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첫 번째 단독 콘서트 '라이징 라우드'를 연 그룹 라이즈.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브리즈(라이즈 공식 팬덤명)! 나 오늘 진짜 기뻐요. 그래서 눈물이 안 나와." (소희)데뷔 2년이 채 안 된 신인 보이그룹 라이즈(RIIZE)가 첫 번째 단독 콘서트로 '꿈의 무대'인 체조경기장(케이스포돔)에 진출했다. 시야제한석까지 모두 팔아치운 라이즈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 동안 3만 1천 관객과 만났다. 팀이 성장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기록해 공개하는 '리얼타임 오디세이'를 기반으로 하는 라이즈는, 첫 단독 콘서트 '라이징 라우드'(RIIZING LOUD)라는 새로운 추억을 새겼다. 멤버 6인 전원은 누구도 울지 않고 기쁘게 공연을 마쳤다.
6일 오후 4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라이즈의 '라이징 라우드' 마지막 날 공연이 시작됐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겠다'라는 방향성을 데뷔 초부터 일관되게 강조하는 라이즈는 첫 단독 콘서트에도 이를 녹였다. 성장을 위한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라이즈의 외침과 포부를 담아 공연명을 지었고, 그리스 고전 '오디세이아'의 서사를 라이즈만의 음악을 통해 재해석했다.
'항해'라는 주제에 맞게 무대 세트와 구조물도 배에서 따왔다. 돌출 무대 속 갑판처럼 설치된 대형 리프트와 8.7m에 달하는 돛 세트가 특히 눈에 들어왔다. 가로 11m-세로 21m의 삼각 LED 구조물, 공중에서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는 키네시스 계단, 20m 상공에서 쏟아진 40m 둘레의 워터 커튼 등이 조화를 이뤄, 콘서트장 전체가 라이즈를 싣고 가는 거대한 범선처럼 꾸며졌다.
'라이징 라우드'는 성장을 위해 새로운 여정을 떠나는 라이즈의 이야기를 담아낸 공연이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공연은 '여정의 시작' '여정의 즐거움' '저항과 탈출' '해방과 확장' '여정의 마무리'까지 총 5개 테마로 이루어져 있었다. 라이즈가 첫 곡 '잉걸'(Ember to Solar)로 보여준 것은 뜨겁게 타오르는 불의 이미지였다. 대형 전광판에는 붉은 불길이 펼쳐졌고, 무대 위에서도 불이 계속 뿜어져 나왔다. 노래의 영어 제목인 '엠버 투 솔라'가 불탄 글씨로 나타나는 마무리까지 알맞았다.
두 번째 곡은 '사이렌'(Siren)이었다. 빠른 리듬에 고난도 안무가 어우러진 '사이렌'은 라이즈의 강렬한 퍼포먼스를 대표하는 곡 중 하나다. 붐뱁 스타일의 드럼 사운드와 강렬한 베이스 리프를 써 90년대 힙합 장르를 상기하는 '사이렌'은 무대에 오르기 위해 치열하게 연습해 온 라이즈의 지난 시간과, 앞으로 라이즈에게 주목하게 만들겠다는 힘찬 포부를 가사에 담은 게 특징이다. 격한 안무를 소화하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라이브가 반가웠다.
성찬은 "오늘 이 기다린 마음, 또 저희를 보러와 준 이 마음, 저희가 무대에서 다 쏟아낼 테니까 여러분들 함께 즐겨달라. 여러분들, 오늘 함께 즐거운 시간 만들어 보자"라고, 은석은 "그제랑 어제랑 함성, 떼창이 저는 엄청 좋았다. 오늘도 어제보다 더 잘할 수 있겠죠? 오늘 마지막 콘인 만큼 한번 신나게 같이 놀아보자"라고 말했다.
라이즈 성찬.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라이즈 소희.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라이즈 쇼타로. SM엔터테인먼트 제공서울 콘서트의 마지막 날이라 더 떨렸다고 고백한 멤버들도 있었다. 쇼타로는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되게 긴장이 되는 거 같은데 오늘 진짜 오프닝부터 되게 많은 함성 들려가지고 너무너무 신났다"라고 전했다. 원빈은 "마지막 공연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라면서도 "집중해서 더 섹시하고 더 귀엽고 더 멋있게 할 테니까 많이많이 기대해 달라"라고 말했다.
"(공연을) 두 번 했다 보니까 이제 좀 감을 잡은 것 같다"라고 운을 뗀 앤톤은 곧장 "아니다. 사실 저도 마지막이라 그런지 제일 많이 긴장한 것 같은데 오늘 공연하면서 있는 힘 없는 힘 다 쏟아부어가지고 진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희는 "오케이! 여러분! 마지막 날이에요. 어떡해야 돼, 그러면? 있는 힘 없는 힘 다 쏟아부어야겠죠? 체력이 바닥나서 기절할 때까지 오늘 여기서 무대 할 거니까 여러분들도 같이 신나게 놀아달라. 오늘 완벽한 무대, 후회 없는 무대 만들고 갈 테니까 후회 없이 즐겨달라"라고 당부했다. 특히 소희는 "오늘 이 공연이 정말 떼창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 여러분들과 저희의 목소리로 채우고 싶다"라고 바랐다.
