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교육청 제공비용 부담과 안전 우려를 낳았던 강미애 세종교육감의 대표 공약 '글로벌 진로탐험대'가 사회보장위원회 제도조정전문위원회의 수정·보완 요청을 거쳐 국내·아시아 15개 코스로 축소하는 조치안을 마련했다.
앞서 교원단체 등의 반발 속에 시교육청은 본인부담금을 정액제로 바꾸고 팀별 안전 인력을 늘리는 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나섰지만, 사업 예산과 코스별 세부 일정은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조치안이 이런 우려를 얼마나 달랬는지, 교원단체와 학부모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22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사업은 관내 중학교 3학년 희망 학생 약 5400명을 대상으로 내년 1~2월 겨울방학 중 진행된다. 학생이 진로 분야에 따라 국내외 15개 코스 가운데 하나를 골라 참여하며, 국내는 3박 4일, 국외는 4박 5일 일정으로 정했다.
사업비는 원가계산 기관 산출 결과를 토대로 약 196억 원으로 책정했고, 이 가운데 학생 본인부담금은 약 17억 원으로 잡았다. 이 예산은 2026년 제2차 추경 예산안으로 시의회에 제출된 상태로, 심의를 거쳐야 비로소 확정된다.
조치안이 나오기까지는 협의와 반발이 겹쳤다.
시교육청은 지난 6월 29일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보건복지부에 사업 신설 협의를 요청했다. 8월 공개된 초기 구상은 미주·유럽을 포함해 최대 5박 7일, 본인 부담은 총경비의 30% 이내였으나, 9월 4일 사회보장위원회 제도조정전문위원회 심의에서 제동이 걸려 8일 수정·보완 요청받았다.
이에 시교육청은 대상 지역을 국내·아시아권으로 좁히고 본인부담금을 1인당 35만 원 정액으로 바꾼 조치안을 9월 10일 제출했다. 복지부는 1차년도 시범운영 후 효과를 평가해 장거리권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조건으로 17일 협의를 완료했다.
다만 시교육청이 내놓은 15개 코스도 '편성안' 단계로, 코스별 방문 기관과 세부 일정은 운영 업체 선정 과정에서 확정된다.
글로벌 진로 탐험대 학부모 간담회. 세종교육청 제공형평성 논란을 낳았던 본인부담금은 국내·국외 구분 없이 1인당 35만 원 정액으로 정리했다. 부담금에 차이를 두면 가정 형편에 따라갈 수 있는 코스가 나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용이 아니라 진로 분야를 기준으로 코스를 고르도록 금액을 통일했다는 게 시교육청 설명이다.
교육비 급여 수급 학생 등 취약계층은 전액 지원하고, 지원 사실이 다른 학생에게 드러나지 않도록 절차도 마련했다. 나머지 경비는 교육청이 부담하며, 1차년도 재원은 2026년도 1회 추경에서 내부 유보금으로 편성된 182억 원을 우선 활용해 기존 사업 예산을 줄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전 대책도 조치안에 담기며 학생 15명 단위 소규모 팀마다 인솔자 1명과 운영 업체 소속 안전요원 1명을 배치했다. 4개 팀 60명 단위인 '단'에는 단장 1명과 간호사 1명을 배치해 간호사가 전 일정을 동행한다.
교육청은 운영 기간 비상 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하고 학부모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체계도 함께 운영하며, 참여 학생과 인솔 인력 전원 여행자보험 가입을 전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전교조 세종지부가 교사 10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2.5%는 이 사업이 교육적으로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안전사고 발생 시 교사를 보호할 법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응답이 89.7%로 가장 많았고, 해외 인솔·안전관리 책임이 과중하다는 응답(82.8%), 자부담으로 인한 학부모 부담과 취약계층 소외 우려(80.0%)가 뒤를 이었다.
세종교사노동조합과 전교조 세종지부는 각각 지난 7월 8일과 14일 강 교육감과의 첫 간담회에서 예산 타당성과 교육적 효과 검증, 교사의 인솔·행정 부담 증가를 지적하며 사업 폐지를 요구했다. 강 교육감은 이 사업이 학교 교육과정이 아닌 교육청 사업이라는 입장을 밝혀 시각차만 확인한 채 간담회를 마쳤다.
지난달 27일 열린 학부모 간담회에서도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추가 우려가 나왔다. 참석자들은 지원 경계선에 있는 가정의 부담 완화 방안, 국내·국외 프로그램의 질적 균형, 사고 발생 시 책임과 대응 체계, 일회성 체험에 그치지 않는 사후 진로 연계 방안을 요청했다.
시교육청은 방문 국가와 세부 일정 등 확정되지 않은 사항을 사업계획 확정 이후 학교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다. 9~10월 시의회 심의를 거쳐 세부 계획이 확정되면, 10~11월에는 학교운영위원회 심의와 학생 참가 신청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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