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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은 어렵지만 해체는 너무도 쉽다. 비인기 종목 실업팀의 현실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하더라도 해체의 칼날은 피해갈 수 없다. 6월말이면 용인시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해체될 위기다. 20일 받은 월급이 그들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각종 지원은 끊긴지 오래다. 여름이지만 선수들은 겨울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뛰는 경우도 있다. 1차적으로 선수 수를 줄이라는 주문에 12명이 팀을 꾸리고 있다. 덕분에 경기중 교체도 어렵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부상이 있어도 일단은 뛰어야 한다. 선수 수가 모자라 무보수로 뛰는 선수도 있다.
그런 그들이 2011 SK 핸드볼코리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7월에 열리는 플레이오프는 해체 결정이 확정 된 이후에 뛰게 될 수도 있다. 이를 악문 용인 시청의 돌풍은 "성적이 잘 나올 경우 해체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다.
용인시청의 해체소식이 널리 알려진 뒤 이를 막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는 있지만 현재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핸드볼발전재단에서 2억5천만원을 지원해주기로 했지만 이것으로는 해체를 막을 수 없다. 이달 말 용인시청 직장경기부 운영 심의위원회의 회의가 그들에게는 최후의 보루다.
예산이 없다고 핸드볼팀을 비롯 12개 종목 팀을 대거 해체한 용인시청은 창단 비용만 해도 수천원에 달할 프로야구팀 창단을 검토중이다. 비인기 종목을 운영하느니 확실한 홍보효과가 있는 인기 종목을 운영하겠다는 계산이다.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실업팀의 해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강남구청이 배드민턴 팀, 혹은 체조팀을 해체할 것을 고려중이다.
강남구청에는 이현일, 박성환등 국가대표들이 활약하고 있는 팀. 하지만 지난 2010년부터 예산을 들어 해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성남시청은 올해 초 15개 종목중 하키, 육상, 펜싱만을 남기고 12개 종목을 잘라냈다. 성남시청 쇼트트랙팀에는 ''황제'' 안현수가 소속되어 있었다. 팀이 해체되면서 홀로 훈련을 하던 안현수는 결국 얼마전 러시아행을 택하기도 했다.
에이스 선수들은 갈 곳을 찾을 수도 있지만 그 외의 선수들은 순식간에 실업자가 된다. 팀이 줄어들 수록 그 종목의 미래는 어두워 질 수 밖에 없다. 피겨 불모지와 같은 한국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쥔 김연아(21,고려대)가 다른 종목에도 나올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