도 동시에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어 두 사람이 의견을 좁힐지가 관건이다.
트럼프 '경제'에 올인… BYD 회장 동행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경제 이익을 챙기기 위한 시 주석에 대한 구애를 되풀이할 전망이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23일 도착하는 시 주석을 맞이하기 위해 직접 공항으로 나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음 날 만찬회 역시 여느 때와 달리 성대하게 치러질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방중 기간에도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한껏 추켜세웠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물가 상승에 대한 불만을 잠재울 경제적 성과를 원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 간 무역 불균형 해소와 항공기·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지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로 합의한 미·중 무역위원회는 조만간 출범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각각 최대 300억 달러(약 44조 원) 상당의 비(非)민감 품목에 대해 관세를 낮추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간다.
연합뉴스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의 왕촨푸 회장이 시 주석의 미국 방문 수행단에 포함될지도 관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 관세로 미국 시장 진입이 막힌 중국 자동차 기업들에게 문을 열어줄 의향을 내비쳤다. 그는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생각이지만, 미국 자동차 업계는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잉 생산을 이유로 중국에 부과하려던 추가 관세 발표를 늦추려 하는 것도 경제 관련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답 없는 김정은…시진핑 중재 나설까
이번 회담에서는 한반도 이슈가 좀 더 중요하게 다뤄질 공산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중재 역할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전·현직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은 이란을 상대로 시작한 인기 없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전쟁에서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부쩍 거리를 좁히고 있다. 중국의 당·정·군 청년 간부들이 7년 만에 대표단을 조직해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12년간 개통이 미뤄진 신압록강대교도 개통이 임박했다.
시 주석이 중재에 나선다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재확인하면서 다른 현안에서 협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 상황이 최근 크게 나아졌고, 중국·러시아의 지원으로 외교·군사적 입지도 넓어졌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핵보유국 인정을 사전 조건으로 내세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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