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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탄원서' 후폭풍 속…민생으로 넘어가려는 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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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지 않는 '김승원 탄원서' 후폭풍
당정 일치 내건 여당, 인사 책임론서 벗어날까
당내선 '김민석 사과' 목소리도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황진환 기자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황진환 기자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물러났지만 그의 추가 의혹을 담은 탄원서를 둘러싼 후폭풍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 전 후보자를 끝까지 감쌌던 더불어민주당은 인사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당내에선 김민석 대표가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김 대표는 일단 민생 행보에 화력을 집중하며 국면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가시지 않는 '김승원 탄원서' 후폭풍

김 전 후보자는 지난 19일 자진 사퇴했지만 전직 보좌진들이 작성했다는 탄원서 논란은 오히려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인사청문회부터 이재명 대통령 회견, 김 전 후보자 사퇴까지 이어진 길목마다 탄원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두고 의문이 커지면서다.

김 전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15일 열렸고, 이틀 뒤인 17일 낮 국회 법사위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청문보고서를 단독 채택했다. 그런데 바로 그 직전, 전직 보좌진이 작성한 탄원서가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탄원서에는 과거 성추행과 사건 무마 정황, 추가 음주운전, 보좌진을 향한 상습 폭언, 경기도당 회계 부정 의혹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뒤인 18일 이 대통령은 회견에서 김 전 후보자 임명을 두고 "아직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국민 눈높이를 거론했다. 전날 청문보고서 채택으로 임명 수순이라던 관측과는 사뭇 다른 기류였다. 회견 뒤엔 탄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한 전직 보좌관이 김 전 후보자를 수원에서 직접 만나 사퇴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김 전 후보자는 검찰개혁을 매듭짓고 싶다며 사퇴에 선을 그었다고 한다. 야권에선 이 만남을 두고 무마 시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전 후보자는 결국 19일 "대통령 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며 스스로 물러났다. 청문보고서 채택 이틀 만이었다. 사퇴에 선을 긋다 하루 사이 거취를 뒤집은 셈이어서, 그 사이 탄원서가 낙마의 결정적 방아쇠가 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에 퍼졌다. 청와대는 "인사 관련 사안은 확인이 어렵다"며 함구했고, 김 전 후보자 측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오류가 있다"고 반박했다.

정작 김 대표는 탄원서의 존재를 몰랐다는 게 당의 설명이다. 5선의 박지원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사퇴 발표 전날 밤 전남 해남에서 김 대표와 만나 김 전 후보자 거취를 상의했다고 전하며 "김민석 대표도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도 "김 대표가 탄원서를 보지 못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박성준 수석대변인 역시 21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원서 얘기가 많이 나와 확인해 봤는데, 당에 접수된 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날 "전혀 아는 바가 없다"던 데서 나아가, 당 차원의 접수 사실 자체를 공식 부인한 것이다. 탄원서를 낸 전직 보좌관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엔 탄원서 내용을 전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문서가 청와대에 접수됐는데도 당이 그 사실조차 몰랐다면, 인사 검증을 둘러싼 당·청 정보 공유에 허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 단독으로 청문보고서를 밀어붙이는 동안 정작 후보자 거취를 흔들 주요 변수는 끝까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부적격 인사였다는 점을 걸러내지 못한 책임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당정 일치 내건 여당, '인사 책임론'서 벗어날까

생각에 잠긴 민주당 김민석 대표. 연합뉴스생각에 잠긴 민주당 김민석 대표. 연합뉴스
'당정 일치'를 앞세워 온 김민석호 민주당으로선 인사 책임론에서 비켜서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후보자의 잇단 논란에 직언으로 제동을 걸기보다 "지켜볼수록 잘된 인사"라며 감싸는 데 무게를 실었던 탓이다.

당 안에서도 검증 부실을 인정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원조 친명(친이재명)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우리도 팔이 안으로 굽는 측면이 있었고, 현역 의원 불패 신화도 있었다"며 자당·현역 의원에 대한 검증이 느슨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집권 중반기로 접어드는 시점인 만큼 청와대 내 인사 시스템 점검과 대책, 로드맵을 잘 준비해 동일한 실수가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가 사과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됐다.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이 진지하게 대국민 사과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진 현실 정치에 대해 집권여당 중진의원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김민석 대표도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민들에게 잘못한 것을 진지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에서도 책임을 지는 움직임이 나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강 실장 사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이제는 빠르게 정리할 건 정리하고 다음 국면으로 넘어갔으면 한다"고 했다. 인사 논란을 서둘러 털어내고 싶어 하는 당내 기류가 읽히는 대목이다.

실제로 당의 시선은 이미 다음 국면에 가 있다. 추석 밥상 민심을 겨냥한 민생 행보로 갈아타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21일 새벽 시내버스 차고지를 찾아 현장 목소리를 들은 뒤 당 유튜브 '민티07'에 출연해 "이제는 모든 힘을 민생과 정책, 현장에 하나로 모으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후폭풍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국면 전환이 매끄럽게 이뤄질지다. 탄원서 내용과 인사 검증 실패 논란이 이어지는 한 민생 메시지가 묻힐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에서도 나온다. 민주당은 김 전 후보자가 사퇴로 책임을 졌다며 사안을 매듭지으려 하지만, 인지 시점 공방과 검증 실패 논란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진통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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