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의회 복도에 늘어선 근조화환. 고형석 기자파행을 거듭하며 '식물의회'로 전락한 대전 대덕구의회가 의원 보수 인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김찬술 대덕구청장이 의회 정상화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김 구청장은 12일 호소문을 내고 "대덕구의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제10대 구의회가 출범 100일이 넘도록 원 구성조차 마치지 못해 추가경정예산안과 긴급 복지·돌봄, 민간 위탁, 생활환경 개선 등 구민 삶과 직결된 현안이 멈춰 섰다고 지적한 김 구청장은 "의회의 마비는 곧 행정의 공백이며, 그 고통은 고스란히 17만 대덕구민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의회는 '10월 10일까지 원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했고, 한글날 공휴일과 주말을 앞둔 지난 8일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며 "구민들이 밤 11시가 넘도록 의회 앞을 떠나지 못하고 자리를 지켰지만, 돌아온 것은 또다시 파행이었다"고 토로했다.
김 구청장은 "주권자인 구민이 왜 늦은 밤까지 의회 앞을 지키며 일해 달라고 애원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으며 "더 이상 의회의 자성과 선의만을 바라보고 기다릴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덕구의회는 지금 당장 원구성을 완료하고, 멈춰 선 민생 의정을 시작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정현 국회의원과 박경호 당협위원장에게도 여야가 대화로 원 구성을 마무리하도록 책임 있는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찬술 대덕구청장. 고형석 기자대덕구의회는 8일 밤 제29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의장 선출 투표를 진행했다. 단독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삼남 의원이 1·2차 투표에서 모두 찬성 4표, 무효 4표에 그쳐 과반을 얻지 못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4석씩 나눠 가진 구도에서 의장 선출이 또 불발한 것으로, 9일 기준 전국 227개 기초의회 가운데 의장단을 꾸리지 못한 곳은 대덕구의회가 유일하다.
구의회는 거듭된 파행에도 최근 대덕구에 내년도 의정비를 3.5% 올리자는 의견을 내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의회는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 공무원 보수 인상률에 맞췄다는 입장이다.
의장 선출에는 합의하지 못하면서도 여야 원내대표는 의장 몫인 의정비심의위원회 위원 2명을 추천하는 데는 뜻을 모아 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실제 인상 여부와 폭은 이 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대덕구의원은 의정활동비 월 150만 원과 월정수당 306만 9360원을 더해 1인당 매달 456만 9360원(세전)을 받는다. 의장단 구성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되는 돈으로, 의원 8명 몫만 매달 약 3655만 원에 달한다.
원구성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대덕구의회 의원 8명. 대전 대덕구의회 누리집 캡처주민 반발도 이어지며 지난 8일 주민자치위원회 회장단 등 주민 20여 명이 의회를 찾아 조속한 원 구성을 요구했다.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의원 사퇴 서명운동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대덕구의회는 제9대 때도 2022년 전반기에 한 달 넘게, 2024년 후반기에 석 달 넘게 원 구성이 지연되는 파행을 겪었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