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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단독]교사 지시로 80kg 학생 옮긴 사회복무요원…아동학대 입건 ②[단독]교육청·병무청 핑퐁싸움 속 갈 곳 잃은 사회복무요원 ③[단독]특수교사 아동학대 신고 86%가 '정당한 생활지도'…기소는 1건 (계속) |
특수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신고 가운데 '정당한 생활지도'로 교육감 의견서가 제출된 뒤 수사가 종결된 사건의 90%가 '혐의없음'으로 처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특수교육의 특수성이 아동학대 신고와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다며, 구체적인 신체적 개입 기준 마련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당한 생활지도' 의견서 제출 사건 90% 무혐의…기소는 1건
23일 CBS노컷뉴스가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실로부터 확보한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교육감 의견서 제출 제도가 도입된 2023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특수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한 아동학대 신고는 총 58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0건에 대해 교육감이 '정당한 생활지도'라는 의견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했다.
교육감 의견서 제출제도는 교사가 아동학대 신고를 받아 수사를 받을 때, 시·도 교육청이 사안을 검토해 교육감 의견서를 작성해 수사기관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보호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정당한 생활지도'로 교육감 의견서가 제출된 50건 중 현재까지 수사가 종결된 30건을 보면, 90%인 27건이 '혐의없음'으로 최종 종결됐다. 27건 가운데 경찰 수사 개시 전 불입건으로 종결된 건이 9건, 검찰 단계에서 불기소 처분된 사건이 18건이다. 기소된 건은 1건에 불과했다.
다만 해당 통계는 전국 특수학교 172곳에서 근무하는 교원에만 한정돼 있어, 전체 특수교사의 절반 이상이 속해 있는 일반학교 특수학급 교사와 현장에서 지도를 함께 담당하는 사회복무요원·교육공무직 등 보조인력은 제외돼 있다. 특히 보조인력의 경우 아동학대 신고나 수사와 관련한 별도의 통계가 관리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이 특수교육 현장에서 아동학대 신고가 최종 무혐의로 종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일단 신고가 이뤄지면 당사자는 최종 처분이 나올 때까지 수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인선 의원은 "무분별한 신고로 특수교육 현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절차 개선과 보조인력 지원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AI 제작 그래픽.앞서 CBS노컷뉴스는 교사의 지시에 따라 장애학생을 이동시켰다가 아동학대 혐의로 입건된 사회복무요원의 사례를 보도했다. 서울의 한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 김모(24)씨는 지난 7월 체육 수업 도중 바닥에 누운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을 교사의 지시에 따라 붙잡고 이동시켰다가 제3자의 고발로 아동학대 혐의 수사를 받게 됐다. (관련 기사 : [단독]교사 지시로 80kg 학생 옮긴 사회복무요원…아동학대 입건)
김씨는 이와 관련해 교육청과 병무청에 법률 상담과 변호사 지원 등을 요청했지만, 두 기관 모두 "관련 규정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에 김씨는 사비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경찰 조사 출석을 위해 개인 휴가를 사용하는 등 홀로 수사 과정을 감내하고 있다. (관련기사 : [단독]교육청·병무청 핑퐁싸움 속 갈 곳 잃은 사회복무요원)
"신체적 지원 필요한데"…현장에선 구체적 기준 요구
현장에서는 특수교육의 특수성과 교육적 맥락이 아동학대 신고와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전국특수교육노조 정원화 정책실장은 "(사회복무요원 사례처럼) 아이가 누워 있고 싶을 때 제지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라며 "약속을 하거나 보상을 말하는 등 여러 수단도 통하지 않고, 그런 행동이 아이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면 강제로 들어서 옮길 필요도 있는 게 교육"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폐 아이들의 경우 텐트럼(분노 발작)이 일어나면 깨물고 꼬집고 때리는데, 소리 질러서 제지하면 정서학대가 되고 때리려는 아이의 손을 잡아 막으면 신체학대가 된다"며 "선생님들은 말릴 수도 없고 혼낼 수도 없어 그냥 맞고 피하는 게 다반사"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반 교육 현장과 달리 특수교육 현장은 신체적 지원이 많이 필요하다"며 "이런 교육적 맥락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 것이 지금 아동학대 신고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지역의 한 초등학교 특수학급 교사 A씨는 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 중재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씨는 "현행 교육부 행동중재 매뉴얼은 '최소 접촉으로 아이를 따로 데리고 나온 뒤 별도의 공간으로 격리하라'는 수준으로 추상적이라 현장에서 행동 근거로 삼기 부적합하다"며 "가위를 들고 협박하는 학생을 제지하다 힘싸움이 일어나 멍이 들면 아동학대가 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신체적 개입의 허용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실질적 매뉴얼이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사 과정에서 교사와 보조인력 등이 겪는 정신적 고통과 행정력 손실도 문제로 지적된다.
A씨는 "신고를 받으면 가장 힘든 것은 조사 자체보다 기간과 불확실성"이라며 "동일한 진술을 여러 번 반복하지 않도록 하고, 목격자 진술이나 CCTV 증거 등 학대 정황이 없으면 조기에 종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입법 움직임도 있다. 아동학대 사건 가운데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었다'고 의견을 낸 경우 경찰이 수사를 종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현행법상 아동학대 사건은 경찰 단계에서 '혐의없음' 판단을 내리더라도 검찰로 모두 송치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특수교사 인력 자체를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 실장은 "현재 특수교사 인원이 부족하다보니 사회복무요원 등 보조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아무 전문성 없는 젊은이들을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교육 현장에 덜렁 내버려두는 것도 국가의 무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수교육 대상자 수는 매년 늘고 있는데,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교사를 확충해야 현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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