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천지의 해외 지부 송금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해외 선교비와 관련한 세법 시행령을 개정했는데요.
해외 선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회계·선교 전문가들은 "해외 선교의 길은 변함없이 열려 있다"며 "선교비 집행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신천지가 해외 지교회에 보낸 85억 원을 두고 벌어진 증여세 소송 이후, 정부는 관련 세법 시행령을 손질했습니다.
세제 혜택을 적용받는 종교사업의 주체와 기부금 공제 대상 소속 단체의 범위를 국내 법인과 국내 단체 중심으로 명확히 한 겁니다.
뒤늦게 관련 내용을 인지한 기독교계에서는 해외 선교기관이나 현지 교회, 선교사 지원에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다며 선교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일부 교단과 단체에서는 종교 탄압을 주장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선교계와 회계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을 해외 선교를 막거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합니다.
핵심은 해외 송금 자체가 아니라, 그 돈을 누구에게 왜 보냈고 어떤 사업에 어떻게 썼는지 설명하고 관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단 겁니다.
즉, 교회나 선교단체가 후원금만 단순 송금하면 세무상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사업 목적과 예산을 사전에 정하고 현지 집행 과정과 결과를 확인·평가한다면 국내 단체가 직접 관리하는 선교사업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선교사에게 지급하는 생활비와 사역비도 성격에 맞춰 구분·관리하면, 이번 법 개정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최호윤 회계사 / 사단법인 토브협회 이사장]
"교회가 돈을 보내고, 이 선교사님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하고, (사역)하는 것들을 같이 중요하게 협약·약속을 하고, 그 결과를 모니터링한다면 이것 자체는 교회의 활동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안 됩니다. (폐쇄국가의 경우) '그 나라 법 때문에 우리 명의로 못 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가 하고 있다', 이 부분은 세법에서 이야기하는 실질 과세 원칙으로 우리가 대응할 수가 있습니다."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NPOpia홀에서 진행된 토브협회의 '개정세법과 해외선교비 실무 기자회견 및 설명회'. 토브협회는 한국교회 구조 회복의 핵심인 교회재정을 성경의 원리를 바탕으로 건강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설립됐다. 오요셉 기자전문가들은 일각의 과도한 우려를 넘어 이번 개정을 한국교회 선교비 관리 방식의 허점을 점검하고, 사회적 신뢰를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종교법인은 일반 공익법인과 비교해 결산 공시와 외부감사, 기부금 사용 내역 공개 등에서 여러 예외와 완화 혜택을 받고 있는 만큼, 법적 의무 여부와 별개로 선교비 사용 내역을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김태정 선교사 / 남서울평촌교회 선교목사, 전 HOPE 대표]
"선교단체의 존재 이유는 단순히 선교사를 모집해서 파송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말 선교사에서 생활 재정을 지원하고, 관리하고, 바른 선교를 건강하게 수행하도록 감독하고 지도하는 것이 존재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실무 현장에서는 실질적인 변화가 요구됩니다.
전문가들은 선교사 개인 계좌로 직접 송금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후원금 창구를 선교단체가 관리하는 계좌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규모가 큰 프로젝트의 경우 일반 선교비와 분리해 별도 계좌로 관리하고, 사전 심의와 사후 정산·성과 보고 과정까지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교회당이나 학교, 차량 등 자산을 현지에 넘기는 사업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소유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현지 법령상 취득과 보유에 문제가 없는지, 국내 단체가 해당 자산과 사업을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겁니다.
[최호윤 회계사 / 사단법인 토브협회 이사장]
"해외 현지에 나중에 교회를 넘겨줘야 할 이런 경우들은 입법 정책적으로 정책적 제안을 하는 것이 우리가 지혜로운 대응이지, 혜택에 따라 우리가 해야 될 일은 전혀 안 하면서 특수성을 이야기하면 우리가 전하는 복음의 가치가 상실 돼버립니다."최근 노량진정책연구원이 진행한 정책토론회에서도 교회가 시행 유예나 재개정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해외 선교비 집행 기준과 사후관리 체계를 선제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발제자로 나선 한국교회세무재정연합 대표 김영근 회계사는 특히, "해외 부동산 취득비와 현지 법인 지원금 등은 과세 위험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며 "사업 계획과 사용 목적, 증빙 자료를 확인한 뒤 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세계동반자선교원 대표 김찬곤 목사는 "이번 사안을 세금과 송금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국 선교의 재정 구조와 사역 방식을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존의 재정 중심, 일방적 지원을 넘어 현지 교회와 리더십의 자립을 뒷받침하는 책임 있는 선교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입니다.
선교 강국으로 불려 온 한국교회가 이제는 선교의 방식의 건강성과 책무성을 함께 돌아봐야 할 전환점에 섰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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