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강호. 한국배구연맹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2년 차 아웃사이드 히터 방강호가 태극마크의 값진 경험을 품고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코트에 설 준비를 마쳤다.
한국전력에 지난 2025-2026시즌은 진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KB손해보험에 패하며 단 승점 1 차이로 5위에 그쳐 봄 배구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충격을 추스르고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석진욱 감독은 지난 6개월간 코트 위에서는 타협 없는 집중력을 요구하면서도, 훈련장 밖에서는 밝은 분위기를 유도하며 팀 체질을 밑바닥부터 뜯어고쳤다.
12일 경기도 오산시에 위치한 한국전력 체육관에서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만난 팀 내 막내 방강호는 깜짝 국가대표 발탁 소감과 프로 입단 후 첫 정식 비시즌을 보내는 각오를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방강호는 지난 비시즌 갑작스럽게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일본 원정길에 올랐다. 그는 "그날 밤 매니저님에게 '내일 당장 일본으로 와야 한다'는 연락을 갑작스럽게 받았다"며 "배구를 하면서 국가대표가 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어린 나이에 기회가 와서 정말 큰 자부심을 느꼈다. 평생 태극마크를 한 번도 못 달아보고 은퇴하는 선수들도 많은 만큼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막내로 합류한 그는 "다들 팀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뛰는 형들이라 스무 살 막내로서 긴장도 많이 했다"면서도 "방을 같이 썼던 (박)경민이 형이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고 편하게 대해줬다. 리베로 형들이 먼저 다가와 잘 챙겨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방강호. 한국배구연맹비록 코트를 많이 밟지는 못했지만 밖에서 지켜본 세계 정상급 배구는 커다란 배움으로 남았다. 방강호는 "일본과 초반에는 대등하게 맞서다가 수비에 걸려 반격을 허용하고 점수가 벌어지니 서브마저 위축됐다"며 "일본은 수비와 볼 연결 플레이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정교한 기본기와 플레이를 직접 지켜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짚었다.
국제무대를 경험하고 돌아왔지만 방강호는 들뜨지 않고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했다. 그는 "대표팀에 계속 가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지만,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건 개인 기량 발전"이라며 "팀에서 먼저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뒤에 다시 도전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차출로 한 달여 동안 소속팀을 비웠던 만큼 비시즌 팀 훈련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르다. 새로 합류한 세터 이민규와의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방강호는 "감독님께서 '프로에서는 자기 입맛에 맞게 올라오는 공만 때려선 안 된다. 하이볼 등 어려운 공을 잘 처리해 줘야 세터도 믿고 올려준다'고 말씀하셨다"며 "공격 시야를 넓히고 어려운 공을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역 시절 최고의 수비형 레프트로 이름을 날렸던 석진욱 감독의 세밀한 원포인트 레슨도 방강호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는 "감독님은 수비와 리시브에서 정점에 계셨던 분이라 피드백이 정말 디테일하다"며 "감독님께서 '수비는 열정이다. 공을 잡으려는 의지만 있으면 어떻게든 손에 닿는다'고 강조하시는데 그 말씀이 가장 가슴에 와닿는다"고 말했다.
지난 2025-2026시즌 데뷔전이었던 OK저축은행전에서 맹활약하며 눈도장을 찍었던 방강호는 둔해지지 않는 선에서 체중과 파워를 보강하기 위해 야간 개인 훈련까지 소화하고 있다.
2년 차 징크스 대신 더 높은 도약을 꿈꾸는 방강호는 "개인 기량도 중요하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팀이 우선"이라며 "지난 시즌 막판 아쉽게 봄 배구를 놓쳤던 기억을 털어내고, 이번 2026-2027시즌에는 한국전력 역사상 아직 없었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꼭 이뤄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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