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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세법, 해외선교의 길은 변함없이 열려 있다"…관리·투명성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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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토브협회, 개정세법 실무 설명회

신천지 해외 송금 대법원 판결 뒤 시행령 정비
"정상적 선교사 파송·사역비 집행은 일률적 제한 아냐"
공익성·목적사업 사용 여부가 핵심…관리·증빙 필요
개인 계좌 대신 단체 관리 계좌로…사전 심의·사후 보고 강조
"자금 지원 넘어 현지 자립 돕는 선교로 전환해야"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NPOpia홀에서 진행된 토브협회의 '개정세법과 해외선교비 실무 기자회견 및 설명회'.  토브협회는 한국교회 구조 회복의 핵심인 교회재정을 성경의 원리를 바탕으로 건강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립됐다. 오요셉 기자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NPOpia홀에서 진행된 토브협회의 '개정세법과 해외선교비 실무 기자회견 및 설명회'. 토브협회는 한국교회 구조 회복의 핵심인 교회재정을 성경의 원리를 바탕으로 건강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립됐다. 오요셉 기자
해외 선교비 관련 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증여세 과세와 선교 위축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선교계와 회계 전문가들은 해외선교의 길은 변함없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사단법인 토브협회는 21일 서울 종로구 NPOpia홀에서 '개정세법과 해외선교비 실무 기자회견 및 설명회'를 열고, 올해 2월 개정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과 법인세법 시행령의 내용, 해외 선교 현장의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토브협회는 "최근 발표된 개정세법으로 교회와 선교단체 안에서 해외선교비 집행과 송금에 대한 오해와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며 "개정세법의 적용 범위를 정확히 해석해 오해를 바로잡고, 교회와 선교단체가 안심하고 선교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적법한 선교비 집행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설명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발제자들은 이번 개정이 해외 선교 자체를 막는 조치라기보다 해외로 보내는 선교비의 사용과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려는 데 초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와 선교단체가 선교비의 목적과 사용처를 분명히 정하고, 현지 집행과 결과를 관리할 수 있다면 오히려 선교비 집행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천지 해외 송금에서 촉발된 법 개정


이번 논란은 신천지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LA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해외 지교회에 약 85억 원을 송금한 사건에서 시작됐다.

과세당국은 이 송금에 가산세를 포함해 약 50억 원의 증여세를 부과했지만, 대법원은 2025년 5월 과세 처분 취소 판단을 확정했다. 당시 시행령에는 외국 소재 종교단체나 비거주자를 공익법인 등에서 제외한다는 제한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정부는 이후 지난 2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과 법인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공익법인 등에 해당하는 종교사업의 운영 주체를 '거주자 또는 비영리내국법인'으로 명시하고, 기부금 공제 대상 종교법인의 소속 단체도 '국내에 있는 소속 단체'로 구체화했다.

뒤늦게 관련 내용을 인지한 기독교계에서는 "해외 선교기관이나 현지 교회, 선교사 지원에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며 선교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교단과 단체는 종교 탄압을 주장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선교 제한 아냐…관리·증빙이 관건"

토브협회 이사장인 최호윤 회계사는 교회나 파송 선교단체가 소속 선교사를 보내고 현지 사역을 실질적으로 관리한다면, 이번 개정으로 선교활동 자체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핵심은 해외 송금 자체가 아니라, 그 돈을 누구에게 왜 보냈는지, 어떤 사업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그리고 국내 교회나 선교단체가 이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관리했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최 이사장은 "교회나 선교단체가 후원금만 단순 송금하면 세무상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사업 목적과 예산을 사전에 정하고 현지 집행 과정과 결과를 확인·평가한다면 국내 단체가 직접 관리하는 선교사업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교사에게 지급하는 생활비와 사역비도 성격에 맞춰 구분·관리하면, 이번 법 개정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최 이사장은 "실제 선교활동에 든 비용을 정산하는 '사역비'는 파송단체의 사업수행비로 볼 수 있지만, '생활비'는 선교사와 단체의 관계 및 거주자 여부에 따라 근로소득 또는 종교인소득으로 처리해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교회당·학교·차량 등 현지 자산 취득이나 이전 사업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유권 귀속, 현지 법령상 취득·보유 가능 여부, 국내 단체의 실질적 관리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현지 개인이나 단체에 자산을 이전하는 경우에는 별도 증여세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계좌 아닌 선교 단체 관리 계좌로" 

