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들으셨듯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약 3주 동안 시간을 벌은 만큼, 우리 정부는 막판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단 방침입니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오늘 오후 연달아 회의를 열고 긴급 대책회의에 나섰습니다.
박희원 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서한 내용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뭔지 설명해 주시죠.
연합뉴스[기자]
네, 일명 '트럼프 레터'라고 하죠. 미국이 '관세 서한'을 보낼 첫 대상 국가로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앞서 이승훈 기자가 전해드렸듯이 상호관세율은 4월 발표와 마찬가지로 25%입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미국이 임의로 또 손질이 가능하다는 걸 예고하다시피 한 건데요.
우리보다 협상을 훨씬 먼저 시작한 일본만 보더라도 기존 상호관세율 24%에서 25%로 1%포인트 올라간 1차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미국은 또 25%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는 별개라면서, 추가 협상에 여지를 많이 뒀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설명 들어보시겠습니다.
"서한을 통해 외국 정상들에게 앞으로 한 달 이내에 (관세) 부과가 시행되거나, 협상이 타결될 거란 내용이 전달될 겁니다. 이 국가들은 계속해서 미국과 협상을 이어가게 됩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부터 약 3주 간 추가 협상이 마지막 협상이 되는 걸까요?
[기자]
일단은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등 무역 상대국들에 대한 관세 유예 기간을 다음 달 1일로 연장한 상태입니다.
다만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항상 겁을 먹고 내뺀다는 의미에서, '타코(Trump Always Chickens Out, TACO)'라고 부르며 유예기간이 연장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해서, 100% 단정을 할 순 없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백악관은 협상을 진행한 국가들과 긍정적인 발전이 있었다며 맘에 드는 제안을 하면 8월 1일 관세 부과일도 조정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백악관 대변인 설명 들어보시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1일로 유예기간을 미루는 행정명령 내렸습니다. 미국과 각 국가들은 계속 협상을 이어가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민과 노동자들에게 가장 좋은 딜을 만들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우리 측에서는 여한구 통상본부장이 지난 주말 다시 방미 중이잖아요, 여기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까지 급파됐는데, 이 소식도 자세히 전해주시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한미 안보실장 협의를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기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오늘 카운터파트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났는데요.
미국 측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주한미군의 역할 조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됩니다.
앞서 EU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방위비 인상을 언급한 상태인데 위 실장이 "관계 전반, 통상무역 등 전반을 다룰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 역시 방위비 문제와 무역 협상을 연계한 일괄 타결을 노리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우리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관세 협상 마무리를 짓고 싶어하는데요.
위 실장은 "조속한 시일 내 한미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제반 현안에서 상호호혜적 결과를 진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3주 동안 우리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비장의 무기 같은 게 있을까요?
[기자]
여 본부장은 지난 주말 미국 측에 조선업,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여 본부장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미국이 제조업을 재건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그 협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고, 한국이 독보적인 가치가 있다라고 생각을 합니다."이런 양국간 협력 방안들을 강조하되 트럼프 대통령이 선전용으로 자랑할 만한 선물 보따리도 3주 안에 풀어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앞서 말씀드렸던 안보 이슈를 제외하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사업 참여는 물론, 미국산 LNG 수입 확대가 주요 협상 카드로 꼽히고 있고요.
우리로서는 굉장히 민감한 사안인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을 개방하거나 미국산 쌀에 대한 저율관세할당 확대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와 있는 상태입니다.
한국은 현재 미국산 쌀 13만t에만 5% 저율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넘기면 513%의 고율관세를 매기고 있습니다.
[앵커]
대통령실과 산업부도 오늘 하루 바쁘게 움직였는데요. 어떤 논의가 오갔나요?
[기자]
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대책회의가 열렸습니다.
김 실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한 달 동안 한미 통상 장관 및 안보실장 협의와 NATO 등 양자·다자회의에서 양국 간 호혜적 결과 도출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다양한 이슈들을 포괄해 최종 합의까지 도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며 "조속한 협의도 중요하지만, 국익을 관철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가치"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실은 현재 방미 중인 위 실장이 귀국하는대로 정책실·국가안보실 간 공동회의를 개최해 관련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책을 협의할 계획입니다.
주무 부처인 산업부는 조금전 4시반부터 민관합동 긴급 회의를 열고 현장 점검에 나섰습니다.
자동차, 철강, 2차전지, 바이오 분야 등 기업 관계자들과 함께 현장 상황을 공유하고 공동 대응 방향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기존엔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를 취소하는 게 목표였다면, 지금은 일단 관세율을 낮추는 것에 집중하고 있고요.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철강에 대한 품목별 관세 철폐에도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산업부 박희원 기자였습니다.