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기, 운항시간·사용연수 국내서 가장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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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월평균 여객기 운항시간 418시간으로 최다, 기령은 14.4년으로 최장
코로나 전보다 직원수 줄이고도 운항시간은 비슷하게 유지
사고기도 사고 전 이틀간 6개국 12회 운항
국토부 "제주항공 항공기 가동률 높아…강도높게 안전 점검"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서울 김포공항 국내선 제주항공 카운터에서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이날 아침 무안 사고기와 같은 기종의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이 이륙 직후 랜딩기어에 이상으로 회항했다. 박종민 기자지기
제주항공 참사로 탑승자 179명이 숨진 가운데 제주항공의 높은 항공기 가동률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국내 항공사 중 가장 긴 여객기 운항시간과 사용연수가 기체 노후도와 미흡한 안전 점검 등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정부는 제주항공을 상대로 고강도 안전 점검을 시행에 나선다.

비행기 가장 낡았지만 비행시간 가장 길어…인력은 축소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6개 항공사 중 월평균 여객기 운항시간이 가장 긴 곳은 제주항공이었다. 월평균 운항 시간은 총 유상 비행시간을 운영 대수로 나눠 계산한다.

이 기간 제주항공 여객기는 월평균 418시간을 운항했는데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355시간)과 아시아나항공(335시간)은 물론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386시간), 진에어(371시간), 에어부산(340시간)보다도 길었다.

제주항공은 국적 항공사 중 항공기 평균 기령(사용 연수)도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제주항공 평균 기령은 14.4년으로 다른 LCC인 에어부산(9.7년), 진에어(12.7년), 티웨이항공(13.0년)보다 길었다. FSC인 대한항공(11.4년)과 아시아나항공(12.3년)과도 차이가 상당했다.

가동률은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지만 인력은 오히려 줄었다.

올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항공운송 인력은 3188년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분기(3341명) 대비 4.5% 줄었지만 월평균 여객기 운항시간은 421시간0.7% 감소하는데 그쳤다.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30일 서울 강서구 제주항공 서울지사 모습. 황진환 기자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진은 30일 서울 강서구 제주항공 서울지사 모습. 황진환 기자

인력 줄어도 운항시간은 유지…사고기, 공항에 단 48분 머물고 재비행

높은 가동률은 항공사의 효율적인 운영을 나타내는 지표지만 기체 노후화와 인력의 피로도를 높여 안전 우려를 키우는 요소 중 하나로 지목된다. 점검 및 정비의 질에 영향에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항공기는 이착륙 때마다 기체 주요 부분을 육안으로 점검하고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 과정을 거치는데 공항에 체류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점검에 쓸 수 있는 시간 역시 충분히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어서다.

항공정보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 등에 따르면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2216편도 참사 전 이틀 간 무안·제주·인천공항, 태국 방콕, 일본 나가사키 등을 오가며 6개국을 12차례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짧게는 40분, 길게는 5시간 50분게 달하는 비행을 반복했다.

사고 발생 하루 전인 28일엔 오전 10시 59분 무안국제공항을 출발해 낮 12시4분에 일본 나가사키공항에 착륙했고, 도착 48분 만인 낮 12시52분 다시 나가사키공항에서 이륙해 오후 2시 무안공항에 도착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 송경훈 경영지원본부장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무리한 운항이라고 얘기할 순 없다"며 "계획된 일정에 맞춰 항공기 정비를 제때 제때 철저히 하고 있고 계획된 정비, 일상적으로 출발 전후에 이뤄지는 모든 정비 등을 한치에 소홀함 없이 꼼꼼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 업계 관계자는 "기령이 비슷하다고 해도 운항 횟수가 적은 기체보다는 많은 기체가 더 노후화 될 수 밖에 없고, 공항에 체류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점검에 쓸 수 있는 시간은 더 짧아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과 윤문길 교수는 "(제주항공기 참사에 대한) 사고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선 다른 737기종 사고를 보면 기체 자체의 결함보다는 다른 요인들이 많았던 것 같다"며 "(사고) 항공기 정비력을 보면 (점검과 정비가) 얼마나 철저하게 진행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제주항공 항공기 가동률 높은건 사실…강도 높은 안전 감독"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탑승교로 향하고 있다. 이날 아침 무안 사고기와 같은 기종의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이 이륙 직후 랜딩기어에 이상으로 회항했다. 박종민 기자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탑승교로 향하고 있다. 이날 아침 무안 사고기와 같은 기종의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이 이륙 직후 랜딩기어에 이상으로 회항했다. 박종민 기자
국토교통부는 사고기를 운용한 제주항공에 대한 항공 안전 감독을 실시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항공기 가동률이 높은 것은 사실 통계로 나오는 수치"라며 "항공안전감독관을 제주항공에 급파하는 등 강도 높게 항공 안전 감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전날 사고기에서 회수한 비행자료기록장치(FDR)과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등 블랙박스 2종을 이날 오전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해 분석 가능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조사에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참여하고, 기체 제작사인 보잉과 미국·프랑스가 합작투자한 엔진 제작사인 CFMI과도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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