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방한 중인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7일 유흥식 추기경을 만나 남북관계 계선에 교황청이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유 추기경도 레오 14세 교황이 남북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한 중인 유 추기경을 접견했다. 약 40분 동안 이어진 만남에서 이 대통령은 "1963년 수교 이래 한국과 교황청 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증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이 대통령은 그간 교황청이 한반도 평화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역할을 해온 데 사의를 표하며 새 정부로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긴장 완화 및 신뢰 구축 조치를 통해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 중인 만큼 교황청의 계속적인 지지와 지원을 기대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대통령이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장관직을 수행하고 계시는 유 추기경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유 추기경도 "남북 교류에 관심이 크다"면서 "레오 14세 교황도 남북관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답했다고 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최대 100만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7년 서울 가톨릭 세계청년대회가 세계 청년들 간 한반도 평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국 문화 체험으로 한국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행사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공개 발언에서 유 추기경에게 "레오 14세 교황이 (2027년 서울 가톨릭 세계청년대회 참석으로) 한국에 오시는 길에 북한도 들러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유 추기경은 "콘클라베에서 교황 선출 이후 제 머리와 가슴에 딱 와닿은 게, 이 교황님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크게 뭔가 이뤄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2027년에 레오 교황님이 한국에 오시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이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도를 했다"고 답했다.
유 추기경은 이 대통령에게 교황의 바티칸 구두 초청 의사를 전했고, 이 대통령은 "알겠다. 가능하면 2027년에 교황님이 한국 오시기 전에 저도 한번 찾아 알현할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