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급변하는 기후 위기와 인류세 시대에 교회가 세상 속에서 어떤 공공적 역할을 해야 할지 모색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대회 주 강사로 참여한 세계교회협의회 하인리히 베드포드-스트롬 의장은 첫날 특별강연에서 교회의 공적 책임을 강조하며, 기독교 신앙이 정치적으로 오용되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내놨습니다.
정원희 기자입니다.
[기자]
교회가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위르겐 몰트만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국제학술대회 첫날, '격동의 시대를 위한 에큐메니컬 공공신학'을 제목으로 강연한 세계교회협의회 의장 하인리히 베드포드-스트롬 주교는 몰트만이 대표작 '희망의 신학'에서 종말론적 긴장을 "약속"과 "역사적 과정"으로 설명한 것을 인용하며, '이미' 이루어진 화해와 '아직' 드러나지 않은 현실 사이의 긴장이 공공신학의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인리히 주교는 이날 교회의 공적 책임을 강조하며, 오늘날 기독교 신앙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오용되는 현실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교회가 신앙의 본래적 가치를 지켜내기 위한 세계적 각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공공신학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적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정의와 인간의 존엄성을 공적 영역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하인리히 주교는 성서적 기반과 공적 영역의 언어를 함께 구사하는 '이중 언어 능력', 다른 학문과의 대화, 권력에 대한 예언자적 증언, 그리고 세계적 연대 등 공공신학이 갖춰야 할 지침을 제시했습니다.
교회가 세속 사회와 소통에 나서 사회의 가장 취약한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동시에 기후위기와 불평등, 전쟁과 난민, 인공지능과 생명공학 등 오늘의 복합적인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하인리히 베드포드-스트롬 주교 / 세계교회협의회 의장
"우리의 영적 자원을 동력 삼아 글로벌 시민사회의 근본적인 변혁을 이끌어 내는 일은 단순한 정치·사회적 차원의 과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입니다."
이번 대회를 공동주최한 버클리공공신학포럼센터 정승훈 원장도 공공신학이 특정 정치세력의 목표를 지지하는 신학이 아니라 소외된 이들과 연대하고 공공선을 추구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정 교수 역시 신학이 일방적으로 사회를 가르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정치철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와 대화하며 현실을 해석하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둘째 날부터는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겨 종교와 과학의 대화, 공공신학과 민중신학의 대화 등을 이어간 이번 학술대회는 몰트만이 남긴 희망의 신학을 오늘의 사회 현실 속에서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고민하며, 에큐메니컬 공공신학의 과제를 함께 모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CBS뉴스 정원희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김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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