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세력, 사살에 북풍도 계획했나…'북한 공격 유도' 수첩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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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전 모의한 전직 정보사령관 노상원
경찰 "노상원 수첩에 'NLL에서 北 공격을 유도' 있어"
수첩에 △정치인·언론인 수거대상 △사살 등장
경찰, 윤석열 포함 일반이적죄 혐의 적용 검토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연합뉴스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내란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이 확보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 'NLL에서 북한의 공격을 유도'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그간 야권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을 비롯한 내란 세력이 이른바 북풍(北風)을 유도해 계엄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는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물증이 수사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불명예 전역 후 자신의 '점집' 앞에 현역 군인들을 불러 모아 비상계엄을 사전모의한 혐의로 구속된 이 민간인의 수첩에는 이런 황당한 문구 뿐 아니라 '사살'이라는 표현도 있었다.

김용현 수사 중 잡힌 비선 노상원…수첩에는 '북 공격 유도'

2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이 확보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은 약 70장 분량이다. 수첩의 크기는 손바닥보다 조금 작다고 한다. 경찰 특수단이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로 노 전 사령관을 지난 15일 긴급체포하면서 확보한 수첩이다.

이 수첩에는 여러 개의 단편적 단어가 등장하는데 전날 경찰 특수단"수첩에는 '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표현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노 전 사령관이 이번 사태의 비선 기획자로 지목된 만큼, 계엄에 맞춰 북방한계선에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한다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북방한계선은 북한과의 1·2차 연평해전이 일어난 한반도의 화약고다.

수첩에는 △국회 봉쇄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노조, 판사, 공무원 수거 대상 △수용 및 처리 방법 △사살 △오물풍선 등의 단어도 등장했다.

경찰 특수단 관계자는 "수거는 체포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는데, 그동안 군·경 관계자의 진술로 알려졌던 정치인과 언론인, 판사 체포 계획이 노 전 사령관 수첩에서도 나타난 셈이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도 전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노 전 사령관 수첩에) 오물풍선과 사살이란 표현이 있었는지'를 묻는 의원들의 질의에 "사실과 부합한다"고 답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2·3 비상계엄 사전 기획 혐의를 받는 노 전 정보사령관의 점집을 압수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비상계엄 선포 후 군부대가 배치될 목표지와 배치 계획 등이 적힌 수첩 등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2·3 비상계엄 사전 기획 혐의를 받는 노 전 정보사령관의 점집을 압수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비상계엄 선포 후 군부대가 배치될 목표지와 배치 계획 등이 적힌 수첩 등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①北 향해 대규모 화력 훈련 ②인민군복 구매…북풍 노렸나

노 전 사령관은 경찰 특수단이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일반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분석하다가 붙잡힌 인물이다. 김 전 장관의 비상계엄 전후 통화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특정된 것이다.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전에 전·현직 군인들을 만나 내란을 사전모의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구체적으로 그는 이달 1일 경기도 안산의 한 롯데리아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보사령부 소속 정 모 대령, 김 모 대령을 만나 비상계엄을 논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3일 낮에도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 김용군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본부장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전역 군인인 노 전 사령관이 현역 군인들을 만나며 비상계엄 관련 행동계획을 짠 정황인데, 경찰은 이들이 계엄에 대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가 목표인 '수사 2단'도 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직 군인이 주도한 현직 군인들의 조직이 군 차원에서 편성됐다면 당연히 불법인데, 경찰 특수단 관계자는 "(롯데리아 회동은) 노 전 사령관이 중심이 돼 별도 '수사 2단'을 만든 모임이었다는 진술을 받았다"며 "국방부에서 (수사 2단 관련) 인사 발령 문건과 일반 명령 문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조직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런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서 그동안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북풍 공작 의혹을 뒷받침하는 물증까지 나오자 그 충격파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윤석열 정권에서는 끊임없이 북풍을 조작을 해서 어떤 국지전으로 계엄 등을 일으켜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고 많이 노력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정권이 대북 확성기를 틀어서 북한이 도발하면 (대응하려고) 하는데 북한이 거기에 응하지 않았다""또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서 국지도발을 유도했었는데 북한에서는 오물 풍선으로 대응했고, 방벽을 만들고 이래서 확전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앞서 정보사가 비상계엄 선포 3주 전, 한 업체로부터 인민군복 60벌을 납품받았는데 이를 두고 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이 무력 충돌을 일으켜 우리가 대응사격을 하는 시나리오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을 동원하는 데 있어서 가장 쉬운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같은당 박선원 의원은 "10월에는 (우리 군이) 연평도에서 K-9 자주포 실화력 훈련을 해 400발 가까운 포탄을 쐈다. 10월 25일 전후로 강릉에서 현무 30여 발을 쐈다"며 "(북한을) 자극했지만 안 됐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오물풍선 원점 타격 논의로 이어졌다고 박 의원은 덧붙였다.

경찰 특수단은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을 토대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 노 전 사령관 등에 대해서 외환죄 중 하나인 일반이적죄 혐의 적용도 살펴보고 있다. 일반이적죄는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공여한 자'를 처벌하는 죄로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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