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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끌어안고 회복시키는 학교…끝까지 견디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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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새 교사 건립 협약 두 달 만에 다시 주민 반발 직면
탈북·제3국 출신 학생들 상처와 정체성 혼란 우려
어른들 갈등에 눈치 보는 학생들 어수선한 분위기
재산권 포기·기부채납에도 반복된 교사 건립 난항
"'절차 문제'·'아이들 교육권', 분리해 바라봐주길"
상처 입은 아이들 품고 통일 한국 인재 육성 목표



[앵커]
 
북한이탈주민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는 오랜 기간 안정적인 교육 공간 마련을 꿈꿔왔는데요.
 
새 교사 건립을 두고 벌어진 갈등 상황에서 여명학교 교사들은 무엇보다 아이들이 받을 상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탈북 청소년들을 위해 헌신해 온 여명학교 조명숙 교장을 만나 최근 상황에 대한 심정을 들어봤습니다.
 
정원희 기잡니다.
 
 
[기자]
 
[인터뷰] 조명숙 교장 / 여명학교
"심장이 이렇게 툭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애들 애들이 알면 안 되는데…"
 
불과 두 달 전, 20년 떠돌이 생활을 끝낼 새 교사 건립 협약을 맺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던 여명학교 조명숙 교장은 주민 반발에 다시 가로막힌 현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거쳐 한국에 오기까지 평생 환영받지 못했던 아이들이 또다시 세상으로부터 '나가라'는 소리를 듣게 될까 봐 두려운 마음뿐입니다.
 
조 교장은 한때 학생들에게 '조국'이 어디냐고 물은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인터뷰] 조명숙 교장 /여명학교
"'잘해주는 데가 조국이죠'(라고 하더라고요.) 당연한 것 같아요. 아이들은 그런 정체성이 아직 확립이 안 돼 있기 때문에. 그래서 한국인이 되겠다고 들어온 애들이거든요. 그래서 그게 제일 미안하고 민망하고 그래요."

 요즘 조명숙 교장은 교장실 밖으로 쉽게 나가지 못합니다.
 
자신을 보면 달려와 안아주던 학생들이 요즘엔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살피기 때문입니다.
 
조 교장이 가장 걱정하는 건 주민들의 반대 자체보다 그 모습을 아이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입니다.
 
[인터뷰] 조명숙 교장 / 여명학교
"눈치밥 먹고 큰 애들이라서 너무 잘 알아요. 그래서 그게 제일 마음이 아프죠. 애들끼리 티 없이 놀았으면 좋겠어요. 이거는 다 어른들의 문제고…"
 
지난 2019년에도 주민 반대로 교사 건립이 무산됐던 여명학교.
 
그래서 이번엔 부지 확보를 위해 학교의 재산권까지 포기하고, 교육청 기부채납이라는 선택을 했지만, 여명학교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차가웠습니다.
 
[인터뷰] 조명숙 교장 / 여명학교
"(일부 주민들이) 기피시설 혐오시설로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교육청에서 어떤 땅을 조금 주시면 거기에 돈을 다 들여서 '너무 예쁜데' 이런 생각이 들게끔 예쁘게 지으려고 했는데 그건 아무 상관없는 거예요. (절차가) 미진했다고 그것 때문에 절대 안 된다고 하시니까 마음이 너무 아프고…"
 
조 교장은 이번만큼은 주민들이 절차에 대한 문제와 아이들에 대한 문제를 구분해 바라봐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가 막 자기 주머니로 막 욕심스럽게 넣는 사람 아니고, 서울에서 제일 가난한 학교고 제일 작은 학교예요. 다 내놓고 이 아이를 사랑하니까 '얘네들만 봐주세요' 이거거든요."
학교 건립을 위해 모은 재산까지 내놓겠다는 것도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서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호소합니다.
 
[인터뷰] 조명숙 교장 / 여명학교
"우리가 막 자기 주머니로 막 욕심스럽게 넣는 사람 아니고, 서울에서 제일 가난한 학교고 제일 작은 학교예요. 다 내놓고 이 아이를 사랑하니까 '얘네들만 봐주세요' 이거거든요."
 
여명학교는 분단의 과정에서 상처를 안고 온 아이들이 그 상처를 회복하고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곳입니다.
 
조 교장은 아이들이 언젠간 자신이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돌려주는 사람으로 자라길 소망합니다.
 
[인터뷰] 조명숙 교장 / 여명학교
"아이들이 이걸 다 지나서 정말 사회에 자기 상처를 극복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끌어안아주는 성숙한 아이들로 키우겠습니다. 그래서 통일 과정에 '이 학교 없었으면 어떡할 뻔했냐' '이 애들 없었으면 어떻게 할 뻔했냐' 그렇게 고백할 수 있도록…"
 
막막한 현실 앞에서 조 교장이 붙드는 건 결국 신앙입니다.
 
[인터뷰] 조명숙 교장 / 여명학교
"하나님께서 이 모든 걸 다 보고 계신다는 게 그게 너무너무 위로가 됐어요. 우리의 마음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지금까지도 어떤 마음이고 앞으로도 어떤 마음일지 다 알고 계시기 때문에 결국은 잘될 거다라고 생각합니다. 기도 많이 해 주세요."
 
CBS 뉴스 정원희입니다.


[영상기자: 정선택]
[영상편집: 이지원]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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