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혁. 대한항공 점보스 제공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이 길었던 태극마크 일정을 마치고, 곧장 소속팀의 일본 전지훈련 캠프에 전격 합류했다.
대한항공 선수단은 지난 1일 오후 일본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도착해 오는 7일까지 일본 SV리그 사카이 블레이저스와의 합동 훈련 및 연습경기를 소화하는 전지훈련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지훈련에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일정을 소화한 임동혁과 임재영, 최준혁, 정한용 등 대표팀 선수 4명은 4일 본격적으로 소속팀에 합류해 호흡 맞추기에 돌입했다.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까지 강행군을 소화하느라 집에도 가지 못했다는 임동혁은 바쁘게 달려온 여정을 돌아보며 "결과론적으로 성적이 따라주지 않아 아쉽지만, 선수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깊은 소회를 전했다.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비록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없이 7위에 그쳤지만, 앞서 지난 9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임동혁은 "경기력과 분위기 측면에서 많은 자신감을 얻었고, 결과는 아쉽지만 과정만큼은 정말 아름다웠다고 생각한다"라고 돌아봤다.
특히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이란에 풀 세트 접전 끝에 패한 당시를 떠올리며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앞서 중국전을 이겼으면 더 좋은 대진으로 갔겠지만, 이란을 만나도 무조건 진다는 생각은 안 했다"며 "결과는 못 가져왔어도 어떤 팀과도 대등하게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너무 아깝게 진 경기라 현지에서 인터뷰할 때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아쉽지도 않다면 거짓말일 만큼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털어놨다. 항저우 대회 당시의 7위 성적과 관련해서도 "주변에서는 똑같은 7위라고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성적은 같아도 그 안에서 이뤄낸 과정과 경기력은 확실히 달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시아선수권 호성적의 비결로는 화기애애한 팀워크를 꼽았다. 임동혁은 "대표팀에 본격적으로 뛴 지 5년 됐는데, 올해 분위기가 단연 최고였다"며 "젊은 선수들과 고참들의 조화도 좋았고, 라미레스 감독님이 운동 분위기를 정말 밝게 이끌어 주셨다. 트레이너, 분석관, 매니저까지 모든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움직였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결승에서 만난 일본과의 격차에 대해서는 쓴소리와 함께 배움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중국이나 이란은 충분히 뚫을 수 있겠단 느낌이 왔는데, 일본은 아직 차이가 뚜렷하다는 걸 느꼈다"며 "우리가 지금까지 한 게 배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차원이 다른 배구를 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비록 배울 새도 없이 끝났지만, 아시아에서 제일 잘나가는 팀들과 부딪히며 잃은 것보다 얻은 게 훨씬 많은 대표팀이었다"고 평가했다.
임동혁. 대한항공 점보스 제공휴식 없이 소속팀 전지훈련에 합류한 체력적 부담도 숨기지 않았다. 임동혁은 "고질적인 허리 부상 때문에 처음부터 합류하진 못했지만, 막상 대회가 끝나니 피로감이 없을 수는 없었다"먄서도 "새로운 구성원들과 손발을 맞춰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이 힘듦은 뒤로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몫을 다해내려고 한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이제 시선은 헤난 달 조토 감독의 지휘 아래 다가오는 V리그 시즌으로 향한다. 임동혁은 "감독님께서 선수들 기량을 점검하고 싶은 의지가 강하셔서 연습경기에도 투입될 수 있으니 준비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동혁은 4일 사카이 블레이저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새 외국인 선수 쎈더 켄트진스키가 아웃사이드 히터를 맡으면서, 임동혁은 새 시즌 확실한 아포짓 주전을 꿰찰 전망이다. 그는 "프로 와서 주전 아포짓 자리를 완벽하게 꿰차고 시즌을 시작하는 건 처음이라 새로운 마음가짐인 동시에 걱정 반 설렘 반"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대한항공이 그동안 고공행진을 잘 해왔는데 나 때문에 주춤하면 어쩌나 하는 부담감도 크다"며 "그래도 플레이가 작년보다 많이 빨라진 부분에 맞춰 새 세터와의 호흡을 가다듬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와도 친해지면서 시즌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신혼생활의 아쉬움도 살짝 내비쳤다. 임동혁은 "다른 팀들은 일주일씩 휴가받는다는 소리 들으면 내심 부럽다"며 "올해 7월부터 같이 살기 시작했는데 대표팀 일정 때문에 집에서 보낸 날이 손에 꼽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임동혁은 "내년 5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예비 와이프도 많이 이해해 주고 배려해 줘서 고마울 따름"이라며 "한국과 집이 그리운 요즘이지만,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웃어 보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임동혁은 "대표팀에서 메달을 못 따서 팬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며 "언젠가 귀국길에 고개 숙이지 않고 웃으며 들어올 날을 만들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진심 어린 다짐을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 아쉬움을 다가오는 V리그를 통해 확실하게 만회하고 싶다. 남자 배구가 더 많은 흥행과 인기를 누리도록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팀으로는 통합 우승과 함께 2년 연속 트레블이라는 기록을 꼭 써내려가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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