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 홈런' 환호하는 김도영. 연합뉴스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든든한 소방수 역할을 해오던 외국인 투수 케네디가 '슈퍼스타'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기세에 막혀 고개를 떨궜다.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3차전. 선발 투수 카라스코의 조기 강판으로 예기치 않게 이른 시점에 마운드에 오른 케네디는 불붙은 KIA 타선의 기세를 꺾지 못하고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LG는 2회초 선발 카라스코가 선두타자 나성범에게 비거리 130m짜리 솔로 홈런을 맞은 뒤 수비 실책과 연속 출루를 묶어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자, 후속 박정우에게 적시타를 내준 직후 1⅓이닝 45구를 던진 카라스코를 내리고 케네디를 급히 호출했다.
케네디는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17일 준PO 1차전 1이닝 무실점, 18일 준PO 2차전 1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가을야구 무패 행진을 이어오던 핵심 불펜 자원이었다. 2차전 당시 선발 임찬규가 조기 강판당했을 때도 완벽한 소방수 역할을 해냈던 만큼 이날 벤치의 기대 역시 컸다.
역투하는 케네디. 연합뉴스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케네디는 "최근 많은 공을 던진 것은 사실이지만 몸 상태는 아주 좋다"라며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개인적으로 김도영 선수가 매우 위협적인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어 "좌타자 상대 때보다 우타자를 상대할 때 까다로운 상황이 더 많다. 좋은 우타자가 많아 좌타자에 비해 상대하기가 조금 더 버겁게 느껴진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1사 만루 위기에서 급히 마운드를 이어받은 케네디는 박재현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데 이어, 앞서 가장 경계했던 우타자 김도영과 마주했다.
볼카운트 승부 끝에 케네디가 던진 3구째 시속 144km 직구는 김도영의 배트에 제대로 걸렸고,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 비거리 140m짜리 대형 만루 홈런으로 연결됐다.
순식간에 대량 실점을 내준 케네디는 후속 카스트로와 나성범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간신히 이닝을 매듭지었지만, 쉼 없이 마운드를 지키며 이어진 연투 피로와 우타자 징크스를 넘어서지 못한 채 씁쓸한 상처를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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