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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처럼 들리겠지만" 김원형 감독의 한숨…두산 괴롭힌 '물방망이', 가을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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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변명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두산 베어스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1-4로 무릎을 꿇으며 가을야구 여정을 단 한 경기 만에 마감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마주한 두산 김원형 감독은 침통한 표정으로 팀의 고질적인 약점을 직시했다.

이날 승부처마다 터져 나오지 않은 방망이는 정규시즌 144경기 내내 두산을 괴롭혔던 빈타의 민낯 그대로였다. 올 시즌 두산은 팀 타율 7위(0.267), 팀 득점 8위(688점), 팀 타점 8위(645점)에 그쳤다. 장타력 지표는 더욱 처참했다. 팀 홈런 9위(114개), 팀 장타율 9위(0.392), 팀 OPS 9위(0.731)로 리그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개인 기록에서도 뼈아픈 현실이 드러났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3할 타율을 넘긴 선수는 김민석(0.310)이 유일했고,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 역시 양의지(23개), 박준순(16개), 안재석(11개) 단 3명에 불과했다.

단기전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이날 두산 타선은 LG 마운드를 상대로 상대 안타 수(8개)의 절반에 그친 4안타로 침묵했다. 0-2로 끌려가던 7회초 1사 만루 황금 찬스에서 양석환의 희생플라이로 단 1점을 뽑는 데 그쳤고, 8회초 1사 1, 2루 기회마저 후속타 불발로 허무하게 날렸다.

선발 곽빈이 6이닝 10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기에 방망이의 침묵은 더욱 뼈아팠다. 김 감독은 "초반에 흔들려서 홈런을 맞았지만 역시 대한민국 에이스답게 스스로 6이닝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전 인터뷰 때도 말했듯 몇 년 전의 곽빈이 아니라 지금은 우리나라 최고 에이스다운 투구였다"라며 고독하게 마운드를 지킨 선발투수를 격려했다.

두산 '잠실의 추억에 마침표를 찍다'. 연합뉴스두산 '잠실의 추억에 마침표를 찍다'. 연합뉴스
하지만 타선의 득점 침묵에 이어 8회말 번트 수비와 폭투 등 수비 디테일까지 흔들리며 완전히 승기를 내줬다. 김 감독은 "진 건 진 건데 사실 작은 실수들이 나왔다. 순간 누구라고 거론하긴 그렇지만 상황적인 것, 매번 타자가 누구인지 루상 주자가 누구인지 생각하며 수비해야 하고 포메이션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수비가 없는 곳도 생각하며 플레이해야 하는데 작은 디테일이 무너져서 실수가 나온다"라고 짚었다.

이어 "솔직히 3-1, 4-1은 똑같은데 2-1 상황이 더 중요하다. 작은 부분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마지막에 너무나 아쉬운, 져도 너무 아쉬운, 감독 입장에선 창피한 경기였다"라고 자책했다.

2년 만에 현장에 복귀해 두산 사령탑으로 첫 시즌을 마친 김 감독은 선수단의 노력과 성장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패배가 뼈아픈 자양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5위라는 숫자가 누군가에겐 그렇게 좋지 않게 보일 수 있지만 올 시즌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잘 버티고 해내줘서 5위를 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야수들도 성장하는 모습이 있었지만 여기서 끝내면 안 된다. 올 시즌 경기에 많이 나간 젊은 선수들이 이번 경기를 통해 느끼며 앞으로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하는지 깨닫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선수들도 스스로 올 시즌 144경기를 치르고 와일드카드 1차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인 만큼 나부터 생각을 달리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겠다"라고 굳은 다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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