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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활로 못 찾아"…'절반의 성공'에 머문 두산, 지독한 빈공이 남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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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가 엇갈린 '잠실의 추억'. 연합뉴스희비가 엇갈린 '잠실의 추억'.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2026시즌 가을 무대를 단 한 경기 만에 마감하며 절반의 성공으로 세대교체의 첫 발을 뗐다.

두산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타선의 극심한 침묵과 막판 집중력 부재 탓에 1-4로 무릎을 꿇었다.

선발 곽빈이 6이닝 동안 10탈삼진을 솎아내며 2실점으로 역투했으나, 산발 4안타로 1점을 뽑는 데 그친 타선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이로써 2년 만에 가을 야구에 복귀했던 두산의 2026년 여정은 허무하게 마침표를 찍었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경기 후 에이스의 투혼에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진한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김 감독은 "곽빈이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대한민국 에이스답게 6이닝을 책임졌다. 경기 전에도 말했지만 몇 년 전의 곽빈이 아니다. 우리나라 최고 에이스다운 투구였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8회 수비 실수가 겹치며 추가점을 헌납한 장면을 두고는 "작은 부분에서 실수가 나오다 보니까 마지막에는 아쉬운 흐름이 됐다. 감독 입장에서는 창피한 경기였다"며 "1-3, 1-4 지는 건 똑같지만 마지막 8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고 자책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9위로 추락했던 두산은 김원형 감독 부임 이후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꾀했다. 구단은 외부 FA 박찬호를 4년 총액 80억원에 영입하고 내부 FA 이영하, 최원준, 조수행을 잔류시키는 등 총 186억원을 쏟아부으며 전력 보강에 사활을 걸었다. 지도자 라인업 역시 홍원기 수석코치, 정재훈 투수코치, 이진영 타격 총괄 코치 체제로 재편해 육성과 승리를 동시에 노렸다.

출발선은 험난했다. 시즌 초반 양의지와 양석환 등 중심 타자들의 부진과 부상이 겹쳐 하위권으로 밀려났고, 외국인 선수 악재까지 연달아 터졌다. 6년 만에 복귀한 크리스 플렉센이 어깨 부상으로 조기 이탈하면서 대체 선수였던 웨스 벤자민과 정식 계약을 맺어야 했다.

아시아 쿼터 타무라 이치로와 외야수 다즈 카메론 역시 부진과 포지션 재편에 따라 각각 타카다 다쿠토, 유니오르 세베리노로 교체되며 전반기 만에 외국인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하는 파동을 겪었다.

두산 '잠실의 추억에 마침표를 찍다'. 연합뉴스두산 '잠실의 추억에 마침표를 찍다'. 연합뉴스
흔들리던 두산을 지탱한 힘은 젊은 피의 성장이었다. 선발진에서는 프로 2년 차 최민석이 27경기에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3.20을 기록하며 당당히 토종 에이스 라인에 합류했다. 에이스 곽빈은 11승 7패와 더불어 평균자책점 2.24, 197탈삼진으로 투수 2관왕에 올랐다.

타선에서는 박준순이 98경기에서 타율 0.302, 16홈런, 61타점으로 맹활약했고 김민석 역시 타율 0.310으로 힘을 실었다. 투타 유망주들의 도약을 등에 업은 두산은 여름철 6연속 위닝시리즈를 달리며 정규시즌을 5위(73승 5무 66패)로 마쳐 가을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마지막 문턱에서 다시 타선의 한계와 마주했다. 두산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전체 1위(3.86)를 기록하며 마운드의 힘을 입증했으나, 팀 득점 8위(688점)와 홈런 9위(114개)에 머물며 지독한 빈공에 시달렸다.

시즌 막판 28이닝 연속 무득점을 기록하는 등 득점 가뭄이 이어졌고, 핵심 타자로 자리 잡았던 박준순마저 허벅지 부상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결장하며 공격력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김 감독 역시 타선의 정체를 뼈아픈 패인으로 꼽았다. 김 감독은 "1년 내내, 변명처럼 들릴 수 있지만 공격 쪽에서 활로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 면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면서 "144경기에 오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까지 치르면서 시즌을 마쳤다. 선수들도 스스로 생각을 달리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짚었다.

젊은 주축들의 안착으로 마운드 재건에는 성공했으나, 타선의 기복을 지우고 세대교체를 완결 짓는 일은 여전히 무거운 숙제로 남았다. 리그 최고 수준으로 우뚝 선 방패에 걸맞게 방망이의 활로를 뚫고 뼈아픈 실책을 줄이는 것만이 다음 시즌 두산의 명가 부활을 완성할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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