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반 조종 시스템, 디지털 계기판, L2 자율주행 보조 등을 적용한 FAW의 트럭 운전 공간(운전석) 플랫폼 싱치(星棋)의 모습. 정영철 기자한때 '중국의 디트로이트'로 불렸던 중국 동북 지린성의 성도인 창춘(長春). 1953년 중국 최초의 자동차 생산업체인 중국 제일자동차(一汽·FAW)가 설립돼 첫 국산 트럭(지에팡·解放)과 최고급 관용차(홍치·红旗)를 생산하면서 중국 자동차 산업의 발상지로 명성을 얻은 곳이다.
하지만 디젤엔진의 쇠퇴와 함께 지역경제가 위기에 봉착했다.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친 2022년에는 중국 23개 성도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4.5%)을 보이며 곤두박질친 것이다. 이런 창춘의 경제를 극적으로 다시 일으켜 세운 건 다름 아닌 트럭이었다.
비결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공정에 적극 도입하고 내연기관을 탈피해 신에너지 차량 생산에 적극 나선 데 있다.
중국 지린성 창춘에 있는 FAW 공장에서 조립과정에 있는 트럭이 다음 공정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트럭은 무인 운반차(AGV)가 스스로 정해진 자리에 옮겨다 놓는다. 정영철 기자 대형 트럭 나르는 무인 운반차
지난 15일 찾은 창춘의 FAW 트럭 생산 공장에 들어서니 일부 직원들이 무인 운반차(AGV)가 실어온 트럭을 분주히 조립하고 있었다.
좀 더 안쪽으로 가보니 로봇팔이 순식간에 타이어를 집어들어 차량에 부착하는 모습이 보였다. 카커스, 비드, 벨트 등 별도의 공정이 한꺼번에 척척 진행됐다.
리저 공장장은 "타이어 스마트 동시 조립 시스템은 완전 자동화돼 인력이 필요 없다"면서 "정밀도가 상당히 높아 오차 범위가 0.2mm 이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2D 오류 방지, 3D 위치 측정, 일체형 지그(고정장치) 등 총 10가지 기술이 적용됐다고 리 공장장은 덧붙였다.
공장 안에서는 AGV(무인 운반차)가 부품부터 절반 이상 조립된 대형 트럭까지 이러저리로 옮겼다.
궈진쥔 해외 영업부장은 "AGV가 자재를 정확한 위치로 운반하고, 검사 결과는 컴퓨터 시스템에 자동으로 기록된다"고 말했다.
이 공장은 또 타이어, 브레이크 등 핵심 부품을 검사하는 데 스마트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그만큼 오류를 줄일 수 있게 됐다.
FAW 트럭 공장은 AI를 활용한 생산 관리와 로봇 조립 라인 도입을 통해 생산 효율을 20% 이상 높였다.
바퀴형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기 위한 실험도 진행 중이다. 회사는 로봇 회사인 웨취안바이오닉스와 함께 실험실을 만들어 보원(博文) 로봇이 자동차 조립 등 설정된 작업을 수행하면서 데이터 수집도 병행하고 있다.
이 로봇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바퀴로 움직여 좁은 공간에서도 동선이 자유롭고, 하체를 고관절·무릎·발목 등 3단계로 접을 수 있다. 인간과 유사한 수준으로 8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하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바퀴가 달린 로봇 보원(博文)이 FAW의 가상 작업공간에서 물건을 나르고 있다. 정영철 기자 전기 트럭 덕분에 GDP 상승 반전
FAW 트럭 공장이 활기를 되찾은 것은 이런 첨단 기술 덕분만은 아니다. 일반 승용차보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트럭도 내연 중심에서 전기·하이브리드로 전환하면서 상승 반전이 이뤄졌다.
2020년부터 상용화한 물류용 전기 트럭인 JK6, 타이거 EV 등은 2023년부터 판매량이 급증했다. 창춘 경제성장률(GDP)이 6.6%를 기록하며 가파르게 반등할 때와 시기적으로 정확히 일치한다.
작년에는 신에너지 트럭 판매량 4만 4천대로 전년 대비 184.3% 성장했다. 창춘의 GDP는 2024년부터 5% 안팎을 기록하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유홍지엔 수석 엔지니어는 "최신 모델인 J7에는 L2 자율주행 가능한 중대형 트럭도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수소 트럭도 연구개발 중이다.
국내 판매를 넘어 아프리카·동남아·남미 등 해외에서도 판매량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궈 부장은 "현재 전 세계에 25개의 반조립(KD)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베트남, 멕시코 등에서 매년 4~5개의 신규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FAW 트럭은 현재 105개국에 영업 및 서비스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지에팡(Jiefang·解放) 브랜드는 누적 판매량 약 900만 대를 기록했다.
FAW의 6×6 오프로드 캠핑카(RV) 쉐잉(雪鹰). 군용 트럭 기술을 바탕으로 한 쉐잉은 험준한 환경에서도 이동과 숙박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정영철 기자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