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청 전경. 정읍시청 제공이주노동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고용주가 여권을 빼앗는 사례가 수시로 발생하는 가운데, 이번엔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의 도주를 막겠다며 여권 수십 개를 보관하며 장기간 돌려주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22일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지난
5월 초 필리핀에서 입국한 계절근로자 A씨는 입국 첫날 전북 정읍시에 여권을 제출했지만 이후 넉 달이 넘도록 돌려받지 못했다. A씨와 같이 여권을 돌려받지 못한 이주노동자는 60여 명에 달했다.
여권을 돌려달라는 요구에 정읍시는 "과거 계절근로자들이 작업장을 이탈하는 사례가 많아 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초
필리핀 측과의 MOU에 여권 보관 조항이 있다고 답변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권 보관 조항은 허위임이 드러났고, 정읍시는 그제서야 A씨를 포함한 60여 명의 여권을 모두 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정읍시 관계자는 "필리핀과의 MOU 등 여권 보관 조항은 없는 것이 맞다"며 "여권 보관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사과했다.
고용주들의 여권 갈취로 인한 피해사례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 2025년 2월 E-9(고용허가제) 비자로 입국한 테스 씨의 경우 전북 고창군의 한 농장에서 배합기에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
이후 해고를 당한 테스 씨는 농장주에게 여권을 요구했으나, "대신 내준 병원비 약 1천만 원을 돌려주지 않으면 여권을 줄 수 없다"고 협박을 당했다.
테스 씨가 일하다 사고를 당한 배합기.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김현주 PD명백한 법 위반…인권단체 "전수조사하고 엄정 처벌해야"
이처럼 고용주는 물론 자치단체에서까지 벌어지고 있는 여권 갈취 행위에 대해 전수조사와 엄정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모두를위한이주인권문화센터는 "이주노동자의 여권을 가져간 행위는
출입국관리법·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또한 법무부가 만든 인권 실태 점검 체크리스트의 단속 대상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전북이주인권노동네트워크 역시 "정읍시를 비롯해 계절근로자를 유치한 전북 도내 모든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자체 스스로가 아닌 외
부의 독립적인 기관이 참여하는 전수 실태조사를 즉시 실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해 당사자가 될 수 있는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인권 실태 점검은 이번 사례처럼 형식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음이 이미 확인됐다"며 "민간 전문가, 이주인권단체, 외국인 당사자가 함께 참여하는 상설 점검·감독 체계를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인권 단체는 "여권을 가져간 행위는 출입국관리법·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전북 모든 지자체를 대상으로 외부 독립 기관이 참여하는 전수 실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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