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7일 경기 파주시 한 카페 냉동창고에서 60대 여성 시신이 얼어붙은채 발견된 사건의 현장. 연합뉴스경기 파주시의 카페 냉동창고에서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업주가 피해자가 상품권을 들고 잠적한 것처럼 꾸며 수십억원의 위약금을 받아내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홍상철 부장검사)는 1일 피유인자살해와 유가증권위조·위조유가증권행사 혐의로 카페 업주 A씨(39)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카페 운영 등으로 생긴 고액의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약 500억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위조하고 매수자 측과 거래를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상품권을 확인하러 온 사람을 살해한 뒤 상품권과 함께 행방불명된 것처럼 꾸며 매매대금을 받아내려 한 혐의를 받는다.
거래가 무산되더라도 확인자가 상품권을 훔쳐 달아났다고 주장하며 매수자 측에 수십억원의 수수료나 위약금을 요구하려 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범행 약 한 달 전부터 매수자 측을 섭외하고 위조 상품권과 냉동창고를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수자 측 인물이 직접 상품권을 확인하러 오겠다고 하자 "고령자를 보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50대 여성 B씨가 상품권을 확인하기 위해 A씨의 카페를 찾았다.
영하 25도 창고에 27시간 감금…50대 여성 숨져
A씨는 지난 8월 31일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인쇄소에서 50만원권 백화점 상품권 10만장을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액면가로 약 5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어 지난달 3일 오전 11시 13분쯤 파주시 문산읍의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 주차장에 설치된 냉동창고에서 위조 상품권을 진짜인 것처럼 B씨에게 제시한 뒤 창고 안에 가둔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영하 25도로 설정된 냉동창고에 약 27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이튿날 오후 2시 36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같은 날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A씨가 범행 이후 매수자 측 인물에게 "어떻게 책임지냐"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에도 주목했다. 확인자의 행방불명에 대한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려 돈을 받아내려 했다는 범행 계획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봤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살해 의도가 없었고 단독범행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진술 내용이 계속 바뀌었으며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범 지목 인물 알기 전부터 제3자에 살해 계획 언급
검찰은 A씨가 관련자들과 주고받은 메시지와 통화 녹음파일, 인터넷 검색기록 등을 분석해 범행 준비 과정과 살해 의도를 확인했다.
특히 A씨가 공범으로 지목한 인물들을 알기 전부터 제3자와의 통화에서 상품권 확인자를 살해할 계획을 언급한 사실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상품권 대금을 받지 못하더라도 확인자가 상품권을 훔쳐 잠적했다고 주장하면 위약금을 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위조 상품권과 냉동창고를 사전에 마련한 경위, 확인자로 고령자를 보내 달라고 요구한 대화 등도 함께 검토했다. A씨의 심리상태와 범행 동기·경위를 심층 면담한 경찰 분석 보고서 역시 수사에 반영했다.
그 결과 A씨가 공범으로 지목한 인물들은 상품권 위조 사실이나 확인자를 살해하려는 계획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4일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은 뒤 피의자 조사와 현장검증을 진행하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 휴대전화와 노트북 포렌식 자료 등을 추가로 확보했다.
지난달 21일에는 범행 현장을 찾아 냉동창고의 설정온도와 기기 조작 방법, 소음 등을 점검했다. 경찰도 추가 단서를 토대로 참고인 조사와 압수수색을 이어가며 관련 증거를 검찰에 전달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범행의 계획성을 입증하는 한편 유족에 대한 심리치료와 구조금 지급 등 피해 회복 지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검찰은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해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유족에 대한 심리치료, 구조금 지급 등을 통한 실질적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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