라이즈 앤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라이즈 원빈.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라이즈 은석. SM엔터테인먼트 제공그 말에 화답하듯 브리즈는 큰 목소리로 떼창했고 딱딱 맞는 응원법을 자랑했다. 그중에서도 브리즈의 활약이 빛난 곡으로는 '러브 119'(Love 119) '나인 데이즈'(9 Days) '쇼 미 러브'(Show Me Love) '임파서블'(Impossible) '백 배드 백'(Bag Bad Back) '붐 붐 베이스'(Boom Boom Bass)를 꼽고 싶다.
아직 데뷔 2주년이 안 된 신인답게 귀여움으로 똘똘 뭉친 무대도 있었다. 대표적인 게 '허그'(Hug)다. 같은 소속사 선배 그룹인 동방신기(TVXQ!)의 데뷔곡을 라이즈는 SM엔터테인먼트 30주년 앨범을 통해 다시 부른 바 있다. 성찬-원빈, 쇼타로-소희, 은석-앤톤으로 둘씩 짝을 지어 무대를 소화했다. 성찬과 앤톤은 어깨에 기대는 등 다정한 모습을, 은석과 앤톤은 분홍색 머리띠로 깜찍함을 자랑했다. 쇼타로가 소품인 일기장을 펼쳤을 때, 거기엔 브리즈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이 쓰여 있었다.
다음 곡 '러브 119'에서는 "여보세요? 브리즈?"라며 전화 통화하는 것 같은 내레이션으로 환호를 유발했다. 브리즈의 떼창이 돋보였던 곡이었다. 이 무대 후, 멤버들은 "와, 소름 돋았어!"(소희) "와, 진짜 대박이다"(쇼타로) "오늘이 1등이다!"(원빈) "인이어를 뚫고 들어오는 떼창이었다"(은석) 등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라이즈는 첫 곡 '잉걸'부터 마지막 곡 '인사이드 마이 러브'까지 총 24곡을 무대에 올렸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공중에 뜬 키네시스 계단에서 부른 '미드나이트 미라지'(Midnight Mirage)는 라이즈의 보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곡이었다. 브리즈가 떼창 이벤트로 불렀고, 이날 앙코르 첫 곡이었던 '모든 하루의 끝'(The End of the Day) 역시 서정적이면서도 잔잔한 곡이어서 라이즈의 보컬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완전히 상반된 분위기로 꾸민 '몬스터'(Monster)는 원곡자 엑소(EXO)와 또 다른 라이즈의 매력으로 풀어냈다.
'해방과 확장' 구간에서는 연달아 타이틀곡 세 곡을 묶어 나란히 배치했다. 라이즈의 데뷔곡이자 대표곡인 '겟 어 기타'(Get A Guitar) 무대를 시작하기에 앞서 앤톤은 베이스를, 원빈은 일렉(전자) 기타를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펑키하고 그루비한 '붐 붐 베이스'에서는 라이즈의 여유로움을 엿볼 수 있었으며, 빨간 바세티 점퍼를 입고 나온 '플라이 업'(Fly Up)으로는 밝은 에너지로 무대를 완성했다.
이때 쇼타로가 점퍼를 미처 입지 못한 상태로 곡이 시작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앤톤은 사흘 동안 공연에서 오늘 '플라이 업' 무대가 가장 좋았다며 "리허설 때도 그 빨간 바세티 입는 것도 연습해 봤다. 그것도 되게 브리즈분들한테도 의미 있지 않을까. 타로 형이 (옷을 다) 못 입은 것도 좋았다"라고 웃었다. 쇼타로는 손을 모아 "미안해!"라고 하며 "연출적으로 살리려고 하는데 그게 안 되더라"라고 털어놨다.
라이즈는 3일 공연을 하면서 3만 1천 관객을 모았다. 라이즈 공식 트위터소희는 "다 같이 노래하는 기분이 좋았다"라며 '쇼 미 러브', 원빈은 "인이어 안에 들리면 진짜 큰 거다. 오늘 진짜 지붕 뚫었다"라며 '백 배드 백'이라고 답했다. 은석은 "저는 개인적으로 '비 마이 넥스트'(Be My Next). 브리즈랑 가까이 소통하는 느낌이어가지고 같이 무대를 즐긴다는 느낌이 확 왔다"라고 말했다.
쇼타로는 "저는 '러브 119'. 떼창이 진짜 대박이었다"라고 밝혔다. 성찬은 "저는 '몬스터', '몬스터'가 어떻게 보면 이 '라이징 라우드'에서밖에 못 보는 무대다. 저희가 엑소 선배님 무대를 커버한 게 되게 의미 있는 무대인 것 같아서 뽑았다"라고 설명했다.
힘을 아끼지 않는 퍼포먼스와 성실한 라이브가 돋보였던 서울 공연 3회 차를 마친 라이즈. 앞으로는 효고·홍콩·사이타마·히로시마·쿠알라룸푸르·후쿠오카·타이베이·도쿄·방콕·자카르타·마닐라·싱가포르·마카오 등 전 세계 14개 지역에서 '라이징 라우드' 투어를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