HOPE선교회 전 대표이자 남서울평촌교회 선교목사인 김태정 선교사는 이번 개정을 계기로 선교단체의 책임 있는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선교사는 "선교단체의 존재 이유는 단순히 선교사를 모집해 파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교사의 사역, 생활, 재정을 지원하고 관리해 바른 선교를 건강하게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선교사 개인 계좌가 아닌 선교단체 관리 계좌로 후원금 창구를 일원화할 것을 제언했다. 모든 후원금이 단체 관리 계좌로 들어와야 선교단체가 모금과 지출 흐름을 파악하고, 목적 외 사용이나 개인 재산 귀속 여부를 점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선교사는 "지역교회가 해외 선교 현장의 사역 타당성과 재정 집행을 직접 검증하기에는 인력과 전문성, 현지 네트워크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며 "교회가 선교사 개인에게 직접 송금하기보다 사역과 생활·재정 관리 역량을 갖춘 선교단체를 통해 후원하는 방식이 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기적이거나 규모가 큰 프로젝트는 일반 선교후원금 계좌와 별도로 사업비 계좌를 개설해 분리 관리해야 한다"며 "사업 전에는 선교단체가 프로젝트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검토·승인하고, 사업 후에는 재정 정산과 사역 결과를 검증해 후원 교회와 후원자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브협회는 "종교 법인은 여러 보고 의무에서 빠져 있어 다른 공익법인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투명한 재정 관리와 자발적인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브협회 제공토브협회는 "종교 법인은 여러 보고 의무에서 빠져 있어 다른 공익법인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투명한 재정 관리와 자발적인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브협회 제공

"공익성 소명이 핵심…현장 맞는 행정 지원도"

이천화 회계법인 성지 이사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전혀 새로운 규제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봤다.

이 이사는 "국세청이 2011년과 2023년 예규를 통해 해외 종교단체나 비영리 외국법인에 국내 재산을 증여하는 경우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해석을 이미 제시해 왔다"며 "예규가 법으로 들어왔을 뿐, 사실은 바뀐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익성이 있는지, 목적사업에 사용했는지가 핵심"이라며 "선교비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구제 활동 등 공익 목적에 맞게 사용한 뒤 이를 소명할 수 있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법 개정은 정부가 해외 송금의 사적 유용이나 단순 자금 이전,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제도를 정비한 것으로, 해외 선교비도 단순 송금에 그치지 않고 사업 목적과 집행 내역, 현지 사용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제도를 현장에서 이행할 수 있도록 행정 절차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해외 선교기관에 자금을 출연하거나 현지에서 부동산 등 큰 자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주무관청의 허가가 필요한 경우가 있지만, 종교단체는 담당 기관이 불분명하거나 기관별 안내가 엇갈려 실무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사는 "해외 선교지에서는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를 제한하거나 종교활동을 제약하는 사례도 있는 만큼, 일률적인 기준만 적용하기보다 현장 여건을 반영한 행정 안내와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려를 넘어 신뢰 회복의 기회로"

설명회 참석자들은 이번 논의를 '종교 탄압'이나 '선교 위축'이라는 구도로만 접근하기보다, 한국교회와 선교단체가 선교비 집행의 허점을 점검하고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종교법인은 일반 공익법인과 비교해 결산 공시와 외부감사, 기부금 사용 내역 공개 등에서 여러 예외와 완화 혜택을 받고 있는 만큼 법적 의무 여부와 별개로 선교비 사용 내역을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 이사장은 "일반 공익법인보다 더 투명하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일반 공익법인과 같은 수준이라도 자발적으로 결산정보 등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이 해외 선교지에 돈만 송금하거나 건물·시설 건축에 집중해 온 선교 형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선교비가 실제로 현지 공동체의 필요를 채우고, 사역의 지속성과 자립으로 이어졌는지까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 선교지에 자산을 계속 이전하는 방식은 현지인의 자립 의지와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이른바 '세계 기독교' 시대, 현지 교회와 지역 공동체가 주체가 되는 사역을 확대하는 등 선교 방식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최 이사장은 "선교는 그저 돈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마지막 결과, 향후 계획까지 같이 고민해야 한다"며 "이번 개정은 한국 선교가 더 실제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정부의 입법 취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신뢰받을 수 있는 선교비 관리 체계를 만드는 한편, 제도 운영상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감정적 대립보다 정부와의 대화와 협의를 통해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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